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휴대폰을 임의제출했는데, 포렌식 담당자가 정작 문제된 사진이 아니라 전혀 다른 시점에 찍힌 별개의 불법촬영물을 찾아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압수 당시엔 존재조차 몰랐던 자료가 튀어나오면, 그 정보를 근거로 별건으로 다시 처벌받을 수 있는지가 곧바로 문제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답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 그 정보가 어떤 경로로 발견됐는지, 발견 이후 수사기관이 어떤 절차를 밟았는지에 따라 증거로 쓰일 수도, 통째로 배제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임의제출된 휴대폰을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별건 정보가 나왔을 때 적용되는 법리와, 지금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두 개의 사건이 한 휴대폰에서 만날 때 — 유관정보와 무관정보의 구분
휴대폰을 압수하거나 임의제출받는 것과, 그 안의 전자정보 전부를 마음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19조가 준용하는 같은 법 제106조 제3항은 정보저장매체를 압수하는 경우에도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임의제출(같은 법 제218조)이든 영장에 의한 압수든 마찬가지입니다. 수사기관이 확보할 수 있는 정보는 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유관정보로 한정되고, 이와 무관한 무관정보는 원칙적으로 탐색·복제·출력의 대상이 아닙니다.
이 원칙을 관련성 원칙이라 부릅니다. 휴대폰 하나에는 특정 범죄 혐의와 무관한 사진, 메시지, 통화기록이 수천 건씩 들어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압수 한 번으로 그 전부를 마음껏 뒤져 어떤 용도로든 쓸 수 있다면, 이는 사실상 특정 범죄를 전제하지 않은 일반영장과 다를 바 없어져 영장주의의 취지가 무너집니다. 대법원은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에서 이 관련성 원칙을 정보저장매체 압수·수색의 기본 틀로 확립했고, 이후 판례들은 이 틀 위에서 임의제출·우연한 발견·참여권 문제를 세부적으로 정리해왔습니다.
임의제출이든 영장에 의한 압수든, 저장매체에서 확보할 수 있는 정보는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제한된다 — 이 범위를 벗어난 정보는 원칙적으로 그 자체로 위법하게 수집된 것이다.
임의제출된 휴대폰, 탐색 범위는 어디까지 정해지나
불법촬영 사건에서 휴대폰은 대부분 영장이 아니라 임의제출 형태로 확보됩니다. 대법원은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바로 이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을 다루며,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하는 사람이 제출되는 정보의 범위를 스스로 한정할 수 있고, 한정하지 않았다면 그 범위는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성이 있는 정보로 객관적으로 제한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여기서 관련성은 그 범죄를 직접 증명하는 정보뿐 아니라, 범행의 동기·경위·수단·방법이나 범행 전후의 정황을 뒷받침하는 간접증거·정황증거까지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설명입니다.
같은 판결은 절차적 요건도 함께 못박았습니다. 수사기관이 유관정보와 무관정보가 섞인 매체를 탐색·복제·출력하려면 피의자나 그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고, 압수된 전자정보의 파일 명세를 담은 압수목록을 작성해 교부해야 하며, 무관정보를 임의로 복제하지 못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 관련성 있는 정보로 한정, 참여권 보장, 목록 교부 — 가 지켜지지 않으면 그 자체로 절차 위반의 소지가 생깁니다.
관련성 — 임의제출 동기가 된 혐의사실을 직접 증명하거나 정황·간접증거로 쓰일 수 있는 정보로 한정.
참여권 — 압수·수색 진행 상황에 피의자·변호인이 참여할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
압수목록 — 탐색·복제·출력한 전자정보의 파일 명세를 특정해 교부.
우연히 발견한 별건 불법촬영물 — 원칙은 위법, 다만 예외가 있다
그렇다면 유관정보를 찾다가 전혀 다른 시점·다른 피해자의 촬영물을 우연히 마주친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이 지점을 명확히 정리했습니다.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유관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무관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은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그 별도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새로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 정보를 적법하게 압수·수색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결론입니다. 이 예외는 원조가 앞서 본 2011모1839 결정으로, 실무에서는 흔히 '우연한 발견의 예외'로 불립니다.
여기서 핵심은 '우연히'라는 요건입니다. 원래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던 중 저절로 눈에 들어온 경우여야 이 예외가 적용됩니다. 만약 수사관이 처음부터 다른 불법촬영물이 있는지 확인할 목적으로 사진첩과 저장소를 통째로 훑어봤다면, 그 시점부터 이미 관련성 범위를 벗어난 탐색이었으므로 '우연한 발견'이라는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엔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발견된 정보는 원칙으로 돌아가 위법하게 수집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유관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무관정보를 우연히 발견했다면, 수사기관은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 정보를 적법하게 압수·수색할 수 있다.
별도 영장 없이 그대로 수사에 쓰면 어떻게 되나 — 위법수집증거 배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수사관이 별건 불법촬영물을 발견하고도 탐색을 멈추지 않은 채 곧바로 출력·복제해 수사기록에 편철했다면, 그 확장된 탐색 자체가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해 그렇게 얻은 자료는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부정됩니다. 2020도3050 판결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복제본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더라도, 그 복제본이 애초의 압수·수색 절차가 종료됨에 따라 이미 삭제·폐기됐어야 할 대상이었다면 그 사후 영장 집행 역시 위법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절차를 건너뛴 뒤 사후 영장으로 흠을 메우려는 시도는 원칙적으로 통하지 않습니다.
이 배제 효과는 그 정보 자체에서 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위법하게 수집된 자료를 단서로 확보한 자백이나 추가 진술 같은 2차적 증거도 함께 배제될 여지가 있는데, 다만 이는 사안마다 위법과 증거 사이의 인과관계 정도를 따져 개별적으로 판단되는 영역이라 일률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분명한 것은, 절차 위반이 확인되면 방어 측이 다툴 지점이 발견된 정보 자체의 내용이 아니라 그것이 확보된 절차로 옮겨간다는 점입니다.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 실질적 피압수자의 권리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은 참여권의 주체를 더 구체화했습니다. 피의자가 압수·수색 당시 또는 그와 시간적으로 근접한 시기까지 정보저장매체를 현실적으로 지배·관리하면서 그 안의 전자정보 전반에 대한 전속적인 관리처분권을 갖고 있었고, 이를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실질적 피압수자로서 참여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참여권은 별건 정보 여부와 별개로, 압수·수색 절차 전체의 적법성을 좌우하는 독립된 요건입니다.
실무에 대입하면 이렇습니다. 원래 혐의(A)로 임의제출된 휴대폰에서 포렌식이 진행되다 다른 피해자에 대한 촬영물(B)이 발견된 상황에서, 그 확장된 탐색 국면에 피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 통지가 없었고 압수목록도 교부되지 않았다면, 관련성 판단과 별개로 참여권 미보장만으로도 그 절차 전체의 적법성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두 요건은 서로 대체되지 않으며, 어느 한쪽만 지켜졌다고 절차가 온전히 적법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참여 통지 여부 — 별건 정보 발견 이후의 탐색 국면에 참여 기회가 별도로 주어졌는지.
압수목록 교부 여부 — 발견된 파일의 명세가 특정된 목록을 받았는지.
탐색 중단·재영장 여부 — 발견 즉시 멈추고 별도 영장을 받았는지, 아니면 곧바로 이어서 살폈는지.
실제로 자주 벌어지는 상황 — 카촬죄 수사 중 다른 피해자 영상이 나올 때
특정 피해자를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로 휴대폰이 임의제출된 뒤, 포렌식 과정에서 전혀 다른 시점·다른 인물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이나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보관해온 불법촬영물이 함께 발견되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직접 촬영한 자료라면 같은 조 제1항이, 촬영은 하지 않았더라도 촬영물임을 알면서 소지·구입·저장·시청한 자료라면 같은 조 제4항(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이 각각 적용될 수 있어, 원래 사건과 별개로 추가 입건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적법하게 진행되는 경우라면 절차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수사관이 원래 혐의와 무관한 자료를 확인한 시점에 탐색을 멈추고, 검사를 통해 법원에 그 별건 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별도로 청구합니다. 영장이 발부되면 그 집행 단계에서 다시 참여 기회를 통지하고 압수목록을 새로 작성해 교부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반대로 발견 즉시 별도 영장 없이 계속 훑어보거나, 이미 확보한 복제본에서 계속 검색해 자료를 뽑아냈다면 그 부분은 앞서 본 위법수집증거 배제 논리가 그대로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피압수자 입장에서 지금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이미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별건 혐의로 추가 입건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압수·수색이 실제로 어떤 순서로 진행됐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변호인을 통해 압수조서, 전자정보 상세목록, 참여 통지와 관련된 서류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별건 자료가 발견된 정확한 시점과 그 이후 탐색이 언제 멈췄는지, 별도 영장은 언제 청구되고 발부됐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짚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최초 임의제출 시점과 별건 자료 발견 시점, 그리고 별도 영장 청구 시점 사이의 간격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발견 즉시 탐색이 멈추고 별도 영장 절차로 넘어간 흔적이 기록에 남아 있다면 절차상 다툴 여지는 좁아지지만, 발견과 영장 청구 사이에 부자연스러운 공백이 있거나 그 사이에도 계속 파일이 열람·복제된 흔적이 있다면 그 부분이 절차 위반의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검토는 자료를 직접 확보한 이후에 하는 것이 정확하므로, 수사기관에 자료 열람·등사를 요청하는 절차부터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임의제출한 휴대폰에서 나온 자료는 무조건 증거로 쓸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혐의사실과 관련성이 있는 정보로 범위가 제한되며, 이를 벗어난 무관정보는 원칙적으로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다만 적법한 탐색 도중 우연히 발견하고 이후 별도 영장을 받은 경우라면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수사관이 별건 자료를 발견하고 바로 출력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탐색을 중단하지 않고 곧바로 출력·복제했다면 그 절차 자체가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해, 그렇게 확보된 자료는 원칙적으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사후에 영장을 받았더라도 이미 폐기됐어야 할 복제본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위법성이 그대로 남습니다.
Q. 참여 기회를 안 줬다는 이유만으로 증거능력이 부정되나요?
A. 실질적 피압수자에게 참여 기회를 보장하지 않고 압수목록도 교부하지 않았다면, 별건 여부와 무관하게 압수·수색 절차 전체의 적법성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다만 위반의 정도와 전체 경위를 종합적으로 살펴 개별적으로 판단됩니다.
Q. 원래 혐의와 다른 피해자의 촬영물이 나오면 두 사건이 하나로 합쳐지나요?
A. 별개의 범죄사실이므로 원칙적으로 별도 사건으로 취급되며, 적법하게 확보됐다면 병합기소나 별도 기소로 함께 처벌될 수 있습니다. 직접 촬영한 자료인지 소지·시청만 한 자료인지에 따라 적용 조항과 형량도 달라집니다.
Q. 이미 조사받으러 오라는 통보를 받았는데 지금이라도 확인할 방법이 있나요?
A. 변호인을 통해 압수조서와 전자정보 상세목록, 참여 통지 관련 서류의 열람·등사를 신청해 발견 경위와 시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절차 위반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Q. 소지만 하고 있었을 뿐 직접 찍지 않은 영상도 처벌되나요?
A.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된 영상임을 알면서 소지·구입·저장·시청한 경우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에 따라 별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직접 촬영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무죄 근거가 아니라 적용 조항이 달라지는 사유에 가깝습니다.
맺음말
별건 불법촬영물이 발견됐을 때 그것이 실제 증거로 쓰일지는, 단순히 자료의 내용이 아니라 발견 경위와 그 이후 절차가 결정합니다. 우연한 발견이었는지, 발견 즉시 탐색이 멈추고 별도 영장으로 이어졌는지, 참여권과 압수목록 교부가 지켜졌는지 — 이 세 갈래가 모두 확인돼야 비로소 적법한 절차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별건이니 무조건 처벌된다" 또는 "임의제출이었으니 무조건 못 쓴다"는 식의 단정은 어느 쪽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수원과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임의제출된 휴대폰 포렌식 과정에서 별건 자료가 발견돼 추가 입건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자료 자체보다 압수 경위부터 꼼꼼히 짚어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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