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면서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나 집을 넘겨받기로 합의할 때, 그 명목을 재산분할로 하느냐 위자료로 하느냐에 따라 세금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같은 부동산이 같은 사람에게 넘어가더라도 재산분할이면 넘겨주는 쪽에 양도소득세가 없고, 위자료면 양도소득세가 부과됩니다. 반대로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산분할이 당장은 유리해 보여도, 나중에 그 부동산을 팔 때 세금이 한꺼번에 몰리는 구조가 숨어 있습니다. 이혼 합의서에 어떤 명목을 쓰는지가 수천만 원의 세금 차이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 글에서는 재산분할과 위자료의 과세가 왜 갈리는지, 명목을 정하기 전에 무엇을 따져봐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재산분할과 위자료 — 법적 성질이 다르면 세금도 다르다
양도소득세는 소득세법 제88조가 정한 '양도', 곧 자산이 대가를 받고 사실상 이전되는 경우에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부동산이 아무 대가 없이 넘어가면 양도가 아니라 증여의 문제가 되고, 대가를 받고 넘어가면 양도소득세의 문제가 됩니다. 이혼으로 부동산 명의가 배우자에게 넘어가는 장면은 겉보기에 똑같지만, 법적으로는 '자기 몫을 찾아가는 청산'일 수도 있고 '채무를 갚는 유상 이전'일 수도 있습니다. 과세는 바로 이 성질 규정에서 갈립니다.
재산분할은 민법 제839조의2에 근거한 제도로, 혼인 중 부부가 협력해서 이룬 실질적 공동재산을 이혼을 계기로 청산·분배하는 절차입니다. 명의가 한쪽으로 되어 있었을 뿐 그 재산 형성에 기여한 자기 몫을 돌려받는 것이므로, 새로 무언가를 취득하거나 대가를 주고받는 거래가 아닙니다. 반면 위자료는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상대방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 배상하는 손해배상금입니다. 하나는 청산이고 하나는 배상이라는 이 차이가, 부동산으로 지급했을 때 세금의 운명을 완전히 갈라놓습니다.
재산분할은 '내 몫을 찾아오는 청산'이고, 위자료는 '손해배상 채무의 변제'다 — 이 성질 차이가 양도소득세 부과 여부를 가른다.
재산분할로 넘기면 양도소득세가 없다 — 대법원이 세운 법리
대법원 1998. 2. 13. 선고 96누14401 판결은 이 문제의 출발점입니다. 대법원은 민법 제839조의2의 재산분할이 실질적으로 공유물분할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부부가 함께 이룬 재산을 나누는 것은 공동소유 재산의 소유 형태가 바뀌는 것일 뿐, 대가를 받고 자산을 넘기는 유상양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혼하면서 재산분할로 부동산 소유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하더라도, 넘겨주는 배우자에게 양도소득세는 부과되지 않습니다.
받는 쪽의 증여세도 문제되지 않습니다. 재산분할은 무상으로 재산을 얻는 증여가 아니라 자기 지분을 청산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계는 있습니다. 혼인 중 형성된 재산 규모나 기여도에 비추어 상당한 정도를 현저히 벗어나는 과대한 분할이 이루어지고 거기에 조세 회피 목적이 인정되면, 그 초과 부분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통상의 기여도 범위에서 이루어지는 재산분할이라면 양도소득세도, 증여세도 없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위자료로 부동산을 넘기면 — 대물변제라서 양도소득세가 나온다
위자료는 원래 금전으로 지급하는 손해배상 채무입니다. 이 금전 채무를 현금 대신 부동산 소유권을 넘겨 갚는 것을 대물변제라고 합니다. 부동산을 넘겨주는 배우자는 그 대가로 위자료 채무가 소멸하는 경제적 이익을 얻으므로, 세법은 이를 부동산을 유상으로 양도한 것과 똑같이 취급합니다. 결국 위자료 명목으로 부동산을 이전하면 넘겨주는 배우자에게 양도소득세가 부과됩니다. 세금을 아끼려고 현금 대신 집을 넘겼는데 오히려 양도소득세 고지서를 받게 되는, 실무에서 가장 흔히 벌어지는 착오 지점입니다.
받는 사람 쪽 사정은 다릅니다. 위자료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금이므로 사회통념상 상당한 범위라면 받는 사람에게 소득세나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받는 사람의 취득시기와 취득가액은 소유권을 이전받은 그 시점과 그 시점의 가액으로 잡힙니다. 나중에 그 부동산을 팔 때는 이전받은 이후에 오른 차익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를 계산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한편 넘겨준 배우자는 양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에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납부를 마쳐야 하며, 이를 놓치면 가산세가 붙습니다.
받는 사람의 취득세 — 1.5% 특례와 유상취득 세율의 차이
양도소득세가 없다고 해서 재산분할이 완전히 무세인 것은 아닙니다. 받는 사람은 취득세를 부담하는데, 여기서도 명목에 따라 세율이 갈립니다. 재산분할로 인한 취득은 지방세법 제15조 제1항의 세율 특례가 적용되어, 무상취득 표준세율 3.5%에서 중과기준세율 2%를 뺀 1.5%의 낮은 세율로 취득세를 냅니다. 재산분할의 실질이 자기 몫의 청산이라는 점을 지방세법도 반영한 것입니다. 이미 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재산분할로 주택을 추가로 받아 다주택이 되더라도, 다주택 취득세 중과가 아니라 이 특례세율이 적용됩니다.
반면 위자료 대물변제로 부동산을 받으면 유상승계취득이 되어 일반 세율이 적용됩니다. 주택은 가액에 따라 1~3%의 표준세율이, 주택 외 부동산은 4%의 세율이 기본이고, 여기에 지방교육세 등 부가세목이 덧붙습니다. 같은 아파트를 받아도 재산분할이냐 위자료냐에 따라 받는 사람의 취득세가 두 배 이상 벌어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재산분할 취득 — 특례세율 1.5%, 다주택 취득세 중과 배제.
위자료 대물변제 취득 — 유상취득 세율(주택 1~3%, 그 외 부동산 4%) 적용.
두 경우 모두 지방교육세 등 부가세목이 추가되어 실제 부담률은 표시 세율보다 조금 높다.
취득세 신고 내용과 등기원인은 합의서의 이전 명목과 일치시켜야 한다.
숨은 함정 — 재산분할로 받은 부동산은 팔 때 세금이 몰린다
재산분할의 진짜 함정은 받은 다음에 있습니다. 위 대법원 96누14401 판결은 재산분할로 이전받은 부동산을 나중에 양도할 때, 취득가액을 재산분할 시점이 아니라 전 배우자가 그 부동산을 당초 취득한 시점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재산분할이 유상양도가 아닌 이상 새로운 취득도 아니어서, 취득시기와 취득가액이 원래 취득 때 그대로 승계된다는 논리입니다. 결국 혼인 기간 동안 오른 시세차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받은 사람이 나중에 팔 때의 양도차익으로 고스란히 누적됩니다.
가정해 보면 차이가 선명해집니다. 전 배우자가 3억 원에 취득한 아파트가 이혼 시점에 7억 원이 된 경우, 이를 재산분할로 받은 뒤 8억 원에 팔면 양도차익은 8억 원에서 3억 원을 뺀 5억 원으로 계산됩니다. 반면 같은 아파트를 위자료로 받았다면 취득가액이 이전받은 시점의 7억 원이므로 양도차익은 1억 원에 그칩니다. 당장 세금이 없는 재산분할이 장기적으로 언제나 유리한 것은 아니며, 받은 부동산을 곧 처분할 계획이라면 명목 선택이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보유기간 역시 전 배우자의 당초 취득일부터 통산되므로,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재산분할은 양도소득세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팔 때로 미루는' 구조에 가깝다 — 취득가액과 취득시기가 전 배우자의 당초 취득 기준으로 승계되기 때문이다.
1세대 1주택 비과세가 끼어들면 유불리가 뒤집힌다
지금까지의 비교는 1세대 1주택 비과세라는 변수를 만나면 다시 달라집니다. 넘겨주는 배우자가 2년 이상 보유(취득 당시 조정대상지역이면 2년 거주 요건 추가) 등 소득세법 제89조의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췄다면, 위자료 대물변제로 그 주택을 넘겨도 양도가액 12억 원 이하까지는 양도소득세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위자료 명목이 오히려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넘겨주는 쪽은 비과세로 세 부담이 없고, 받는 쪽은 취득가액이 이전 시점의 가액으로 잡혀 장래의 양도차익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재산분할로 주택을 받은 경우의 비과세 판단에도 특징이 있습니다. 재산분할 취득은 당초 취득이 승계되는 구조이므로, 1세대 1주택 비과세의 보유기간도 전 배우자가 그 주택을 취득한 날부터 기산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전 배우자가 이미 오래 보유해 온 주택이라면, 재산분할로 받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양도하더라도 보유기간 요건은 채워져 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거주 요건이나 세대의 다른 주택 보유 여부는 받은 사람을 기준으로 따로 판단해야 하므로, 처분 계획이 있다면 요건 충족 여부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협의서와 등기원인 — 명목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다툼이 된다
실무에서 분쟁이 가장 많이 생기는 지점은 명목을 구분하지 않은 합의입니다. '아파트를 넘겨주는 것으로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모두 갈음한다'는 식으로 뭉뚱그려 쓰면, 과세관청은 이전된 재산 중 어디까지가 재산분할이고 어디부터가 위자료인지 실질을 따져 과세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양도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협의이혼이든 조정·판결이든, 합의서와 조서에 재산분할 몫과 위자료 몫을 금액과 대상별로 구분해 명시하고, 소유권이전등기의 등기원인도 그에 맞추어 기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전 시점도 세금을 가릅니다. 이혼신고가 되기 전, 즉 법률상 혼인 중에 부동산을 넘기면 재산분할도 위자료도 아닌 배우자 간 증여로 취급되어 증여세의 영역으로 들어갑니다. 이때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의 배우자 증여재산공제 6억 원이 적용되어 그 이하라면 증여세는 없지만, 받은 사람이 10년 안에 그 부동산을 팔면 이월과세(소득세법 제97조의2)로 취득가액이 증여한 배우자의 당초 취득가액으로 계산되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한편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없으므로(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이혼 후 정산을 미루고 있다면 이 기간 안에 마무리해야 합니다.
합의서·조정조서에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금액·대상별로 구분해 기재할 것.
소유권이전등기의 등기원인과 취득세 신고 내용을 합의서와 일치시킬 것.
이혼신고 전 이전은 배우자 증여 — 6억 원 공제와 10년 이월과세를 함께 검토할 것.
이혼한 날부터 2년의 재산분할청구권 행사기간을 넘기지 말 것.
자주 묻는 질문
Q. 재산분할로 아파트를 받으면 세금을 전혀 안 내나요?
A.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는 없지만 취득세는 냅니다. 재산분할 취득에는 지방세법상 특례세율 1.5%가 적용되고 지방교육세 등이 덧붙습니다. 다만 나중에 그 아파트를 팔 때는 전 배우자의 당초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차익이 계산되므로, 처분 시점의 양도소득세까지 미리 내다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위자료로 집을 넘기면 세금은 누가 내나요?
A. 넘겨주는 배우자가 양도소득세를 부담합니다. 위자료 채무를 부동산으로 갚는 대물변제는 유상양도로 취급되기 때문입니다. 받는 사람은 사회통념상 상당한 범위의 위자료라면 소득세·증여세 없이, 유상취득 세율에 따른 취득세만 부담합니다.
Q. 합의서에 재산분할인지 위자료인지 구분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나요?
A. 과세관청이 재산 형성 기여도와 위자료 액수의 상당성 등 실질을 따져 명목을 나누어 판단하게 되고, 그 결과 일부가 위자료 대물변제로 인정되면 넘겨준 쪽에 양도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사후에 다투는 것보다 합의 단계에서 금액과 대상을 구분해 명시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Q. 재산분할로 받은 집을 바로 팔면 양도소득세가 많이 나오나요?
A. 취득가액이 전 배우자의 당초 취득가액으로 승계되므로 혼인 기간의 시세 상승분까지 양도차익에 포함되어 세금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보유기간도 당초 취득일부터 통산되므로,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이나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충족되면 실제 부담은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Q. 이혼신고 전에 미리 명의를 넘겨도 되나요?
A. 법률상 혼인 중의 이전은 배우자 간 증여로 취급되어 6억 원까지는 증여재산공제로 증여세가 없습니다. 그러나 받은 사람이 10년 안에 팔면 이월과세로 증여한 배우자의 취득가액이 적용되어 양도소득세가 커질 수 있고, 재산분할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법리도 적용받지 못하므로 이전 시점은 신중히 정해야 합니다.
Q. 재산분할 금액이 너무 크면 증여세가 나올 수 있나요?
A. 혼인 중 형성된 재산과 기여도에 비추어 상당한 정도를 현저히 벗어난 과대한 분할이고 조세 회피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 초과 부분에 증여세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통상의 기여도 범위에서 이루어진 재산분할이라면 증여세를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맺음말
같은 부동산을 넘겨도 재산분할이면 넘겨주는 쪽에 양도소득세가 없고, 위자료면 대물변제로 과세된다는 것이 두 명목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그러나 재산분할은 취득가액과 취득시기가 승계되어 세금이 '팔 때'로 미뤄지는 구조이고, 넘겨주는 배우자가 1세대 1주택 비과세 대상이라면 오히려 위자료 명목이 유리해지는 등, 어느 쪽이 절세인지는 부동산의 취득가액·보유기간·처분 계획에 따라 달라집니다. 명목 선택은 합의서 문구 한 줄의 문제가 아니라 세금 설계의 문제입니다.
이혼 협의 단계라면 부동산을 누가 가질지만 정하지 말고, 그 명목과 이전 시점, 등기원인 기재까지 함께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처럼 아파트가 재산분할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은 지역이라면,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과세 구조를 한 번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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