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불상 다수 피해 불법촬영 사건의 양형 대응법
성명불상 다수 피해 불법촬영 사건의 양형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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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성명불상 다수 피해 불법촬영 사건의 양형 대응법 

김강희 변호사


성명불상 다수 피해 불법촬영 사건의 양형 대응법


사건 개요


불법촬영으로 수사를 받는 분들 중에는 피해자가 한 명이 아니라 "성명불상 피해여성 1", "성명불상 피해여성 2" 같은 식으로 여러 명이 기재된 공소장을 받아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나 거리에서 스쳐 지나간 사람을 순간적으로 촬영한 것인데,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경찰이 저장된 파일을 하나하나 세어 별개의 범죄사실로 나누어 기소하면서, 정작 누구를 찍었는지도 특정되지 않은 사람들이 피해자 목록에 여러 명 올라가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이 상담에서 가장 먼저 토로하는 것은 억울함입니다. "몇 초씩 찍은 게 전부인데 왜 죄가 이렇게 여러 개로 쪼개지느냐", "피해자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사과하고 합의를 하라는 것이냐"는 것입니다. 게다가 전과가 전혀 없는 초범인데도 검찰의 구형이나 재판부의 태도가 예상보다 훨씬 무겁게 느껴져 당혹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해자가 불특정 다수이고 성명이 특정되지 않은 사건은 실제로 양형기준상 더 무겁게 평가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다만 그 무게가 어디에서 오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각각의 지점마다 반박·완화 자료를 갖추어 두었는지에 따라 최종 형량은 크게 달라집니다. 감정적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재판부를 움직이지 못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형량을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여러 개의 촬영행위가 형법 제37조·제38조의 실체적 경합범으로 취급되어 형량범위 자체가 배수로 늘어나는지입니다. 둘째,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디지털성범죄 양형기준상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범행",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이라는 특별가중인자가 몇 개나 겹쳐 적용되는지입니다. 셋째, 검찰이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5항의 상습범 가중(형의 2분의 1까지 가중)까지 함께 의율할 근거가 실제로 있는지입니다. 넷째,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반성과 재발방지 노력을 어떤 방법으로 증명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어서, 앞의 세 가지에서 형량범위 자체가 정해진 뒤에야 네 번째 요소가 그 범위 안에서 실제 선고형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대응은 "다수·불특정"이라는 딱지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딱지가 실제 사실관계와 얼마나 맞는지를 하나씩 뜯어보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다수·불특정이라는 평가 자체를 사실관계로 다투기


많은 의뢰인이 놓치는 부분은, "피해자가 여러 명"이라는 말이 자동으로 상습범이나 최고형에 가까운 형량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반포 여부를 먼저 확인해 적용 조문의 상한을 낮춥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의 촬영행위 자체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상한이지만, 촬영물을 유포·반포한 사실이 더해지면 제2항이 함께 적용되어 형량범위가 크게 올라갑니다. 디지털포렌식 자료를 통해 촬영물이 저장 상태 그대로 있었고 어디에도 유포·전송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확인해 두면, 재판부가 사건을 촬영죄의 기본 구간 안에서 판단하도록 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2) 범행의 시간적·수법적 특성을 정리해 경합범 가중의 폭을 다툽니다.

같은 종류의 죄가 여러 개 인정되면 형법 제38조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의 장기에 2분의 1을 더한 범위 안에서 처벌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때 촬영이 짧은 기간에 우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아니면 몇 달에 걸쳐 계획적으로 반복되었는지에 따라 재판부가 느끼는 무게가 크게 달라집니다. 통화기록·이동 동선·저장 파일의 생성 시각 등을 정리해 범행이 일회적·우발적 계기에서 짧게 반복된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3) 상습범 가중의 요건을 조목조목 반박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5항의 상습범 가중은 동종 범행을 반복할 습벽이 인정될 때 적용되는 것이지, 단순히 파일 개수가 많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초범이라는 점, 특정한 장소나 대상을 노리는 고정된 수법이 없었다는 점, 범행이 발각 즉시 중단되었다는 점 등을 자료로 정리해 상습성 인정을 저지하면, 형량범위의 상한 자체가 크게 달라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반성을 증명 가능한 형태로 남기기


양형기준상 형량범위가 정해진 뒤에는, 그 범위 안에서 어느 쪽에 가까운 선고형을 받는지가 남습니다. 이름도 연락처도 모르는 피해자에게는 통상적인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이 유형 사건의 특징인데, 그렇다고 반성의 노력을 아예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1) 형사공탁 특례 제도를 활용해 피해회복 의사를 실질적으로 증명합니다.

2022년 12월 9일 시행된 공탁법 제5조의2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실명이나 연락처를 몰라도, 공소장·수사기록에 적힌 성명(가명 포함)과 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사건번호만으로 형사공탁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성명불상 피해자가 다수인 사건에서 바로 이 제도를 통해 각 피해자 앞으로 개별 공탁을 진행하면, 연락할 방법이 없어 아무 조치도 취하지 못한 경우와는 다른, 실질적 피해회복 노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2) 저장된 촬영물의 완전 삭제를 포렌식 결과로 확인받습니다.

수사기관이 압수한 기기뿐 아니라 클라우드·백업 저장소까지 촬영물이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받아 재판부에 제출하면, 추가 피해 확산의 위험이 없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일반양형인자 중 재범 위험성 평가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3) 재범방지 교육과 심리상담 이수 내역을 함께 제출합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이나 전문 심리상담을 자발적으로 이수한 내역, 진지한 반성문은 재판부가 재범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일반양형인자로 작용합니다. 특히 초범이면서 이런 노력을 재판 초기 단계부터 꾸준히 쌓아 두면, 상습범 가중이나 다수 피해자 가중인자가 적용되는 사건이라도 형량범위 안에서 낮은 쪽으로 선고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결론


피해자가 여러 명이고 이름조차 특정되지 않은 불법촬영 사건은, 그 자체로 무겁게 보이는 사건입니다. 그러나 그 무게는 "다수·불특정"이라는 인상이 아니라, 반포 여부·범행 기간·상습성 인정 여부라는 구체적인 법적 요건에서 만들어집니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재구성해 형량범위 자체를 다투고, 연락할 수 없는 피해자에게도 형사공탁 특례 같은 제도로 실질적인 회복 노력을 남겨 두는 것, 이 두 가지를 얼마나 촘촘히 준비했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성명불상 피해자가 다수 포함된 공소장을 받으셨다면, 지금 시점에서 어떤 자료를 갖추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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