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간 항소심 유죄, 대법원 상고로 다툴 수 있는 사유는
준강간 항소심 유죄, 대법원 상고로 다툴 수 있는 사유는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

준강간 항소심 유죄, 대법원 상고로 다툴 수 있는 사유는 

강대현 변호사

항소심에서도 준강간 유죄가 그대로 인정되면, 무죄를 다투던 피고인에게 남은 마지막 절차는 대법원 상고입니다. 그런데 상고심은 사실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심리하는 재판이 아니라 원심 판단의 법리적 하자만 가려내는 사후심이어서, 항소심에서 이미 다퉜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특히 준강간죄는 심신상실·항거불능이라는 개념의 해석이 유무죄를 가르는 만큼, 어떤 사유가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한 상고이유에 해당하는지부터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준강간 항소심 유죄 판결에 불복해 상고할 때 실제로 다툴 수 있는 사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상고이유서 제출까지 어떤 절차와 기한을 지켜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준강간 항소심에서 유죄가 나온 뒤, 상고 여부부터 판단해야 하는 이유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준강간 유죄 판결을 받으면 당장 남은 선택지는 대법원 상고뿐입니다. 그런데 상고를 결심할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촉박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74조는 상고 제기기간을 판결 선고일로부터 7일로 정하고 있고, 이 7일은 판결이 선고된 날은 계산에 넣지 않되 그 안에 포함된 공휴일·토요일까지 그대로 세는 불변기간입니다. 상고장 자체는 대법원이 아니라 판결을 선고한 원심법원, 즉 항소심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는 점도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7일을 넘기면 항소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어 버립니다. 이후 상소권회복청구 같은 예외적 구제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이는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넘겼음을 별도로 소명해야 하는 무거운 절차입니다. 따라서 항소심 선고 직후에는 판결문을 정독하며 어떤 부분에서 법리적 하자를 찾을 수 있는지부터 가늠해야 합니다. 상고이유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상고장만 내고 보는 경우도 있지만, 상고이유서 단계에서 결국 적법한 사유를 제시하지 못하면 뒤에서 볼 것처럼 상고 자체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상고 제기기간은 판결 선고일로부터 7일이며, 상고장은 대법원이 아니라 항소심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 준강간 사건에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는 사유

상고심은 항소심처럼 사실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심리하는 재판이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383조가 정한 사유에 해당해야만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고, 그 밖의 주장은 아무리 억울해도 대법원의 심판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준강간 사건에서 실제로 문제 삼을 수 있는 사유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 1호 — 법령위반: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 위반이 있을 때. 준강간죄의 심신상실·항거불능 개념을 잘못 해석·적용한 '법리오해'가 여기 포함됩니다.

  • 2호 — 형의 폐지·변경·사면: 판결 후 해당 처벌 규정이 폐지되거나 바뀌었거나, 사면이 있었을 때.

  • 3호 — 재심청구 사유: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가 있을 때.

  • 4호 — 중대한 사실오인·양형부당: 다만 이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인정됩니다.

실무에서 준강간 사건의 상고이유서가 가장 자주 기대는 것은 1호의 법리오해입니다. 4호는 선고형이 10년 이상이어야 한다는 문턱이 있어 적용 범위가 좁고, 2호·3호는 발생 빈도 자체가 낮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소심 유죄 판결을 다툴 때는 먼저 선고된 형량이 몇 년인지부터 확인하고, 그에 따라 어느 사유를 주된 축으로 삼을지 정하는 순서가 됩니다.

준강간죄 법정형이 상고이유를 가른다 — 3년 이상 유기징역과 10년 기준

형법 제297조는 강간죄의 법정형을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정하고 있고, 형법 제299조의 준강간죄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 경우 제297조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하여 강간죄와 같은 형으로 다스립니다. 준강제추행이라면 제298조의 예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문제는 이 법정형 구조가 앞서 본 형사소송법 383조 4호의 '10년 이상' 기준과 정확히 맞물린다는 점입니다.

가령 항소심에서 준강간죄로 5년의 실형이 선고됐다면, 이는 10년에 미치지 못하므로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상고 자체가 원천적으로 봉쇄됩니다. 이런 경우 남는 길은 사실상 1호의 법리오해뿐입니다. 반대로 여러 피해자에 대한 준강간죄가 경합범으로 가중되어 10년 이상의 형이 선고됐다면, 4호를 근거로 양형이 심히 부당하다는 주장도 함께 펼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상고이유서를 준비하기 전에 선고형이 10년을 기준으로 어느 쪽에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법리오해를 다투는 방법 — 심신상실·항거불능 판단기준을 잘못 적용했다는 주장

준강간죄의 핵심 쟁점은 대부분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가'로 모입니다. 항소심이 이 개념을 판례의 기준과 다르게, 지나치게 단순화해 적용했다면 이는 법령위반(법리오해)으로 다툴 수 있는 전형적인 지점입니다.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은 준강간·준강제추행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판단하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는데, 이 판례가 요구하는 심리 방식을 항소심이 따르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상고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위 판결은 기억장애만 있는 알코올 블랙아웃과, 의식 자체가 소실되는 패싱아웃을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블랙아웃 상태만으로는 통상 항거불능까지 인정하기 어렵지만, 의식상실이 아니더라도 알코올로 의사결정능력이나 저항력이 현저히 저하됐다면 항거불능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가리기 위해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 시간, 평소 주량, 사건 당시 CCTV·목격 진술, 만나게 된 경위와 성적 접촉의 장소·방식, 사건 이후 피고인·피해자의 반응까지 종합적으로 심리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만약 항소심 판결문이 '피해자가 블랙아웃을 주장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항거불능을 인정하고, 위와 같은 개별 사정들을 구체적으로 짚지 않았다면, 판례가 요구하는 종합판단을 누락한 법리오해라는 주장을 상고이유서에 담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항소심이 이미 이런 사정들을 하나하나 짚어 판단했다면, 같은 논리를 다시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상고심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알코올 블랙아웃과 패싱아웃은 구별되며, 항거불능 여부는 음주 정황·언동·전후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2018도9781 판결의 요지다.

사실오인·양형부당은 왜 상고심에서 다투기 어려운가 — 사후심의 한계

상고심은 원심의 소송기록만을 토대로 법률적 판단의 당부만 가리는 '사후심'입니다. 항소심에서 제출하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를 상고심에서 처음 꺼내 사실관계를 다시 다퉈보려는 시도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형사소송법 제384조는 상고심의 심판범위를 항소심에서 이미 심판대상이 됐던 사항으로 한정하고 있어서,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않았거나 항소심이 직권으로 판단하지 않은 사항은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습니다.

또한 앞서 본 대로 사실오인·양형부당(4호)은 선고형이 10년 이상인 사건에서만 상고이유가 됩니다. 이 문턱에 미치지 못하는 사건에서 '증거를 다시 봐 달라'거나 '형이 너무 무겁다'는 취지만으로 상고이유서를 작성하면,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실질 심리 없이 상고가 기각될 위험이 큽니다. 결국 10년 미만의 실형이 선고된 준강간 사건에서는 사실관계 자체보다, 항소심이 법령이나 판례의 해석·적용을 그르쳤는지에 집중해 상고이유서를 구성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상고 절차와 기한 — 상고장부터 상고이유서까지

상고는 크게 세 단계로 진행됩니다. 각 단계마다 기한이 명확히 정해져 있고, 이를 넘기면 별도의 소명 없이는 절차가 끝나 버리므로 순서와 기한을 함께 파악해 두어야 합니다.

  • ① 상고장 제출: 판결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에 항소심 법원(원심법원)에 상고장을 낸다(형사소송법 제374조·제375조).

  • ② 소송기록접수통지: 대법원이 기록을 넘겨받으면 상고인 측에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보낸다.

  • ③ 상고이유서 제출: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79조).

이 중 상고이유서 제출기한을 놓치는 사례가 실무에서 적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80조는 상고이유서를 기한 내에 내지 않았거나, 제출된 상고이유가 상고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명백한 경우 결정으로 상고를 기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상고장만 내고 상고이유서를 준비하지 않으면, 실체 판단을 받아보지도 못한 채 절차만으로 사건이 끝날 수 있습니다.

상고이유서 작성과 상고심 진행 중 유의점

상고이유서는 단순히 '억울하다'는 취지를 나열하는 서면이 아니라, 원심 판결의 어느 판단이 형사소송법 383조의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소송기록의 어느 부분과 어긋나는지를 특정해 명시해야 하는 서면입니다. 준강간 사건이라면 항소심 판결문에서 심신상실·항거불능을 인정한 부분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대법원 판례가 요구하는 심리 요소 중 무엇이 빠졌는지를 대비해 보여주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추상적으로 '증거가 부족하다'고만 쓰는 상고이유서는 앞서 본 380조에 따라 기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고심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구속 상태나 형 집행 여부 등은 별도로 관리해야 할 문제로 남습니다. 또한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이 파기되어 사건이 항소심으로 환송되더라도, 형사소송법 제368조·제399조가 정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환송 후 항소심은 피고인만 상고한 경우 종전 선고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는 검사가 함께 상고하지 않은 경우를 전제로 한 원칙이므로, 검사도 상고했는지 여부까지 함께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준강간 항소심 유죄 판결에 상고하면 형이 오히려 더 무거워질 수도 있나요?

A. 피고인만 상고한 사건이라면 형사소송법 제368조·제399조의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상고심이나 파기환송 후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습니다. 다만 검사도 함께 상고한 경우라면 이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어, 상고 전에 검사의 상고 여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상고이유서에 항소심에서 내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를 넣을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상고심은 소송기록을 토대로 법률적 판단만 가리는 사후심이고, 형사소송법 제384조에 따라 항소심에서 심판대상이 아니었던 사항은 상고심 심판범위에도 들지 않습니다. 새 증거로 사실관계를 다시 다투고 싶다면 상고보다는 재심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Q. 상고이유서 제출기한 20일을 넘기면 바로 끝인가요?

A. 형사소송법 제380조에 따라 기한 내 상고이유서 미제출은 결정에 의한 상고기각 사유입니다. 다만 우편 지연 등 본인 책임이 아닌 사정이 있었다면 상소권회복청구 같은 구제절차를 검토할 수 있으나, 이는 예외적 절차이므로 애초에 기한을 지키는 것이 원칙입니다.

Q. 항소심에서 선고된 형이 10년 미만이면 상고 자체가 불가능한가요?

A. 상고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형사소송법 제383조 4호의 사실오인·양형부당은 선고형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일 때만 상고이유가 됩니다. 10년 미만이라면 남는 길은 법령위반(법리오해)이나 재심사유 등 나머지 사유이므로, 항소심 판단의 법리적 하자를 찾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Q.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면 다시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있나요?

A. 파기환송은 대법원이 지적한 법리적 하자를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이지, 무죄를 확정하는 결정이 아닙니다. 환송받은 항소심은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에 따라 심신상실·항거불능 여부 등을 다시 심리해 유죄 또는 무죄를 새로 판단하게 됩니다.

Q. 상고심은 변호인 없이 본인이 직접 상고이유서를 써도 되나요?

A. 직접 작성도 가능하지만, 상고이유서는 형사소송법 383조의 사유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와 소송기록의 구체적 부분을 특정해 명시해야 하는 전문적 서면입니다.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형사소송법 380조에 따라 실체 판단 없이 기각될 수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맺음말

준강간 항소심 유죄 판결에 상고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선고된 형이 10년을 기준으로 어느 쪽에 있는지, 그리고 항소심이 심신상실·항거불능을 인정한 논리가 판례가 요구하는 종합판단을 실제로 거쳤는지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83조가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주장은 아무리 절실해도 대법원의 심판 대상이 되지 못하고, 상고이유서 제출기한을 넘기면 그마저도 다퉈볼 기회를 잃게 됩니다.

상고는 판결 선고 후 7일, 상고이유서는 소송기록접수통지 후 20일이라는 짧은 기한 안에서 원심 판결문과 소송기록을 촘촘히 분석해 법리적 하자를 찾아내는 작업입니다.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만큼, 항소심 판결이 선고된 직후부터 상고 여부와 상고이유의 방향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5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