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중 집을 팔아버린 배우자 — 처분대금도 분할 대상일까
별거 중 집을 팔아버린 배우자 — 처분대금도 분할 대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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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별거 중 집을 팔아버린 배우자 — 처분대금도 분할 대상일까 

김강희 변호사


별거 중 집을 팔아버린 배우자 — 처분대금도 분할 대상일까


사건 개요


부부가 별거에 들어가면, 흔히 집은 그대로 비어 있거나 한쪽이 계속 거주하는 상태로 남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 중 적지 않은 수가 "별거하는 사이에 배우자가 집을 팔아버렸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그것도 등기부등본을 떼어 보고서야 알게 됩니다. 명의가 상대방으로 되어 있던 집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계약이 체결되고, 잔금이 오가고, 소유권이 제3자에게 넘어가 버린 뒤입니다.

이 사실을 안 순간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제 저 집은 없는 셈이니 나눠 받을 것도 없어진 게 아니냐"는 불안입니다. 실제로 상대방도 이 논리를 앞세웁니다. "이미 팔았으니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다", "그 돈은 생활비로, 빚을 갚는 데 다 썼다"는 식입니다. 집이라는 물건 자체가 사라졌으니 더 이상 다툴 게 없다는 주장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집이 이미 팔렸다는 사정만으로 재산분할 청구권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판례는 부부 일방이 별거 중 공동재산인 부동산을 처분했다면 그 매각대금이 원칙적으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봅니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므1166, 1173 판결). 다만 그 대금을 정말 정당한 용도—이를테면 부부 공동채무 변제—에 썼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증명해야만 분할대상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이 증명 책임의 방향을 아는지 모르는지가 결과를 크게 가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대체로 다음 네 가지로 좁혀집니다. 첫째, 처분 시점이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른 이후인지입니다. 파탄 이후의 처분일수록 재산 은닉 목적이 의심받습니다. 둘째, 매각이 적정한 시가로 이루어졌는지, 그 대금이 어디로 갔는지입니다. 셋째, 그 대금이 부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할 채무의 변제에 쓰였는지, 아니면 사용처를 알 수 없는 채 사라졌는지입니다. 넷째, 재산분할의 기준 시점(사실심 변론종결일)에 그 재산이 존재했다면 얼마의 가치였을지를 어떻게 산정하느냐입니다.

이 네 가지가 순서대로 이어져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처분 시점이 파탄 이후로 확인되고, 대금의 사용처를 상대방이 소명하지 못하면, 판례는 그 돈을 개인적으로 임의 소비하거나 은닉한 것으로 보아 매각대금 상당액을 여전히 상대방이 보유한 재산으로 취급해 분할대상에 산입합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공동채무 변제 등 정당한 사용처를 구체적으로 증명해 내면, 그 금액은 분할대상에서 빠집니다. 즉 싸움의 축은 "집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그 돈의 행방을 누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증명하느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처분대금의 행방을 증명 가능한 형태로 추적하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집을 팔았다"는 사실 확인이 아니라, 언제, 얼마에,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문서로 재구성하는 작업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건을 정리합니다.

1) 처분 시점과 혼인파탄 시점을 먼저 대조합니다.

등기부등본상 소유권이전등기일, 매매계약서상 계약일·잔금일을 확보해 혼인관계가 사실상 회복 불가능하게 깨진 시점(주로 별거 개시일이나 이혼조정신청·소장 접수일)과 나란히 놓고 대조합니다. 처분이 파탄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시간적 순서가 확인될수록, 뒤에서 다룰 은닉·임의처분 주장의 설득력이 커집니다.

2)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재산조회로 대금의 흐름을 좇습니다.

매매대금이 실제로 입금된 계좌를 특정해야 그 다음 단계인 '사용처 증명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길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가정법원에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을 신청해 상대방 명의 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확보하고, 재산목록 제출만으로 부족하면 재산조회 제도를 함께 활용해 다른 명의로 옮겨진 자산까지 넓게 훑습니다.

3) 사용처가 불명확하면 '임의 처분'으로 구성해 분할대상 재산입을 주장합니다.

상대방이 "빚을 갚았다"고 주장해도 그 채무가 부부 공동의 채무였는지, 실제로 그 대금으로 변제되었는지가 구체적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 지점에서 판례(2003므1166, 1173)의 법리대로 사용처 불명 부분은 상대방이 여전히 보유한 재산으로 산정해 분할대상에 포함시켜 달라고 명시적으로 주장하고, 이를 뒷받침할 계좌 내역과 채무 변제 증빙의 불일치를 조목조목 짚어 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추가 처분을 막는 보전조치와 산정 기준 관리


대금의 행방을 좇는 동시에, 남아 있는 재산이 더 빠져나가지 않도록 막고 최종 산정 기준을 유리하게 관리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1)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를 검토합니다.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된 이후 상대방이 남은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제3자에게 헐값에 넘기는 등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정황이 있다면, 민법 제839조의3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권 행사를 검토합니다. 이혼이 성립될 것을 전제로 하고 처분 시점이 사실상 파탄 이후여야 인정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파탄 시점을 앞서 특정해 둔 자료가 여기서도 그대로 활용됩니다.

2) 남은 재산에는 조기에 가압류를 걸어 둡니다.

이미 넘어간 재산과 별개로, 상대방 명의로 남아 있는 다른 부동산·예금채권이 있다면 이혼 소장이나 재산분할심판청구와 거의 동시에 가압류를 신청해 추가 처분을 원천적으로 막아 둡니다. 재산명시·재산조회 절차로 파악된 자산이 있다면 그 즉시 보전조치의 대상으로 편입합니다.

3) 산정 기준 시점을 정확히 관리합니다.

재산분할 대상 재산의 가액은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처분된 부동산이라도 그 시점까지 존재했다면 얼마였을지를 다투게 되므로, 매도 시점의 시가와 변론종결 시점 사이에 시세 변동이 컸다면 감정 등을 통해 그 차액도 함께 주장할 여지가 있는지를 사건 초기에 미리 검토해 둡니다.


결론


이미 팔린 집 자체는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집이 남긴 돈은 여전히 이 사건 안에 있습니다. "이미 처분됐으니 끝났다"는 상대방의 말은 결론이 아니라, 증명 책임을 어느 쪽이 지느냐를 두고 다투어야 할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처분 사실을 알게 된 시점부터 등기부·계약서·계좌 내역을 서둘러 확보하고, 남은 재산에 대한 보전조치를 미루지 않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배우자가 별거 중 집을 처분한 정황이 있다면, 그 대금이 어디로 갔는지부터 지금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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