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검사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나왔는데, 뒤이어 진행된 모발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통보를 받으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두 검사가 서로 다른 결과를 내놓았다고 해서 어느 한쪽이 틀렸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소변검사와 모발검사는 애초에 검출하는 시기와 원리 자체가 다릅니다. 문제는 모발검사 양성이 곧바로 특정 시점의 투약을 증명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인데, 수사기관은 이 결과만으로 투약 시기를 특정해 기소하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두 검사 결과가 엇갈리는 이유와 모발감정 결과가 법정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지점을 짚어 대응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소변검사와 모발검사 — 무엇을 얼마나 다르게 보는가
소변검사는 체내에 흡수된 마약 성분이 대사되어 소변으로 배출되는 대사물질을 검출하는 방식으로, 통상 투약 후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7일 안팎까지만 양성으로 나타납니다. 반면 모발검사는 혈액을 통해 모낭까지 도달한 마약 성분이 모발이 자라는 과정에서 그대로 축적되는 원리를 이용하는데, 모발이 한 달에 약 1~1.3센티미터씩 자란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취한 모발 길이에 따라 최대 6개월에서 1년 가까운 과거의 투약 이력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검사는 같은 '마약 검사'라는 이름으로 묶이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시간축을 들여다보는 셈입니다.
이 시간축 차이 때문에 소변검사가 음성이라고 해서 투약 사실 자체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반대로 모발검사가 양성이라고 해서 최근에 투약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소변검사는 '최근 며칠'을, 모발검사는 '최근 몇 달에서 1년'을 보는 검사이므로, 두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는 사실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수사 실무에서는 두 검사를 병행해 투약 시기의 대략적인 범위를 좁히는 데 사용합니다.
소변검사는 '최근 며칠'의 투약 여부를, 모발검사는 '최근 몇 달에서 1년'의 투약 이력을 보는 검사다 — 두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이상한 일은 아니다.
모발은 양성, 소변은 음성 — 실제로 벌어지는 상황
실무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조합은 모발검사 양성, 소변검사 음성입니다. 투약이 있었더라도 그 시점이 소변 검출 기간인 최근 며칠을 벗어나 있으면 소변에서는 이미 대사물질 농도가 검출 한계 아래로 떨어져 음성으로 나옵니다. 반면 모발에는 그 투약 당시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몇 달이 지난 뒤에도 양성으로 검출될 수 있습니다. 즉 이 조합 자체는 '과거 어느 시점엔가 투약이 있었을 가능성'을 가리킬 뿐, 최근 투약이나 현재 투약 상태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법원이 이 불일치를 무조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주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모발검사에서 나타난 양성이라는 적극적 사실을, 여러 변수로 반증될 여지가 있는 소변 음성이라는 소극적 사실만으로 쉽게 뒤집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원 실무의 대체적인 태도입니다. 수분을 다량 섭취해 소변이 희석되거나 투약과 검사 시점 사이에 간격이 있었던 경우처럼, 소변에서 위음성이 나올 수 있는 경로가 여러 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변검사 음성 하나만을 근거로 모발검사 양성을 전부 부정하려는 접근은 실제 대응 전략으로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모발검사 양성 + 소변검사 음성 — 과거(소변 검출기간 이전) 투약 가능성을 시사할 뿐, 최근 투약을 의미하지는 않음.
소변 위음성 원인 — 수분 다량 섭취로 인한 희석, 투약 시점과 검사 시점 사이의 간격, 대사·배출 속도의 개인차.
법원은 소변 음성만으로 모발 양성이라는 적극적 사실을 쉽게 뒤집지 않는 경향을 보임.
따라서 쟁점은 '음성이니 무죄'가 아니라 '양성이 가리키는 시기를 공소사실 수준으로 특정할 수 있는가'로 옮겨감.
마약류관리법 위반(투약)죄 — 어떤 행위가, 어떻게 처벌되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소유·사용(투약)·운반·관리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고, 필로폰(메트암페타민)과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경우에는 같은 법 제61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은 공소사실의 기재에 범죄의 시일·장소·방법을 명시해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실무상 시일은 이중기소나 공소시효 저촉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정도로, 장소는 토지관할을 정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다만 이 기준을 갖추지 못하면 심판의 대상과 피고인의 방어 범위 자체가 불분명해집니다.
이 지점에서 모발감정 결과의 한계가 실제로 문제 된 사례가 있습니다.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11817 판결은 모발검사 결과만을 근거로 투약 시기를 특정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를 밝히면서, 모발 성장 속도에 개인차가 있는 등 변수가 많아 모발감정만으로 공소사실에 필요한 수준까지 투약 시기를 좁히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즉 모발에서 양성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할 수 없더라도, 그 양성이 정확히 언제의 투약을 가리키는지는 모발감정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고, 이 경우 검사는 통상 소변검사 결과나 다른 정황증거를 함께 제시해 시기를 좁히는 방식으로 공소사실을 구성하게 됩니다.
법원은 모발감정을 어떻게 판단하나 — 신뢰성과 보강증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은 범죄사실의 인정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모발검사 양성이라는 과학적 증거 하나만으로 이 기준을 충족한다고 보기는 쉽지 않은데, 모발감정은 채취한 부위·길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외부에서 마약 성분이 모발 표면에 부착되는 경우와 실제로 체내에 흡수돼 모낭까지 도달한 경우를 구분하는 세척(전처리) 절차의 정확도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원은 모발감정 결과를 유죄의 유일한 근거로 삼기보다는, 이를 뒷받침할 다른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증거—진술의 일관성, 통화·이체 내역, 투약 도구 소지 여부 등—가 함께 있는지를 살핍니다.
다만 이것이 모발감정 자체를 통째로 배척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시료 채취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감정기관에서의 감정까지 전 과정에서 시료의 동일성이 유지되고 인위적인 조작 가능성이 없었다면, 모발감정 결과는 여전히 유력한 증거로 인정됩니다. 다투어야 할 지점은 감정 결과 자체의 존재가 아니라, 그 결과만으로 공소사실에 기재된 특정 시기·장소의 투약까지 인정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시료 관리 과정에 흠은 없었는가입니다.
정밀감정과 재감정 신청 — 다툴 수 있는 실무 절차
최초 모발감정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에 의문이 있다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감정기관에 보관된 잔여 시료로 재감정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감정촉탁을 요청해 별도의 정밀분석(질량분석 장비를 이용한 정량분석)을 받아보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최초 선별검사는 신속하게 양성·음성을 가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특정 물질을 오인할 여지가 있는 반면, 정밀분석은 성분과 농도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므로 다투는 사안에서는 정밀분석 결과까지 확보하는 것이 실무상 유리합니다.
다만 감정기관이 시료를 무기한 보관하는 것은 아니어서, 재감정을 검토한다면 시료 보관 여부와 보관 기간을 조사 초기에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료가 이미 폐기됐다면 재감정 자체가 불가능해지므로, 감정 결과를 다툴 계획이 있다면 되도록 이른 시점에 보관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감정 결과에 대한 이의는 수사 단계뿐 아니라 공판 단계에서도 감정인 신문이나 사실조회 신청을 통해 다시 제기할 수 있습니다.
실제 대응 — 무엇을 확인하고 어떻게 진술해야 하나
모발검사 양성 통보를 받았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채취부터 감정까지의 절차입니다. 모발을 어느 부위에서, 어느 길이만큼 채취했는지, 채취 당시 봉인 절차를 거쳤는지, 감정기관으로 이송·보관되는 과정에서 시료가 뒤바뀌거나 오염될 여지는 없었는지를 감정서와 압수조서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채취·보관·이송 절차에 하자가 있다면 그 감정 결과 자체의 증거능력을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다음으로는 수사기관이 특정하려는 투약 시기가 공소사실로 성립할 만큼 구체적인지를 봐야 합니다. '몇 개월 전, 장소 불상'과 같이 폭넓은 시기와 불특정 장소로만 기재돼 있다면, 그 자체로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되기 어려운 기소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막연히 부인하기보다, 해당 기간 동안의 실제 행적—근무 기록, 출입국 기록, 통신 기록 등—을 정리해 특정된 시기와 실제 생활 사이에 모순이 없는지를 짚어보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외부 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사정—미용시술(펌·염색 등 화학적 처리), 마약을 사용하는 사람과의 밀접한 접촉, 흡연이 이루어지는 공간에서의 장시간 노출 등—이 있었다면 이를 구체적인 정황과 함께 정리해 재감정이나 정밀감정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외부 오염 주장은 막연한 가능성 제시만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그 정황을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제시해야 설득력을 가집니다.
감정서·압수조서로 채취 부위·길이, 봉인, 이송·보관 절차의 하자 유무 확인.
공소사실의 투약 시기·장소가 방어권 행사가 가능할 만큼 구체적으로 특정됐는지 검토.
특정된 기간의 근무·통신·출입국 기록 등으로 실제 행적과의 모순 여부 정리.
외부 오염 가능성이 있다면 구체적 정황 자료와 함께 재감정·정밀감정 신청 검토.
모발검사 양성 통보를 받았다면 다툴 지점은 '양성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 결과로 공소사실 수준의 투약 시기·장소까지 특정될 수 있는가'다.
수사 초기 대응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
모발검사 결과를 통보받는 시점은 대개 소변검사보다 늦게, 이미 조사가 상당히 진행된 뒤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단계에서 막연히 "기억이 안 난다"거나 무작정 전면 부인하는 진술은 오히려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사기관이 제시하는 모발검사 양성 결과에 눌려 정확하지 않은 시기·경위를 성급하게 인정하면, 그 진술이 공소사실의 시기 특정을 메우는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사에 앞서 감정 결과와 관련 자료를 먼저 확인하고, 확실하지 않은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추측성 진술을 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특히 여러 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진술이 조금씩 달라지면 그 자체가 신빙성을 깎아 먹는 요소로 작용하므로, 처음부터 확인된 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구분해 진술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모발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는데 소변검사는 음성이면 무죄인가요?
A. 그 자체만으로 무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변검사 음성은 최근 며칠간 투약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고, 모발검사 양성은 그보다 앞선 시기의 투약 가능성을 가리키는 별개의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검찰이 모발검사만으로 구체적인 투약 시기·장소를 공소사실에 맞게 특정하지 못하면 그 부분에서는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모발감정 결과는 투약 시점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나요?
A. 모발이 자라는 속도에 개인차가 크고 채취 부위·길이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져, 모발감정만으로 특정 시점을 콕 집어내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도 모발검사 결과만으로 투약 시기를 특정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통상 정밀감정이나 다른 증거와 함께 시기를 좁혀가는 방식이 쓰입니다.
Q. 미용시술이나 다른 사람과의 접촉으로도 모발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수 있나요?
A. 이론적으로는 외부에 부착된 마약 성분이 세척 과정에서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오염으로 인한 양성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다만 이를 주장하려면 접촉 시기·경위 등 구체적인 정황과 자료가 함께 제시돼야 하고, 막연한 가능성 제기만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Q. 공소사실에 투약 시기가 "몇 개월 전, 장소 불상"으로만 적혀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시기와 장소가 지나치게 폭넓게 기재돼 방어권 행사가 어려울 정도라면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이 사안별로 다른 증거를 종합해 특정 여부를 판단하므로, 다른 정황증거가 충분하면 그 기재만으로도 특정됐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시료 채취나 이송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감정 결과 자체를 다툴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시료의 동일성이 유지되고 인위적인 조작 가능성이 없어야 과학적 증거방법으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되므로, 봉인 누락이나 보관·이송 절차의 하자가 확인되면 감정서의 증거능력 자체를 다투는 방향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Q. 모발검사 양성 통보를 받으면 곧바로 조사에 응해야 하나요?
A. 출석 자체를 피할 이유는 없지만, 조사에 앞서 감정서와 압수조서 등 관련 자료를 먼저 확인하고 사실관계를 정리한 뒤 조사에 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확인되지 않은 부분까지 성급하게 진술하면 그 내용이 공소사실의 시기 특정에 그대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모발검사 양성과 소변검사 음성이라는 상반된 결과는 그 자체로 유죄도 무죄도 확정하지 않습니다. 두 검사가 보는 시간축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 있고, 진짜 쟁점은 그 양성 결과가 공소사실에 필요한 수준까지 투약 시기와 장소를 특정해 주는지, 그리고 시료 채취부터 감정까지의 절차에 흠은 없었는지에 있습니다.
특히 마약 사건은 수원지검을 비롯한 인계동 인근 수사기관에서 초동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통보를 받은 초기 단계부터 감정 절차와 공소사실의 특정 여부를 함께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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