연대보증인에게 대여금 청구, 주채무자보다 먼저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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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보증인에게 대여금 청구, 주채무자보다 먼저 받을 수 있을까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지인이나 사업 파트너의 부탁으로 대출 서류에 연대보증인으로 도장을 찍었다가, 정작 돈을 빌린 사람이 아니라 자신에게 먼저 소송이나 지급명령이 들어와 당황하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연대보증인분들 중 상당수는 “나는 그냥 도장만 찍어준 거고, 돈은 저 사람이 빌렸으니 저 사람한테 먼저 받아내야 하는 거 아니냐”, “나한테 청구하려면 주채무자 재산부터 다 뒤져보고 안 되면 그때 오는 거 아니냐”는 생각으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대여금청구소송이나 지급명령이 자신 앞으로 먼저 도달하면, 그제서야 “왜 주채무자를 놔두고 나부터 걸고넘어지느냐”며 항변해보려 하지만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연대보증인이 주채무자보다 먼저 청구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이행을 거절할 수 없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원금뿐 아니라 지연손해금까지 불어난 채무를 고스란히 떠안는 사례도 드물지 않습니다.

아래에서는 연대보증인이 주채무자보다 먼저 청구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실제로 소송이 들어왔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연대보증인에게는 최고·검색의 항변권이 없어 주채무자보다 먼저 청구받을 수 있습니다

보증채무는 원칙적으로 순서를 다툴 수 있는 채무이지만, 연대보증은 그 순서를 다툴 권리 자체가 없는 채무입니다.

민법 제428조는 보증채무를 주채무자가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보증인이 그 이행 책임을 지는 채무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보증(단순보증)의 경우 민법 제437조 본문은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먼저 채무 이행을 청구하면, 보증인이 주채무자의 변제자력이 있는 사실 및 그 집행이 용이할 것을 증명해 “먼저 주채무자에게 청구하고 그 재산에 집행해달라”고 항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조 단서는 “보증인이 주채무자와 연대하여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해, 연대보증인에게는 이 항변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대출 서류나 차용증에 ‘연대보증인’으로 서명했다면, 이 단서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실무에서 금융기관 대출이나 사업자금 차용 시 사용되는 보증은 거의 예외 없이 연대보증입니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단순보증보다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것이 사실상 관행이 되어 있습니다.

연대보증인으로 서명한 이상, ‘주채무자에게 먼저 청구해달라’고 항변할 수 있는 권리 자체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습니다.


2. 여러 명이 연대보증을 섰어도 채권자는 그중 한 사람에게만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내 지분만큼만’이라는 방어는 연대보증에서 통하지 않는 논리입니다.

공동보증인이 여러 명 있는 경우, 민법 제439조는 각 보증인이 균등한 비율로만 책임지는 ‘분별의 이익’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주채무가 1억원이고 보증인이 4명이라면, 각자 2,500만원씩만 책임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민법 제448조 제2항은 각 보증인이 주채무자와 연대로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는 이 분별의 이익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연대보증인이 여러 명이더라도 각자가 채무 전액에 대해 책임을 지며, 채권자는 자력이 있어 보이는 연대보증인 한 명만 골라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무에서는 연대보증인이 여러 명이라도, 채권자가 재산이 가장 많거나 소재 파악이 쉬운 한 사람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전액을 변제한 연대보증인은 이후 주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거나(민법 제441조), 자신의 부담부분을 넘겨 변제한 몫에 대해서는 다른 연대보증인에게도 구상권을 행사해(민법 제448조) 정산할 수 있습니다.

연대보증인이 여러 명이라 해도 ‘내 몫만큼만’이라는 방어는 통하지 않고, 전액을 변제한 뒤 구상권으로 정산하는 구조입니다.


3. “주채무자에게 먼저 청구해보라”는 항변,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 항변이 성립하려면 보증인이 직접 주채무자의 재산과 집행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데, 연대보증에는 애초에 이 항변 자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소송 실무에서 연대보증인들이 가장 많이 시도하는 방어가 “나는 그냥 보증만 선 것이고, 돈을 빌린 건 주채무자이니 그 사람 재산부터 집행해보고 안 되면 그때 나에게 청구하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판례는 애초에 단순보증인이라도 이 항변을 하려면 주채무자의 변제자력과 집행 용이성을 보증인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대법원 1968. 9. 24. 선고 68다1271 판결). 연대보증인은 이 증명의 기회조차 필요 없이, 민법 제437조 단서에 따라 처음부터 이 항변권 자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 소송에서 연대보증인이 “주채무자 재산부터 집행해보라”고 항변해도,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대로 지급을 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채권자가 연대보증인에게 소송을 먼저 제기했다는 사정만으로 그 소송 자체가 부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연대보증인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은 청구의 순서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보증계약 자체의 성립이나 책임 범위, 또는 시효 완성 여부를 다투는 쪽입니다.

‘주채무자부터 집행해보라’는 항변은 연대보증에서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 주장입니다.


4. 연대보증인이 책임지는 범위는 원금에 그치지 않고 지연손해금까지 불어납니다

시효가 살아있는 한 원금은 물론, 소송이 길어질수록 지연손해금까지 그대로 연대보증인의 몫이 됩니다.

민법 제429조는 보증채무가 주채무의 이자, 위약금, 손해배상 그 밖에 주채무에 종속한 채무를 포함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연대보증인은 원금뿐 아니라 약정이자, 지연손해금까지 함께 책임집니다.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에 따라 소장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는 연 12%의 법정이율이 적용되어, 소송이 길어질수록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시효 문제도 연대보증인에게 그대로 넘어옵니다. 민법 제440조는 “주채무자에 대한 시효의 중단은 보증인에 대하여 그 효력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주채무자에 대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은 보증인에게도 그대로 미치므로, 채권자가 주채무자를 상대로 시효중단 조치를 하면 보증인에 대하여 별도의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았더라도 동시에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고, 그 사유를 보증인에게 통지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05. 10. 27. 선고 2005다35554 판결 취지).

즉 채권자가 주채무자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거나 소송을 제기해 시효를 중단시켜 두면, 연대보증인에게 따로 알리지 않았더라도 연대보증채무의 시효도 함께 살아있게 됩니다. “주채무자한테 무슨 연락이 갔는지도 몰랐는데 나한테 왜 청구하냐”는 항변도 시효 문제에서는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개인 간 순수한 금전 대여금 채권은 원칙적으로 민법 제162조에 따라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 당사자 중 어느 한쪽이라도 상인이거나 영업으로 이루어진 대여라면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될 수 있어, 시효 기간부터 정확히 따져보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연대보증인의 책임 범위는 원금에 그치지 않고, 시효가 살아있는 한 이자·지연손해금까지 그대로 이어집니다.


5. 지급명령부터 강제집행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소송에 들어가기 전 연대보증인의 재산부터 파악해두는 것이 실제 회수 가능성을 좌우합니다.

연대보증인을 상대로 한 대여금 회수는 통상 ①내용증명을 통한 최고(시효 중단 목적이며, 이후 6개월 내에 소송 등 후속 조치를 하지 않으면 중단 효력이 사라집니다) → ②지급명령 신청 또는 대여금청구소송 제기(연대보증인 주소지 관할 법원,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지방법원) → ③지급명령 확정 또는 판결 선고 → ④강제집행(연대보증인 명의 부동산·예금·급여 등에 대한 압류 및 추심)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연대보증인이 지급명령에 이의를 제기하면 통상의 소송 절차로 전환되고, 이 단계에서 연대보증인은 청구 순서를 다투는 항변 대신 보증계약 성립 자체나 서명의 진정성, 시효 완성 여부를 다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권자 입장에서 소송에 앞서, 또는 연대보증인 입장에서 소송에 대응하기에 앞서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1. 차용증·대출약정서·보증서에 연대보증 문구가 명시돼 있는지, 보증인의 자필 서명 또는 기명날인이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3조에 따라 무상 보증은 서면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효력이 없습니다).

  2. 원금·이자·상환 내역을 정리해 현재 남은 채무액과 지연손해금 기산일을 계산합니다.

  3. 연대보증인 명의의 부동산·예금·급여 등 강제집행이 가능한 재산이 있는지 재산조회를 통해 미리 파악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연대보증 채권 회수나 방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지급명령과 소송 중 어느 절차가 더 유리한지, 강제집행까지 이어질 경우 어떤 재산을 먼저 겨냥해야 하는지 실질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연대보증인 앞으로 소송이나 지급명령이 먼저 도착하면, “나는 주채무자가 아닌데 왜 나부터냐”는 억울함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빌려준 채권자 입장에서는 주채무자의 자력이 불확실할수록 연대보증인을 상대로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반대로 연대보증을 선 쪽 입장에서는 순서를 다투는 방어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 뒤, 보증계약의 성립·범위·시효라는 실제로 다툴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대여금·채권추심 사건에서 돈을 받아야 하는 채권자 쪽과, 억울하게 연대보증을 서게 된 보증인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어느 쪽에 서 있는지에 따라 준비해야 할 자료와 전략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연대보증인과 단순보증인은 무엇이 다른가요?

A. 단순보증인은 주채무자에게 먼저 청구하고 집행하라고 항변할 수 있는 최고·검색의 항변권이 있지만, 연대보증인은 이 항변권이 없어 채권자가 순서와 상관없이 바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상 대출·차용 거래의 보증은 대부분 연대보증입니다.

Q. 보증계약서에 도장만 찍었을 뿐 자세히 안 읽었는데도 책임지나요?

A. 원칙적으로 책임집니다. 다만 아무런 대가 없이 호의로 이루어진 보증이라면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보증인의 자필 서명 또는 기명날인이 있는 서면이 없으면 효력이 없으므로, 서면 요건 충족 여부부터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Q. 연대보증인이 여러 명인데 저만 소송을 당했습니다. 부당한 것 아닌가요?

A. 부당하지 않습니다. 연대보증인은 분별의 이익이 없어 각자 전액을 책임지므로, 채권자는 그중 한 사람만 골라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대신 전액을 변제하면 다른 연대보증인이나 주채무자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Q. 주채무자에게 최근 연락이 없었는데도 시효가 중단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주채무자에 대한 시효중단은 보증인에게도 그대로 효력이 미치고, 그 사실을 보증인에게 통지할 의무도 없습니다. 연대보증채무의 시효는 주채무의 시효 진행 상황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차용증에 이자 약정이 없어도 지연손해금을 물어야 하나요?

A. 소송으로 이어지면 소장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의 지연손해금이 별도로 발생합니다. 약정이자가 없더라도 이 법정 지연손해금은 적용됩니다.

Q. 연대보증을 선 지 오래됐는데 소멸시효로 벗어날 수 있나요?

A. 개인 간 순수 대여금은 원칙적으로 10년, 당사자 일방이라도 상인이거나 영업 관련 대여라면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다만 그 사이 주채무자에 대한 시효중단 사유가 있었다면 시효가 다시 진행되므로, 정확한 기산일 계산이 먼저입니다.

Q. 지급명령을 받았는데 그냥 두면 어떻게 되나요?

A. 2주 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지급명령이 확정되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게 되고, 곧바로 강제집행 절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투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기한 내에 이의신청부터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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