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종자·재배도구 소지, 어디까지 죄가 되나
사건 개요
해외 사이트에서 대마 종자를 몇 알 주문하고, 실내 재배용 조명과 텐트, 양액과 타이머 같은 기구를 함께 갖추어 두었다가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직 씨를 심지 않았거나 이제 막 심은 단계에서 세관 통관 과정이나 택배 추적, 온라인 거래 내역을 통해 적발되는 것입니다. 본인은 "호기심에 사 두었을 뿐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수사는 이미 시작되어 있습니다.
이런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은 대개 "씨앗은 인터넷에서 버젓이 팔던데 왜 문제가 되느냐", "심지도 않았는데 무슨 죄냐"며 억울해합니다. 실제로 대마 종자를 둘러싼 법은 일반의 상식과 어긋나는 지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몰랐다"거나 "아직 안 했다"는 말만으로 수사가 멈추지는 않습니다. 법은 이 문제를 감정이 아니라, 무엇을 소지했고 어떤 목적이었으며 재배가 어느 단계까지 갔는지라는 틀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마 종자와 재배도구를 둘러싼 죄책은 '무엇을, 어떤 목적으로, 어느 단계까지' 했는가에 따라 무죄에서 중형까지 크게 갈립니다. 같은 압수물을 앞에 두고도 결과가 나뉘는 이유는, 종자 자체가 법이 말하는 '대마'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소지와 재배에 요구되는 요건이 실제로 채워졌는지가 사안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판단의 갈림길이 되는 것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압수된 것이 법이 정한 '대마'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는 대마초와 그 수지 등을 대마로 규정하면서도, 대마초의 종자·뿌리 및 성숙한 대마초의 줄기와 그 제품은 대마에서 제외합니다. 둘째, 종자를 소지한 데에 '흡연 또는 섭취할 목적'이 있었는지입니다. 셋째, '재배'가 어느 단계에 이르렀는지—씨를 심는 파종에 실제로 착수했는지입니다. 넷째, 재배의 목적이 자가 소비인지 매매 등인지로, 이 지점에서 적용 법조와 법정형의 층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앞 단계에서 '대마가 아니다' 또는 '목적이 없다'가 서면 뒤로 갈 필요조차 없어집니다. 그래서 승패는 법정에서의 항변이 아니라, 수사 초기에 이 네 지점을 어떻게 정리하고 다투었는가에서 사실상 결정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소지의 '대상'과 '목적'을 법 정의에 맞추어 다투기
가장 먼저 세워야 할 방어선은 "종자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곧바로 대마 소지죄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여기서부터 죄의 성립 여부가 갈리므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정리합니다.
1) 압수물이 법이 말하는 '대마'에 해당하는지부터 특정합니다.
제2조 제4호는 대마초와 그 수지, 이를 원료로 한 제품 등을 대마로 규정하지만, 대마초의 종자·뿌리와 성숙한 줄기, 그 제품은 대마에서 제외합니다. 그래서 씨앗 그 자체를 소지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대마 소지'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압수된 물건이 잎이나 수지처럼 대마에 해당하는 부분인지, 아니면 제외 대상인 종자·뿌리·성숙한 줄기인지 감정을 통해 정확히 특정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이 구분이 흐릿하게 넘어가면, 처벌 대상이 아닌 것까지 소지죄에 묶여 버릴 수 있습니다.
2) 종자 소지를 처벌하려면 '흡연·섭취 목적'이 입증돼야 함을 짚습니다.
법은 대마 또는 대마초 종자의 껍질을 흡연·섭취할 목적으로 대마, 대마초 종자 또는 그 종자의 껍질을 소지한 행위를 처벌합니다(같은 법 제3조 제10호, 제61조 제1항 제4호.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여기서 핵심 구성요건은 '흡연·섭취 목적'입니다. 즉 그 목적이 증명되지 않으면 이 조항으로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종자를 어떤 경위로 취득해 어떻게 보관했는지를 밝혀, 흡연·섭취를 위한 소지가 아니었음을 드러내는 데 집중합니다.
3) 진술과 물증으로 '목적'의 공백을 드러냅니다.
목적범에서는 수사 초기의 진술이 사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무심코 한 말이 '흡연할 생각이었다'는 인정으로 굳어지지 않도록 진술의 방향을 잡고, 흡연 도구나 투약 흔적(모발·소변 감정 결과), 관련 검색·구매 기록 등 목적을 뒷받침할 물증이 없다는 점을 정리합니다. 종자를 다른 경위—예컨대 수집이나 오·남용 없는 단순 호기심—로 설명할 수 있는 정황이 있다면 이를 증거로 보강해, 검사가 세워야 할 '목적'의 빈틈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재배'의 착수와 목적을 갈라 죄명·형량의 층위를 낮추기
종자와 도구가 함께 발견되면 수사기관은 이를 재배로 연결하려 합니다. 그러나 재배죄는 요건과 목적에 따라 형의 무게가 크게 달라지므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갈라 다툽니다.
1) '재배'가 기수에 이르렀는지—파종 착수 시점을 따집니다.
대마 재배는 씨를 뿌려 심는 파종에 착수하면 그 시점에 기수가 됩니다. 뒤집어 말하면, 종자와 재배도구를 사서 보관만 하고 있던 단계는 아직 재배의 실행에 이르지 않은 것입니다. 단순 자가재배는 그 준비 단계까지 널리 처벌하는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파종·발아 등 실제 재배 착수가 있었는지가 죄 성립의 분수령이 됩니다. 그래서 압수 당시 화분에 씨가 심겼는지, 싹이 텄는지 등 재배의 진행 상태를 현장 사진과 상황으로 정확히 특정합니다.
2) 재배도구는 '정황증거'일 뿐임을 분명히 합니다.
조명·텐트·양액기·타이머 같은 기구는 그 자체를 소지한 것이 범죄가 아닙니다. 수사기관은 이를 재배의 고의와 착수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삼지만, 도구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곧 재배를 실행했다는 증명이 되지는 않습니다. 기구를 구입한 경위, 실제 사용 흔적(전력 사용량, 재배로 인한 오염·잔재)의 유무를 대조해, 수사기관의 '의심'과 법이 요구하는 '입증' 사이의 간극을 드러내는 것이 방어의 핵심입니다.
3) 재배의 '목적'을 다투어 무거운 조항의 적용을 막습니다.
같은 재배라도 매매·수출입·제조를 목적으로 한 재배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제59조)으로, 단순 자가재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제61조)으로 나뉩니다. 그래서 판매를 시사하는 거래 메시지·계좌 내역·소분 포장·저울 같은 정황이 없다는 점, 재배 규모와 수량이 자가 소비의 범위에 그친다는 점을 입증해 무거운 조항의 적용을 막습니다. 나아가 초범이고 자가 목적이며 소량이라는 사정을 양형 요소로 함께 정리합니다.
결론
온라인에서 종자와 재배기구를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설마 이게 죄가 되겠나" 하는 가벼운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수사 대상이 되는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 종자와 도구를 둘러싼 죄책은 무엇을 소지했는지,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재배가 어느 단계까지 갔는지에 따라 무죄에서 중형까지 갈립니다.
특히 수사 초기의 진술이 흡연 목적이나 재배 착수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굳어지면 나중에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투어야 하는지는 압수물의 성질과 재배 진행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뒤에야 정해집니다. 종자나 재배도구 문제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대응의 방향과 순서를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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