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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허위신고 당했다면, 무고죄 성립 요건과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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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허위신고 당했다면, 무고죄 성립 요건과 대응법 

김상훈 변호사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지목돼 조사를 받다 보면, 정작 신고 내용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있지도 않은 일을 있었다고 하거나 사소한 다툼을 크게 부풀려 신고하는 경우인데, 이런 신고 하나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조치는 물론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심하면 형사 입건까지 이어질 수 있어 당하는 입장에서는 억울함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 "허위로 신고한 상대방을 무고죄로 처벌할 수 없느냐"는 문의가 많은데, 결론부터 말하면 요건이 갖춰지면 가능합니다. 다만 심의위 조사 결과가 "조치 없음"으로 나왔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무고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신고 내용의 허위성과 신고자의 고의를 각각 별도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학교폭력 허위신고와 무고죄가 별개 절차로 다뤄지는 이유

학교폭력 신고는 대개 이런 순서로 흘러갑니다. 학생·보호자·교사 등 누구든 신고를 하면 학교장은 이를 인지하고, 교감·전문상담교사·보건교사·책임교사·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전담기구가 사안조사에 들어갑니다. 조사 결과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넘겨지고, 심의위는 대면 심의를 거쳐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1호~9호) 여부를 결정합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심의위 조사·심의는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행정절차이고, 무고죄는 형법 제156조에 따른 형사절차로 완전히 별개라는 점입니다. 심의위가 "가해사실 인정 어려움"이나 "조치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고 해서 그 자체가 신고자의 허위성이나 고의를 증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심의위는 진술이 엇갈리거나 증거가 부족하면 조치를 내리지 않을 뿐, 신고자를 처벌할 목적으로 조사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고죄로 상대방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면, 심의위 결론과는 별도로 허위성과 고의를 형사고소를 통해 새로 입증해야 합니다.

다만 절차가 별개라는 것이지 무관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심의위 조사보고서와 회의록, 조치 결정문은 신고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고 조사 과정에서 진술이 어떻게 흔들렸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자료가 되므로, 무고죄 고소를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기록이기도 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허위성과 고의, 두 요건을 어떻게 갈라 보는가

형법 제156조(무고)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합니다. 학교폭력 신고에 이 조문이 적용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신고가 향하는 곳이 학교(전담기구)나 교육지원청이라는 공무소이고, 심의위 조치(서면사과·접촉금지·출석정지·전학 등)는 형사처분은 아니어도 징계처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즉 학교폭력 허위신고도 형법 156조가 정한 신고 대상·목적 요건을 그대로 충족합니다.

첫 번째 요건은 허위사실 신고입니다. 실제로 없었던 일을 있었다고 지어내거나, 있었던 일이라도 핵심 내용을 객관적 사실과 다르게 바꿔 신고한 경우가 여기 해당합니다. 반대로 다소 과장되거나 표현이 거칠어도 신고자가 진실하다고 확신하고 신고했다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신고라도 신고자가 진실이라고 확신하고 신고하였을 때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87. 3. 24. 선고 86도2632 판결). 학교폭력 사안에서는 다툼이 있었던 것 자체는 사실이지만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는지, 신체 접촉이 있었는지 등 기억의 착오나 시각차에서 비롯된 진술 불일치도 흔한데, 이런 경우는 착오이지 허위가 아니므로 무고죄로 나아가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요건은 고의입니다. 무고죄의 고의는 확정적으로 "허위임을 100% 알았다"는 수준까지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무고죄에 있어서 범의는 반드시 확정적 고의임을 요하지 않고 미필적 고의로서도 족하므로, 신고자가 진실하다는 확신 없는 사실을 신고함으로써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1997. 3. 28. 선고 96도2417 판결). 다시 말해 신고자가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여기면서도 상대방이 조치를 받을 것을 감수하고 신고했다면 그것만으로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학교폭력 사안에서 이 고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는 신고 시점(다른 갈등이 불거진 직후인지), 신고 경위의 부자연스러움, 진술이 조사 과정에서 계속 바뀐 이력, 애초에 신고 내용을 뒷받침할 목격자나 자료가 전혀 없었다는 사정 등이 실무에서 활용됩니다.

처벌 수위와 시효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무고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며, 다만 형법 제157조가 제153조를 준용해 재판이나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한 경우에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고자가 심의위 조치가 최종 확정되기 전 단계에서 스스로 허위 신고였음을 시인하면 형사처벌 국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반대로 말하면 확정 이후의 뒤늦은 시인은 이 감면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학교폭력예방법은 형사범죄가 아닌 행위도 학교폭력에 포함시키고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허위신고 그 자체가 별도의 학교폭력 사안(신고를 빙자한 보복·괴롭힘)으로 심의위에 다시 회부될 여지도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심의위 자료 확보부터 형사고소까지

허위신고로 억울하게 조사·조치를 받고 있다면, 실무에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심의위 조사보고서·회의록·조치 결정문 확보 —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신고 당시 진술 내용과 조사 과정의 진술 변화를 문서로 남겨둡니다. 진술이 조사 단계마다 바뀌었다면 그 변화 자체가 허위성·고의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됩니다.

  • 허위성 입증 자료 수집 — CCTV 영상, 목격 학생의 진술서, 신고 내용과 어긋나는 카카오톡·문자 대화, 병원 진단서(상해 여부가 쟁점인 경우) 등 객관적 자료를 최대한 빨리 확보합니다. CCTV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 확보가 특히 중요합니다.

  • 고의를 뒷받침하는 정황 정리 — 신고 직전에 있었던 다른 갈등(성적 경쟁, 이성 문제, SNS 다툼 등 동기), 신고 경위가 부자연스러운 지점, 애초에 신고를 뒷받침할 자료가 전무했던 사정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진술서·의견서에 반영합니다.

  • 관할 경찰서에 무고죄 고소장 제출 — 신고사실의 허위성, 신고자의 고의, 신고 대상(학교·교육지원청)과 목적(징계처분)을 구성요건에 맞춰 기재하고, 앞서 확보한 자료를 첨부합니다. 심의위 절차가 진행 중이더라도 무고죄 고소는 별도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 고소 시점 조율 — 신고자의 자백·자수 감면(형법 제157조·제153조)은 심의위 조치가 확정되기 전 시인한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조치가 곧 확정될 상황이라면 이 시기를 염두에 두고 대응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 학교폭력 조치 자체에 대한 불복도 병행 — 심의위 조치가 이미 나왔다면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조치 자체를 다투는 절차를 무고죄 고소와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두 절차는 서로 대체하지 않고 각각의 요건과 효과가 다릅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증거가 사라지기 전에 정리해야 하는 이유

무고죄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짧지 않지만, 실제 승패를 가르는 CCTV·목격자 기억·대화 기록 같은 증거들은 그보다 훨씬 빨리 흐려집니다. "일단 심의위 결과부터 보고 나서 생각하자"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이 정작 허위성과 고의를 입증할 자료는 하나씩 사라집니다.

학교폭력 신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확신이 있다면, 심의위 절차와 별도로 무고죄 고소 요건이 갖춰졌는지부터 먼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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