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저지를 사람"이라는 판단은 어떻게 다투는가-구속연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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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저지를 사람"이라는 판단은 어떻게 다투는가-구속연구5 

윤영석 변호사

수원 구속영장실질심사, "또 저지를 사람"이라는 판단은 어떻게 다투는가 — 구속사유 반박 시리즈 ④·완결, 재범 위험성과 피해자 위해 우려

법무법인 베테랑 | 담당변호사 윤영석 보석제도 개선 연구로 2025년 학술상을 수상한 한국법무보호복지학회 부회장. 구속과 석방 제도를 실무와 학술 양면에서 연구하는 형사전문 변호사입니다.


주거 부정, 도주 우려, 증거인멸 우려.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이 정한 구속 사유를 하나씩 다루었습니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이번 칼럼은 제70조 제2항입니다.

"법원은 구속사유를 심사함에 있어서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를 고려하여야 한다."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명문화된 이 조항은 성범죄, 스토킹, 폭력 사건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갈수록 무게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에게 다시 위해를 가할 사람"이라는 평가가 한번 형성되면, 주거와 직장이 아무리 탄탄해도 구속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이 항목은 다른 어떤 사유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먼저 구조를 정확히 보아야 합니다 — '사유'가 아니라 '고려사항'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피해자 위해 우려는 그 자체로 독립된 구속 사유가 아니라, 제1항의 사유(주거 부정, 증거인멸 우려, 도주 우려)를 심사할 때 고려하는 사정이라는 점입니다.

이 구별은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변론의 뼈대가 됩니다. 영장청구서가 "본건은 죄질이 불량하고 재범의 위험이 높다"는 주장만으로 구속의 필요성을 채우려 한다면, 변호인은 먼저 이렇게 짚을 수 있습니다. 그 사정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구속 사유와 연결된다는 것인지, 즉 재범 위험이 높다는 평가가 도주 우려로 이어진다는 것인지 피해자 위해로 이어진다는 것인지를 특정하라는 것입니다. 연결 고리가 특정되어야 반박도 정확해지고, 특정되지 않는 주장은 구속 사유를 보충하지 못하는 막연한 비난에 그칩니다.

다만 이 구조론만으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결국 실질을 봅니다. 그래서 나머지 지면은 실질, 즉 재범 위험성과 위해 우려 판단을 사실로 뒤집는 방법에 쓰겠습니다.

재범 위험성 — 법원은 '과거'가 아니라 '구조'를 봅니다

재범 위험성 판단에서 법원이 보는 것은 전과의 유무만이 아닙니다. 핵심은 범행을 가능하게 했던 조건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가입니다.

동종 전과가 있는지, 범행이 일회적이었는지 반복적이었는지, 범행이 어떻게 중단되었는지(스스로 멈추었는지, 적발로 멈추었는지), 그리고 범행 당시의 환경 — 직장, 관계, 경제 상황, 음주나 중독 문제 — 이 그대로인지를 봅니다.

여기서 변론의 방향이 나옵니다. 재범 위험성 반박은 "다시는 안 하겠다"는 다짐의 문제가 아니라, 범행의 조건이 이미 해체되었음을 보여주는 사실의 문제입니다.

  • 직장 내 범행이라면 퇴사 또는 부서 분리가 완료되었다는 소명

  • 관계에서 비롯된 범행이라면 물리적·법적 분리(이사, 접근 차단)가 이루어졌다는 소명

  • 음주·중독이 매개된 범행이라면 치료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소명 — 진단서와 치료 계획서, 통원 내역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심사 이후에 치료하겠다는 계획보다, 심사 전에 첫 진료를 마친 사실 하나가 훨씬 무겁게 평가됩니다

  • 초범이라면 범행의 우발성과 함께, 수십 년간 형사처벌 없이 유지해 온 생활 자체가 재범 위험 판단의 기초 자료임을 환기

가족의 역할도 큽니다. 배우자나 부모가 피의자의 생활을 관리·감독하겠다는 서약과 구체적 계획(동거, 출퇴근 동행, 금주 관리 등)은 "범행의 조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로서 의견서에 담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 위해 우려 — 가장 민감하고, 가장 조심해야 하는 항목

성범죄·스토킹·가정폭력 사건에서 이 항목은 사실상 심사의 중심입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변론 이전에 하지 말아야 할 일부터 분명히 해야 합니다.

피의자나 가족이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사과나 합의 의사를 전하려는 것이었더라도 그 자체로 위해·회유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선의의 연락 한 통이 영장 발부의 결정적 사유가 되는 경우를 봅니다. 피해자와의 모든 소통은 예외 없이 변호인을 통해야 합니다. 이는 지난 칼럼에서 증거인멸 우려와 관련해 드린 당부와 같은 원칙입니다.

그 위에서, 위해 우려를 배척하는 소명은 다음과 같이 구성합니다.

첫째, 접촉 가능성의 물리적 차단입니다. 피해자와 생활권이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주거·직장의 거리), 연락처를 알지 못하거나 이미 차단되어 있다는 사실을 소명합니다. 스토킹 사건에서 이미 잠정조치(접근금지 등)가 내려져 있고 이를 성실히 준수해 왔다면, 그 준수 이력 자체가 "덜 침익적인 수단으로 충분히 통제되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논거가 됩니다.

둘째, 자발적 조건의 선제 제시입니다. 접근 금지 서약, 주거 제한 감수 의사, 필요하다면 위치 확인 조치까지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법원에 "구속하지 말아 달라"고만 호소하는 것과, "구속이 달성하려는 목적을 이 조건들로 달성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설득의 급이 다릅니다.

이 대목은 제가 연구자로서 오래 들여다본 주제이기도 합니다. 구속영장 단계의 조건부 석방과 보석 조건의 설계는 결국 같은 질문 — "구금 없이 절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가" — 을 다루고 있고, 이 질문에 구체적 답을 제시하는 변론이 심사에서 가장 힘이 셉니다. 조건 설계의 실제는 향후 보석 시리즈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범죄의 중대성에 관하여

제2항의 첫 번째 고려사항인 범죄의 중대성은 도주 우려 편에서 이미 다루었습니다. 요지는 같습니다. 중대성은 다른 사유들을 심사할 때 고려되는 사정일 뿐, "죄가 무거우니 구속한다"는 결론을 단독으로 지탱하지 못합니다.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사례 — 법정형이 매우 무거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었으나 피의자의 구체적 사정에 대한 소명 끝에 기각된 사건 — 가 이를 보여줍니다.

시리즈를 마치며 — 네 편을 관통하는 하나의 원칙

구속사유 반박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네 편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구속영장실질심사는 '어떤 죄를 지었는가'를 다투는 자리가 아니라, '이 사람을 가두어 둘 필요가 있는가'를 다투는 자리이며, 그 답은 언제나 피의자의 추상적 죄명이 아니라 구체적 삶 속에 있습니다.

주거는 서류로, 도주 우려는 생활의 구조로, 증거인멸 우려는 수사 경과와 다툼의 성격으로, 재범 위험과 위해 우려는 범행 조건의 해체와 대안의 제시로. 각 항목의 반박 재료는 모두 피의자의 실제 삶에서 나오고, 그것을 하루 안에 수집해 하나의 서사로 구조화하는 것이 영장 단계 변호인의 일입니다.

영장이 발부되었더라도 절차는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구속 이후의 석방 절차 — 구속적부심사와 보석 — 를 다룹니다. 보석제도를 연구해 온 변호사로서, 어느 시점에 어떤 절차를 선택해야 하는지, 법원은 보석 조건을 어떻게 설계하는지를 실무와 연구를 오가며 정리하겠습니다.

영장 청구 통지를 받으셨다면 심사까지 남은 시간은 통상 하루뿐입니다. 법무법인 베테랑은 수원지방법원 도보 거리인 광교스마트법조프라자에서 긴급 사건에 즉시 대응하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베테랑 | Tel. 1660-4884 | www.veteranlaw.co.kr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로248번길 40, 602-606호 (광교스마트법조프라자 6층)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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