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연금 재산분할 — 퇴직연금·연금보험을 나누는 법원의 방식
사적연금 재산분할 — 퇴직연금·연금보험을 나누는 법원의 방식
법률가이드
이혼

사적연금 재산분할 — 퇴직연금·연금보험을 나누는 법원의 방식 

강대현 변호사

이혼 재산분할을 준비하면서 국민연금은 공단에 분할연금을 청구하면 된다는 말을 듣고, 퇴직연금이나 연금보험도 같은 방식으로 나뉠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회사에서 쌓아온 퇴직연금, 은행과 보험사에 넣어온 연금저축·연금보험은 공단처럼 청구를 받아 나눠 주는 기관이 아예 없습니다. 이런 사적연금은 오로지 민법상 재산분할 절차 안에서 다퉈야 하고, 여기서 빠뜨린 채 이혼 후 2년이 지나면 청구할 길 자체가 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사적연금과 국민연금 분할연금이 왜 다른 경로로 나뉘는지, 법원이 사적연금을 어떤 기준 시점과 방식으로 분할하는지, 협의서에는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사적연금과 국민연금 — 나누는 경로 자체가 다르다

국민연금·공무원연금·군인연금 같은 공적연금에는 법률이 직접 만들어 둔 분할연금 제도가 있습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는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이혼배우자가 일정 요건을 갖추면 국민연금공단에 직접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공무원연금에도 2016년부터 같은 취지의 분할연금 제도가 도입되어 있습니다. 이 경로의 특징은 전 배우자와 협의가 되지 않아도, 심지어 재산분할 절차에서 연금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어도, 공단에 청구서를 내면 요건 심사를 거쳐 이혼배우자에게 직접 지급된다는 점입니다.

반면 퇴직연금·연금저축·연금보험 같은 사적연금에는 이런 제도가 없습니다. 은행·보험사·증권사가 "이혼했으니 절반을 배우자에게 지급하라"는 청구를 받아 줄 법적 근거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적연금은 민법 제839조의2가 정한 재산분할 절차, 즉 부부 사이의 협의나 가정법원의 심판을 통해서만 나눌 수 있습니다. 나누는 기관과 근거 법률이 다르다는 것이 첫 번째 차이이고, 아래에서 보듯 청구 기한과 분할 방식의 차이가 여기서 연쇄적으로 이어집니다.

국민연금 분할연금은 국민연금법이 만든 공단에 대한 청구권이고, 사적연금은 민법상 재산분할로만 나눌 수 있다 — 경로가 다르면 기한도, 나누는 방식도 달라진다.

국민연금 분할연금 — 재산분할과 별개로 성립하는 수급권

비교의 기준점으로 국민연금 쪽 구조를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에 따라 가입기간 중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이고, 이혼했으며, 전 배우자가 노령연금 수급권자이고, 본인도 연금 수급연령에 도달했다면, 그때부터 5년 이내에 공단에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분할 대상은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이며 이를 균등하게 나누는 것이 법의 기본값입니다. 대법원은 이 분할연금 수급권을 이혼배우자가 연금 형성에 기여한 부분을 청산·분배받는 고유한 권리로 봅니다.

중요한 것은 이 권리가 재산분할 협의·심판과 별개로 성립한다는 점입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의2는 재산분할 절차에서 당사자 협의나 법원 심판으로 분할 비율을 달리 정했다면 그에 따르도록 하는데,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8두65088 판결은 여기에 해당하려면 연금의 분할 비율 등을 달리 정하기로 하는 명시적인 합의나 심판이 분명히 드러나야 하고, 협의서에 연금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혼배우자가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했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서로 재산분할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포괄적 정산 문구만으로는 국민연금 분할연금이 배제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사적연금의 종류와 평가 — 무엇을 기준으로 값을 매기나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사적연금은 생각보다 범위가 넓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연금(DB형·DC형·IRP), 세제혜택을 받는 연금저축(연금저축보험·연금저축펀드), 일반 연금보험이 대표적입니다. 명의가 부부 중 한쪽으로 되어 있어도 혼인 중의 소득으로 적립된 부분은 부부가 협력하여 이룩한 재산으로서 분할 대상이 됩니다. 다만 상품 유형마다 "지금 얼마짜리 재산인가"를 재는 방법이 다르므로, 유형별 평가 기준을 알아 두어야 합니다.

  • DB형(확정급여형) 퇴직연금 — 회사가 적립·운용하고 퇴직 시점에 급여가 확정되는 구조. 기준 시점에 퇴직한다고 가정할 때의 예상 퇴직급여액으로 평가.

  •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IRP — 근로자 명의 계좌에 적립·운용되는 구조. 기준 시점의 계좌 적립금(잔액) 상당액으로 평가.

  • 연금저축·연금보험 — 기준 시점의 해지환급금 또는 적립금 상당액으로 평가하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 방식.

  • 이미 연금 지급이 개시된 상품 — 수급권의 가치를 평가해 일시금으로 정산하거나, 아래에서 보는 정기금 방식의 분할을 검토.

혼인 전부터 가입해 있던 상품이라면 혼인 전 적립분은 원칙적으로 명의자의 특유재산이지만, 혼인 중에 보험료·부담금이 계속 납입되었다면 그 기간에 대응하는 적립 부분은 분할 대상에 들어옵니다. 실무에서는 전체 적립금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을 납입기간 비율 등으로 산정해 분할 대상 재산에 반영하는 방식이 흔히 쓰입니다. 이는 부부 일방의 특유재산이라도 다른 일방이 그 유지·증식에 협력했다면 그 부분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확립된 법리의 연장선에 있는 처리입니다. 따라서 결혼 전에 가입한 상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 목록에서 통째로 빼는 것은 정확한 정리가 아닙니다.

아직 퇴직하지 않았어도 나눈다 — 기준 시점은 변론종결시

과거 판례는 장래의 퇴직급여를 "받을지 안 받을지 불확실한 재산"으로 보아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고 분할 액수를 정할 때 참작만 했습니다. 이 태도를 바꾼 것이 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2므2888 전원합의체 판결입니다. 대법원은 부부 일방이 아직 퇴직하지 않고 재직 중이어서 실제 퇴직급여를 수령하지 않았더라도,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그 시점에 퇴직할 경우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급여 상당액의 채권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시했습니다. 배우자가 "아직 회사를 다니고 있으니 퇴직금은 나눌 수 없다"는 주장은 이 판결 이후 통하지 않습니다. 퇴직금뿐 아니라 퇴직수당처럼 퇴직을 원인으로 지급되는 급여도 같은 법리로 다뤄집니다.

실무에서는 재직 중인 배우자의 회사가 발급하는 퇴직급여 추정액 자료나 DC형·IRP 계좌의 잔액 증명으로 금액을 산정합니다. 산정된 금액은 예금·부동산과 함께 분할 대상 재산 총액에 합산되고, 법원이 정한 분할 비율을 적용해 보통은 다른 재산의 지분이나 현금으로 정산하는 일시금 방식으로 처리됩니다. 예를 들어 변론종결 시점의 예상 퇴직급여가 1억원이고 분할 비율이 50%로 정해졌다면, 그 5,000만원만큼이 상대방 몫의 정산액에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실제 퇴직이 몇 년 뒤라 하더라도 기준은 어디까지나 변론종결 시점이므로, 그 이후의 승급이나 근속 연장으로 불어날 부분까지 미리 나누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받고 있는 연금 — 정기금 방식이라는 선택지

연금이 이미 개시되어 매월 지급받고 있는 경우는 어떨까요. 같은 날 선고된 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미 퇴직하여 연금을 수령 중인 경우 그 퇴직연금수급권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고, 연금수급권자가 매월 수령하는 연금액 중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의 재산분할이 가능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사건은 공무원 퇴직연금이 문제된 사안이었지만 — 당시에는 공무원연금에 분할연금 제도가 없어 재산분할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매월 연금 형태로 들어오는 자산을 나누는 방식에 관한 법리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일시금 정산과 정기금 분할은 장단이 뚜렷합니다. 일시금은 이혼과 동시에 관계를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지만, 장래 연금의 현재가치 평가를 둘러싼 다툼이 있고 지급하는 쪽이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정기금은 평가의 불확실성 없이 실제 수령액을 기준으로 나눌 수 있는 대신, 상대방이 지급을 미루거나 사망하는 위험을 안은 채 전 배우자와의 금전 관계가 길게 이어집니다. 법원은 함께 분할되는 다른 재산의 규모, 당사자의 나이와 소득, 연금 외 노후 대비 수단이 있는지 등을 고려해 방식을 정합니다. 실무에서는 함께 나눌 다른 재산이 충분하면 일시금 정산으로 흡수하는 경우가 많고, 연금 외에 나눌 재산이 마땅치 않은 사안에서 정기금 방식이 실질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사적연금 분할의 실무 함정 — 명의자가 처분할 수 있다

국민연금 분할연금은 공단이 이혼배우자에게 직접 지급하므로 전 배우자가 중간에서 빼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사적연금은 정반대입니다. 명의자가 마음만 먹으면 연금보험을 해약하거나 연금계좌에서 중도인출을 해 버릴 수 있고, 일단 현금화되어 사라진 돈은 되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혼 분쟁이 시작될 조짐이 보이면 상대방 명의 연금 자산에 대해 가압류 등 보전처분을 미리 걸어 두는 것을 검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미 처분이 이뤄진 뒤라면 민법 제839조의3이 인정하는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권을 근거로, 상대방이 분할을 피하려고 빼돌린 재산의 원상회복을 구하는 방법이 남습니다.

상대방이 가입 내역 자체를 숨기는 경우에는 조회 수단을 활용합니다. 재판 절차에서는 가정법원의 재산명시·재산조회 제도와 금융기관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사실조회를 통해 퇴직연금 적립금과 연금계좌 잔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송 전 단계라면 배우자의 연말정산 자료에 찍히는 연금계좌 세액공제 내역, 급여명세서의 퇴직연금 부담금 항목이 가입 사실을 확인하는 단서가 됩니다. 어떤 자산이 있는지 모르면 나눌 수도 없으므로, 사적연금 분할은 목록을 확보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협의서에 어떻게 담아야 하나 — 이혼 후 2년의 시간제한

기한 차이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은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에 따라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없고, 이 기간은 제척기간이어서 중단이나 연장이 없습니다. 분할연금 청구기한 5년에 익숙해져 "연금 문제는 천천히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정작 사적연금은 2년이 지나는 순간 청구할 길이 사라집니다. 협의이혼을 하면서 퇴직연금·연금저축의 존재를 모른 채 넘어갔다면, 2년 안에 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해 뒤늦게 발견한 연금 자산까지 정산을 구할 수 있습니다.

협의서를 쓴다면 두 연금의 방향이 정반대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적연금은 협의서에 금융회사·계좌·평가액을 특정하고 정산 방법을 적어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국민연금 분할연금은 아무 말이 없어도 법에 따라 발생하므로, 균등분할과 다르게 정하고 싶다면 분할 비율을 달리한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침묵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습니다 — 사적연금의 침묵은 상실로, 국민연금의 침묵은 법정 균등분할로 이어집니다.

국민연금 분할연금은 적지 않아도 발생하지만, 사적연금은 적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 — 협의서에서 두 연금이 요구하는 것은 정반대다.

자주 묻는 질문

Q. 퇴직연금도 국민연금처럼 공단이나 금융회사에 분할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없습니다. 분할연금 제도는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에만 법으로 마련되어 있고, 퇴직연금·연금저축·연금보험을 이혼배우자에게 나눠 지급할 근거는 금융회사에 없습니다. 사적연금은 민법 제839조의2에 따른 재산분할 협의나 가정법원 심판으로만 나눌 수 있습니다.

Q. 배우자가 아직 회사에 다니는 중인데 퇴직연금을 나눌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 2012므2888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아직 퇴직 전이라도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그 시점에 퇴직할 경우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급여 상당액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됩니다. 회사의 퇴직급여 추정액 자료나 DC형 계좌 잔액으로 금액을 산정합니다.

Q. 이혼하고 나서야 배우자의 연금저축을 알게 됐습니다. 지금이라도 나눌 수 있나요?

A.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가정법원에 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해 그 연금 자산의 정산을 구할 수 있습니다. 협의 당시 몰랐던 재산도 분할 대상에서 당연히 빠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2년의 제척기간이 지나면 청구권 자체가 소멸하므로 서둘러야 합니다.

Q. 연금보험을 해지하지 않고 나누는 방법도 있나요?

A. 실무에서는 계약을 유지한 채 해지환급금 상당액을 평가해 다른 재산이나 현금으로 정산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상품을 실제로 해지하면 환급금 손실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명의자가 계약을 유지하고 그 가치만큼을 상대방 몫에 반영하는 쪽이 서로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계약자 명의 변경은 상품과 보험사 기준에 따라 제약이 있으므로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재산분할 합의서를 이미 썼는데, 국민연금 분할연금은 따로 청구할 수 있나요?

A. 합의서에 연금 분할 비율을 달리 정한다는 명시적 내용이 없다면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법원 2018두65088 판결은 협의서에 연금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 분할연금 수급권 포기로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 포괄적인 정산 완료 문구만으로는 분할연금이 배제되지 않습니다.

Q. 혼인 전부터 넣던 연금저축도 전부 나눠야 하나요?

A. 혼인 전에 적립된 부분은 원칙적으로 명의자의 특유재산이라 분할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혼인 중의 소득으로 납입이 이어졌다면 그 기간에 대응하는 적립 부분은 분할 대상이 되고, 실무에서는 납입기간 비율 등으로 혼인 중 형성분을 산정합니다. 전액이 아니라 혼인기간 기여분이 기준입니다.

맺음말

같은 "연금"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국민연금과 사적연금은 나누는 기관, 근거 법률, 청구 기한, 분할 방식이 전부 다릅니다. 국민연금 분할연금은 요건만 갖추면 공단에서 직접 받는 권리이지만, 퇴직연금·연금저축·연금보험은 이혼 후 2년 안에 재산분할 절차에서 주장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재산입니다. 특히 혼인기간이 길수록 연금 자산이 부동산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재산 목록을 만들 때 연금계좌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배우자의 연금 가입 내역을 어디까지 파악할 수 있는지, 예상 퇴직급여를 어떻게 산정하고 협의서에 어떤 문구로 담을지는 사안마다 판단이 달라집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이혼과 재산분할을 준비하고 계시다면, 협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연금 자산의 목록과 평가액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