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의 이른바 '총판'으로 활동하다 수사선상에 오르면, 가장 먼저 두려운 질문은 두 가지로 갈립니다. 도박공간개설의 공범으로 처벌받는지, 그리고 그동안 받은 수당이나 배당금을 얼마나 추징당하는지입니다. 그런데 이 두 질문의 답은 '총판'이라는 이름 하나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조직 안에서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수익을 어떤 구조로 나눠 받았는지에 따라 죄책의 성격도 추징 범위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도박사이트 총판이 형사책임과 추징에서 어떤 기준으로 갈리는지, 실제 대법원 판단을 근거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도박사이트 '총판'이라는 자리 — 조직에서 무엇을 하는가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는 대개 서버와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총책을 정점으로, 지역이나 계열별로 회원을 모집·관리하는 총판, 그 아래 부총판이나 매장, 실제 홍보와 가입을 담당하는 모집책까지 이어지는 다단계 조직으로 운영됩니다. '총판'이라는 명칭 자체는 법률 용어가 아니라 이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쓰는 호칭일 뿐이어서, 같은 총판이라도 실제로 하는 일은 조직마다 사람마다 크게 다릅니다.
수사기관이 총판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이 단순 이용자와 달리 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인력·자금 구조의 한 축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도박을 즐긴 이용자는 형법 제246조의 단순도박죄 문제로 그치지만, 총판은 그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손익을 정산하는 구조 자체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처벌 수위와 조사 강도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총판의 전형적인 업무는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회원 모집 — 지인이나 온라인 채널을 통해 신규 이용자를 유치하고 가입 코드를 배포.
정산 관리 — 회원의 승패 결과를 취합해 손실금·배당금을 사이트 측과 정산.
하부 조직 관리 — 부총판이나 모집책을 두고 그들의 실적·수당을 관리·배분.
수수료·배당 수취 — 관리하는 회원들의 손실액 중 일정 비율을 수당 명목으로 지급받음.
이 네 가지를 전부 수행하며 조직 운영에 깊이 관여한 총판과, 단순히 배너나 가입 링크만 걸어두고 정액 수당을 받는 총판은 겉모습은 같은 '총판'이라도 형사법적으로는 전혀 다른 위치에 놓입니다. 다음 항목부터는 이 차이가 실제로 어떤 죄책과 추징 결과로 이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형법 제247조, 총판도 정범이 될 수 있는가
형법 제247조(도박장소 등 개설)는 "영리의 목적으로 도박을 하는 장소나 공간을 개설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합니다. 2013년 개정으로 '장소'뿐 아니라 '공간'을 개설한 경우까지 명시적으로 포함되면서, 오프라인 도박장을 차리지 않고 온라인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만 운영해도 이 조항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판례상 이 죄는 영리 목적으로 스스로 주재자가 되어 그 지배 아래 도박이 이루어지는 장소나 공간을 개설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 설명되어 왔습니다.
문제는 총판이 사이트를 직접 만들거나 서버를 운영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서버 개설과 프로그램 운영은 총책이 담당하고, 총판은 그 하부에서 회원을 모집·관리할 뿐인데도 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이 지점에서 형법은 정범 개념을 직접 실행행위자로 한정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30조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어, 실행행위를 분담하지 않았더라도 범행 전체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면 공동정범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총판이 정범이 되느냐 방조에 그치느냐는 결국 이 '본질적 기여'가 있었는지에 달려 있고, 다음 항목에서 그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실무에서는 총판이 사이트 운영진과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회원 유치 목표나 콤프(수당) 지급 방식 같은 운영 방침 결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정황이 확인되면, 서버를 직접 관리하지 않았더라도 도박공간 개설이라는 범행 전체의 본질적인 부분을 분담한 것으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사이트 구조나 운영 방침에 대해 아무런 재량이 없이 상선이 정해준 규칙을 그대로 따르기만 했다면, 정범성을 인정하기보다는 방조 쪽으로 평가될 여지가 커집니다. 결국 서버 운영 여부라는 형식적 기준보다, 조직 운영 전반에 대한 관여도라는 실질적 기준이 우선한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공동정범과 방조범 — 가담 정도를 가르는 기준
공동정범이 인정되려면 범행을 공동으로 실행하겠다는 주관적 의사, 즉 공모와 함께 객관적으로 실행행위를 분담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총판 사건에서 법원이 실제로 살피는 요소는 대체로 사이트 운영 방침 결정에 관여했는지, 하부 조직을 독자적으로 관리·감독했는지, 수익을 정기적으로 일정 비율만큼 배분받는 구조였는지입니다. 반대로 형법 제32조는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한다"고 정하면서 제2항에서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한다"고 규정합니다. 방조는 정범의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데 그치는 종된 가담이므로 처벌 수위 자체가 법률상 낮아집니다.
실무에서 이 둘을 가르는 대표적인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조직 관리 권한 없이 단순히 홍보용 링크나 배너만 게시하고 가입자 수에 따라 정액 수당을 받은 경우는 방조 쪽에 가깝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하부 총판·모집책을 스스로 모집·관리하며 그들의 수당 지급 여부까지 결정하고 사이트 매출의 일정 비율을 정기적으로 배당받았다면 공동정범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단순히 '총판'이라는 직함을 썼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조직 운영에 재량과 권한을 갖고 관여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총판이 공동정범인지 방조범인지는 직함이 아니라, 조직 운영에 대한 실질적 권한과 수익 배분 구조로 판단된다 — 방조로 인정되면 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형이 필요적으로 감경된다.
추징이란 무엇인가 —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익금'만 대상이 된다는 원칙
형사처벌과 별개로 총판을 더 무겁게 짓누르는 것은 추징입니다. 형법 제247조의 도박개장죄로 얻은 재산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제8조 및 제10조에 따라 몰수·추징의 대상이 됩니다. 추징은 범죄로 얻은 부정한 이익을 박탈해 더는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는 제도이지, 형벌 자체를 가중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그래서 여러 명이 공동으로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이익을 얻은 경우, 대법원은 전체 매출이나 전체 이익을 공범 모두에게 연대해서 추징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이 밝혀 온 법리는 분명합니다. 수인이 공동으로 도박개장을 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그 분배받은 금원, 즉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익금만을 개별적으로 몰수·추징해야 하고, 그 분배받은 금원을 확정할 수 없을 때에는 이를 평등하게 분할한 금원을 몰수·추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총판에게 적용하면, 사이트 전체 매출이나 총책이 벌어들인 이익 전부가 아니라 총판이 실제로 손에 쥔 수당·배당금만이 추징 대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실제로 손에 쥔 금액'을 누가 어떻게 입증하느냐를 둘러싸고 실무에서는 또 한 번 다툼이 벌어집니다.
추징금이 크게 줄어드는 이유 — 특정되지 않은 수익은 추징할 수 없다
대법원은 2023년 7월, 불법 스포츠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피고인에게 원심이 인정한 31억원 상당의 추징을 100만원으로 낮춘 원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재판부는 몰수·추징 대상이 되는 범죄수익 인정에 엄격한 증명까지는 필요 없지만 그래도 증거에 의해 인정되어야 하고, 그 대상이 되는 범죄수익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추징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는 공범들이 각자 취득한 수익과 분배 내역, 공범의 정확한 인원수조차 불명확해 피고인이 실제로 얻은 이익을 특정할 수 없었고, 결국 재판에서 인정된 소개비 명목의 금액만 범죄수익으로 인정됐습니다.
총판 사건에도 같은 논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수사기관이 사이트 전체 매출액에 총판의 통상적인 배당률을 곱해 추징액을 산정해 구형하더라도, 그 배당률과 실제 지급액이 계좌 내역이나 정산 자료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법원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대법원은 도박사이트 공범이 받은 돈이라도 그것이 이익을 나눠 가진 것인지, 아니면 대포통장 제공 같은 범행 관련 용역을 제공하고 받은 수수료인지를 구별해야 한다고 보아, 후자는 운영자 입장에서 범행에 들어간 '비용'일 뿐이므로 추징 대상인 범죄수익으로 보지 않는다는 판단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총판이 받은 돈의 성격이 이익 배당인지 용역 대가인지에 따라 추징 여부 자체가 갈릴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 원칙을 뒤집어 보면, 수사 초기에 총판 스스로 정산 구조와 실제 수령액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오히려 방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막연히 진술을 거부하거나 자료 제출을 미루면, 수사기관으로서는 확보한 서버 로그나 전체 매출 자료를 기준으로 추징액을 산정해 구형할 수밖에 없고, 그 경우 총판이 실제로 받은 금액보다 훨씬 큰 금액이 공소사실에 반영될 위험이 있습니다.
가담 정도가 갈라놓는 두 가지 시나리오
같은 '총판' 사건이라도 실제 결론이 크게 갈리는 두 유형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뚜렷해집니다.
조직관리형 총판 — 하부 총판·모집책을 직접 모집·관리하고, 사이트 운영 관련 논의에 참여하며, 매출의 일정 비율을 정기적으로 배당받는 구조. 공동정범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높고, 정산 자료상 확인되는 배당액 전체가 추징 대상이 될 수 있음.
홍보형 총판 — 조직 관리 권한 없이 가입 링크·배너만 게시하고, 가입자 수나 활동 실적에 따른 정액 수당만 지급받는 구조. 방조범으로 평가될 여지가 크고, 추징 대상도 실제 지급받은 수당액에 한정될 가능성이 있음.
실제 사건에서는 이 두 유형이 명확히 나뉘지 않고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홍보형으로 시작했다가 실적이 쌓이며 하부 조직을 두게 되는 경우, 혹은 계약상 직함은 '총판'이지만 실질은 단순 소개자에 가까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수사·재판 과정에서는 직함이 아니라 실제 업무 범위와 수익 구조를 뒷받침하는 구체적 자료가 결론을 좌우하게 됩니다.
총판이라는 직함은 하나지만 그 실질은 조직관리형과 홍보형으로 갈리고, 이 차이가 공동정범·방조범의 죄책과 추징 범위를 동시에 결정한다.
수사 단계에서 챙겨야 할 방어 포인트
총판으로 수사를 받게 됐다면, 막연히 혐의를 부인하는 것보다 자신이 실제로 어떤 업무를 얼마만큼의 범위에서 수행했는지를 구체적 자료로 정리해 두는 편이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계좌 입출금 내역, 메신저상 지시·보고 기록, 정산표 등은 검찰이 전체 매출을 기준으로 부풀려 산정한 추징액을 실제 귀속 이익 수준으로 낮추는 데 활용될 수 있는 자료입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추징은 특정되지 않은 수익까지 걷어가는 제도가 아니므로, 자신이 받은 금액의 상한을 스스로 명확히 해두는 것이 막연한 추정 추징을 막는 근거가 됩니다.
공동정범과 방조범을 가르는 지점, 즉 사이트 운영 방침 결정에 관여했는지, 하부 조직을 독자적 재량으로 운영했는지를 보여주는 대화 기록이나 지시 관계도 핵심 증거가 됩니다. 자신의 역할이 상선의 지시를 그대로 전달·실행하는 데 그쳤다는 점을 자료로 뒷받침할 수 있다면 방조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초범인지, 가담 기간이 짧았는지, 수사에 협조했는지 등도 형량 판단에서 함께 고려되는 요소입니다.
압수수색이나 출석 요구를 받은 초기 단계에서 진술 방향을 잘못 잡으면 이후 바로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직도나 정산 구조를 정확히 모른 채 막연히 "시키는 대로 했다"거나 반대로 자신의 역할을 실제보다 축소해 진술하면, 오히려 공동정범 정황으로 해석되거나 진술 신빙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계좌 내역이나 메신저 기록 같은 객관적 자료를 변호인과 함께 먼저 정리한 뒤 진술 방향을 잡는 것이, 가담 정도에 맞는 죄책과 추징액을 이끌어내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총판이라는 이름만으로 도박개장죄 공동정범이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공동정범은 조직 운영에 대한 공모와 실행행위 분담이 인정돼야 성립하고, 직함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권한과 역할을 가졌는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단순 홍보만 담당했다면 방조범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Q. 총판이 받은 돈을 전부 추징당하나요?
A. 대법원은 공동으로 이익을 얻은 경우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익금만 개별적으로 추징해야 한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사이트 전체 매출이 아니라 총판이 실제로 지급받은 금액이 기준이 되고, 그 금액을 확정할 수 없다면 관련자 사이에 균등 분할한 금액이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Q. 단순히 링크만 걸고 정액 수당만 받았어도 처벌되나요?
A. 처벌 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지만, 조직 관리 없이 홍보만 담당했다면 방조범으로 평가돼 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정범보다 형이 감경될 여지가 있습니다. 추징 범위도 실제 받은 수당액에 한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Q. 검찰이 산정한 추징액이 실제 받은 돈보다 훨씬 큰데 다툴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범죄수익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추징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어, 전체 매출을 기준으로 추정한 금액은 계좌·정산 자료 등 구체적 증거로 반박될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 추징액이 원심의 십분의 일 이하로 낮아진 사례도 있습니다.
Q. 대포통장을 빌려주고 수수료만 받은 경우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나요?
A. 대법원은 이런 수수료가 운영자 입장에서는 범행을 위한 비용일 뿐이므로 이익을 나눠 가진 것과 달리 취급된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개별 사안의 계좌 제공 경위와 대가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Q. 총판 활동을 그만두면 그 이전 책임도 사라지나요?
A. 사라지지 않습니다. 활동을 중단한 시점과 무관하게 그 기간 동안의 가담 사실과 취득 이익은 그대로 형사책임과 추징 판단의 대상이 됩니다. 다만 가담 기간이 짧았다는 점은 정상참작 사유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도박사이트 총판이라는 이름은 하나지만, 그 안에 담긴 역할과 책임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조직 운영에 얼마나 깊이 관여했는지가 공동정범과 방조범을 가르고, 실제로 얼마를 손에 쥐었는지가 추징의 범위를 가릅니다. 검찰이 제시하는 혐의와 추징액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실제 업무 범위와 수익 구조를 뒷받침할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직함이 아니라 실질을 기준으로 죄책과 추징 범위가 정해진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대응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원지검이나 인근 경찰서에서 도박사이트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총판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면 초기 단계부터 자신의 가담 정도를 객관적으로 정리해 대응하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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