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인이 대마를 키웠다면 — 몰랐다는 항변과 공모 부정
동거인이 대마를 키웠다면 — 몰랐다는 항변과 공모 부정
법률가이드
마약/도박

동거인이 대마를 키웠다면 — 몰랐다는 항변과 공모 부정 

김강희 변호사


동거인이 대마를 키웠다면 — 몰랐다는 항변과 공모 부정


사건 개요


연인이나 형제, 룸메이트와 함께 살던 중, 상대방이 몰래 베란다나 옷장 한켠에서 대마를 재배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수사기관 단속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작 화분에 씨앗을 심고 조명·환풍 장치를 설치해 기른 사람은 따로 있는데, 같은 집에 거주했다는 이유만으로 함께 입건되어 조사를 받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몰랐다"고 아무리 말해도 수사기관은 "같은 공간에 살면서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시선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건에서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재배 공간이 자신의 방과는 떨어진 베란다나 창고였고, 평소 그쪽에 드나들 일이 거의 없었으며, 상대방이 문을 잠가 두거나 커튼으로 가려 두어 안을 들여다볼 기회조차 없었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수사 초기에는 "동거인=공범"이라는 도식으로 조사가 진행되기 쉽고, 당황한 상태에서 애매하게 답변했다가 그 진술이 불리하게 쓰이는 일도 생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같은 집에 살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대마 재배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처벌의 근거가 되려면 재배 사실에 대한 인식(고의)과 공동으로 실행했다는 의사·행위가 별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다만 이 항변이 받아들여지느냐는 감정 섞인 부인이 아니라, 생활 동선과 인식 가능성을 구체적 증거로 반박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대마 재배죄(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1조 제1항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는 고의범이므로 재배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둘째, 형법 제30조가 정한 공동정범은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공모)와 객관적 요건인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공동실행이 모두 갖추어져야 성립하며, 함께 거주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요건들이 자동으로 충족되지 않습니다. 셋째, 검찰은 직접증거가 없어도 냄새·전기요금·생활공간 접근성 같은 정황을 근거로 미필적 고의(재배 사실을 확정적으로 몰랐더라도 그럴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방치했다는 평가)를 주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세 지점은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고의 자체가 부정되면 공동정범이든 방조범이든 애초에 성립할 수 없고, 고의 유무를 가르는 것은 결국 "그 공간과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가", "인식할 만한 계기가 있었는가"를 뒷받침하는 구체적 정황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의 승패는 법정에서의 항변이 아니라, 수사 초기부터 생활 동선과 무관여 사실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재구성했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공모(주관적 요건)의 부존재를 구체적 사실로 증명하기


가장 먼저 무너뜨려야 하는 것은 "같은 집에 살았으니 알았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정입니다. 이 추정을 깨려면 감정적 부인이 아니라, 생활 동선과 물리적 접근성을 사실관계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재배 공간과 생활 동선의 물리적 단절을 입증합니다.

베란다·창고형 재배는 대체로 암막 커튼, 별도 조명·환풍 장치, 잠금장치 등 은폐 조치를 동반합니다. 방 구조도, 평소 그 공간에 출입한 빈도, 잠금장치의 존재와 열쇠·비밀번호 관리 주체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그 공간이 동거인의 일상 동선에서 실질적으로 분리돼 있었다는 사실을 자료로 남깁니다. 필요하면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의 출입 기록이나 스마트락 로그도 확보 대상이 됩니다.

2) 검찰이 드는 감각적 정황을 구체적으로 반증합니다.

수사기관이 흔히 드는 "냄새로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정황에 대해서는, 탈취·환기 장치의 실제 존재 여부, 재배 공간과 생활 공간 사이의 거리·구조(별도 방화문, 환기구 방향 등), 평소 흡연이나 생활 냄새로 후각이 둔감했을 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몰랐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임을 뒷받침합니다.

3) 경제적 관여가 없었음을 금전 흐름으로 증명합니다.

재배기구·조명·비료 등의 구입 이력, 전기요금 명의와 납부 내역, 수확물 처분이나 판매수익의 흐름을 계좌내역·구매내역으로 확인해, 공모의 핵심 징표인 이익 공유나 비용 분담이 없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드러냅니다. 이 자료는 공동가공의 의사 자체가 없었다는 주장의 가장 강한 근거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수사 초기 대응으로 미필적 고의 프레임을 차단하기


고의를 다투는 사건은 초동수사 단계의 진술이 사건 전체의 기준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매한 답변 한마디가 훗날 미필적 고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왜곡되기도 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조사 전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진술의 일관성을 확보합니다.

"그런 것 같기도 하다"는 식의 추측성 답변은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근거로 쓰이기 쉽습니다. 조사에 앞서 재배 공간을 마지막으로 드나든 시점, 상대방과 나눈 대화, 이상 징후를 느낀 적이 있었는지를 구체적 사실 위주로 정리해, 애매한 추측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사실만을 진술하도록 준비합니다.

2) 실제 재배자의 진술과 배치되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실제로 재배한 동거인의 진술 내용(혼자 결정하고 실행했다는 취지인지, 함께 상의했다는 취지인지)에 따라 방어의 방향이 달라지므로,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두 사람의 진술이 서로 모순되지 않도록 정리합니다. 이는 허위 진술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사실을 정확히 진술하도록 돕는 절차입니다.

3) 검찰 단계에서 불기소를 목표로 한 의견서를 제출합니다.

공동정범의 주관적·객관적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앞서 확보한 생활 동선·금전 흐름 자료와 함께 조목조목 정리한 의견서를 제출하고, 필요하면 참고인 진술서나 거주 형태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첨부해 기소 전 단계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아 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결론


같은 집에 살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대마 재배죄의 책임을 지지는 않습니다. 처벌되려면 재배 사실에 대한 인식과 공동실행의 의사가 별도로 증명되어야 하고, 그 인식 여부를 가르는 것은 결국 구체적인 생활 동선과 정황 증거입니다.

수사 초기에 "몰랐다"는 말만 반복하기보다, 그 공간과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지, 인식할 계기가 실제로 있었는지를 자료로 재구성해 두는 쪽이 결과를 가릅니다. 함께 살던 사람의 재배 사실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지금 상황에서 무엇을 정리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34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