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책배우자 이혼청구, 받아들여지는 예외 사유는 무엇일까
유책배우자 이혼청구, 받아들여지는 예외 사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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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책배우자 이혼청구, 받아들여지는 예외 사유는 무엇일까 

강대현 변호사

배우자의 외도나 가출 등으로 혼인이 깨졌을 때, 정작 그 원인을 만든 쪽에서 먼저 이혼 소송을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법원은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 이른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받아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원칙에는 예외가 있고, 대법원은 어떤 경우에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해 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유책배우자 이혼청구가 원칙적으로 기각되는 이유와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사유, 그리고 법원이 실제로 무엇을 살피는지를 판례를 근거로 정리해 봅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유책배우자 이혼청구가 원칙적으로 기각되는 이유 — 유책주의

재판상 이혼 사유는 민법 제840조에 여섯 가지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 악의의 유기,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에 의한 심히 부당한 대우 등이 제1호부터 제5호까지 열거되어 있고, 제6호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라는 포괄 조항입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을 원칙적으로 유책주의, 즉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쪽은 그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해석해 왔습니다. 혼인이 사실상 깨졌다는 것만으로 이혼을 허용하는 파탄주의와 구별되는 지점입니다.

유책주의를 유지하는 핵심 이유는 이른바 축출이혼의 방지에 있습니다. 만약 파탄만 입증되면 이혼이 허용된다면, 스스로 혼인을 깨뜨린 배우자가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내쫓는 결과를 법이 승인하는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배우자나 미성년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이혼 후 생활보장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도 고려됩니다. 예를 들어 외도를 한 남편이 가출 후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내는 경우, 아내가 혼인을 계속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면 법원은 원칙적으로 그 청구를 기각하게 됩니다.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그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원칙적 입장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 원칙과 예외의 큰 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것이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입니다.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종래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를 구체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즉 혼인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도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판결이 중요한 이유는, 예외를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판단의 틀로 만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유책배우자의 책임이 시간과 사정 변경에 따라 옅어질 수 있다는 점, 상대방이 실제로는 혼인을 계속할 뜻이 없으면서 이혼만 거부하는 경우까지 혼인이라는 형식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점이 그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따라서 유책배우자 이혼청구 사건의 실무는 결국 "예외에 해당하는 특별한 사정을 누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입증하느냐"의 싸움이 됩니다.

예외 ① 상대방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는 경우

첫 번째 예외는 상대방 배우자도 실질적으로는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으면서,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만 이혼에 응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혼인은 두 사람의 공동생활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양쪽 모두 관계 회복의 의사가 없다면 혼인의 실체는 이미 사라진 상태입니다. 이때 이혼 거절이 혼인을 지키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괴롭히거나 응징하려는 수단에 불과하다면, 법원은 유책배우자의 청구라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예외를 주장하려면 상대방의 혼인계속의사가 없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수년째 연락과 왕래를 모두 끊고 지내면서도 소송에서만 이혼을 거부한다거나, 법정에서 배우자에 대한 극심한 적대감만 표출할 뿐 관계 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진정으로 가정을 회복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 이 예외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예외 ②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의 보호와 배려가 있었던 경우

대법원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이 제시한 두 번째 예외는,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입니다. 잘못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그 후 상대방과 자녀의 생활을 실질적으로 책임져 왔다면 유책성만을 이유로 이혼을 막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별거 이후에도 상대방에게 생활비를 꾸준히 지급해 왔는지, 자녀의 양육비와 교육비를 성실히 부담해 왔는지, 주거를 제공하거나 재산을 상대방 명의로 이전하는 등 경제적 배려를 했는지가 살펴집니다. 예를 들어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남편이 20년 가까이 별거하면서도 아내와 자녀들의 주거와 생활비를 계속 책임져 왔고 자녀들이 모두 성년이 된 사안이라면, 법원이 예외를 인정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커집니다. 반대로 파탄 이후 상대방을 사실상 방치했다면 이 예외로 나아가기는 어렵습니다.

파탄 이후 상대방과 자녀에 대한 보호·배려의 이행 실적은 유책배우자 이혼청구 사건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예외 사유입니다.

예외 ③ 세월의 경과로 유책성과 고통이 옅어진 경우

세 번째 예외는 세월의 경과에 따라 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이 받은 정신적 고통이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입니다. 파탄 직후에는 책임의 소재가 선명하지만, 별거가 10년, 20년 이어지면 혼인은 형식만 남고 각자의 생활이 완전히 분리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유책성만을 이유로 이혼을 계속 막는 것은 실익 없이 혼인이라는 껍데기를 유지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별거 기간이 몇 년 이상이면 예외가 인정된다는 식의 획일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별거 기간 자체보다 별거 후 형성된 쌍방의 생활관계, 파탄 후 사정 변경, 상대방의 현재 상태를 함께 봅니다. 같은 15년 별거라도, 상대방이 경제적으로 자립하여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와 여전히 유책배우자의 부양 없이는 생계가 어려운 경우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 별거 사안이라도 상대방의 생활보장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 함께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원이 함께 살피는 구체적 판단 요소

대법원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은 예외 인정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할 요소들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어느 하나가 결정적인 것이 아니라,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여 유책성이 이혼청구를 배척할 정도로 남아 있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실제 소송에서는 이 요소들 하나하나에 대응하는 증거를 준비하는 것이 사건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 유책배우자 책임의 태양과 정도 — 외도인지 폭력인지, 일회적인지 반복적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와 유책배우자에 대한 감정 — 진정한 회복 의사인지, 거절을 위한 거절인지 살핍니다.

  • 당사자의 나이, 혼인기간과 혼인 후의 구체적인 생활관계 — 혼인의 실질이 얼마나 유지됐는지를 봅니다.

  • 별거기간과 별거 후에 형성된 부부의 생활관계 — 각자 독립된 생활이 굳어졌는지가 중요합니다.

  • 이혼이 인정될 경우 상대방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의 정도 — 축출이혼의 위험을 점검하는 요소입니다.

  • 미성년 자녀의 양육·교육·복지의 상황 — 자녀가 어릴수록 이혼 허용에 신중해집니다.

2022년 대법원 판결 — 혼인계속의사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

예외 법리는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므14258 판결에서 한 걸음 더 구체화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종전 이혼소송에서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청구가 기각되었던 원고가 다시 이혼을 청구한 사안인데, 대법원은 재차 제기된 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상대방의 혼인계속의사는 소송에서 "이혼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혼인생활 전 과정과 소송 중 드러난 언행과 태도를 종합하여 실제로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이혼을 거부한다면서도 상대방과의 접촉이나 대화를 모두 거부하고 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면, 혼인유지에 협조할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균형도 함께 잡았습니다. 상대방이 혼인의 계속과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언행을 하더라도, 그 이혼 거절이 이혼 후 자신과 미성년 자녀의 생활보장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면 혼인계속의사가 없다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결국 어느 쪽이든 말이 아니라 그동안의 행동으로 평가받게 됩니다.

한 번 기각된 유책배우자라도, 그 후의 사정 변경과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다시 제기한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실무 대응 — 청구하는 쪽과 방어하는 쪽의 준비

유책배우자로서 이혼을 청구하려는 쪽이라면, 예외 사유에 대응하는 사실을 시간 순으로 정리하고 증거화하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별거의 시점과 기간, 별거 중 생활비·양육비 지급 내역(계좌이체 기록), 자녀 양육과 교육에 대한 기여, 관계 회복을 시도했던 연락 기록 등이 대표적입니다.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이나 위자료 외에 추가적인 경제적 배려를 제안하는 것도 생활보장 요소에 대한 법원의 우려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감정적 호소보다, 판단 요소 하나하나에 대응하는 객관적 자료가 결론을 좌우합니다.

반대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방어하는 쪽이라면, 혼인계속의사가 진정하다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소송 중이라도 대화와 상담에 응하고 관계 회복을 위한 구체적 노력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이혼이 허용될 경우 자신과 자녀의 생활보장이 어떻게 위협받는지, 상대방의 유책성이 여전히 얼마나 중대한지를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사안마다 유불리가 갈리는 요소가 다르므로, 초기에 사실관계를 정리해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외도한 배우자가 이혼소송을 내면 무조건 기각되나요?

A. 원칙적으로는 기각될 가능성이 높지만, 무조건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은 상대방도 혼인계속의사가 없는 경우, 유책성을 상쇄할 보호·배려가 있었던 경우, 세월의 경과로 유책성이 옅어진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파탄 이후의 사정이 어떻게 쌓였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별거 기간이 몇 년이면 유책배우자도 이혼할 수 있나요?

A. 몇 년 이상이면 된다는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법원은 별거 기간 자체보다 별거 후 각자의 생활관계가 얼마나 굳어졌는지, 상대방의 생활보장이 가능한지, 미성년 자녀가 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장기 별거라도 상대방이 경제적으로 취약하다면 기각될 수 있고, 반대로 별거 중 충분한 배려가 있었다면 인정 가능성이 커집니다.

Q. 예전에 이혼소송이 기각됐는데 다시 소송을 낼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므14258 판결은 종전 소송에서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기각되었던 원고가 다시 낸 이혼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종전 판결 이후 별거가 더 길어지고 상대방이 관계 회복 노력을 하지 않는 등 사정 변경이 있다면, 재차 제기한 청구가 인용될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기만 하면 유리한 것 아닌가요?

A. 반드시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혼인계속의사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즉 관계 회복을 위한 실제 노력이 있었는지로 객관적으로 판단하라고 합니다. 이혼 거부 의사만 밝히면서 접촉과 대화를 전부 거절한다면 오히려 혼인계속의사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거절이 자신과 자녀의 생활보장 우려에서 나온 것이라면 함부로 불리하게 단정되지는 않습니다.

Q.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어떻게 되나요?

A. 이혼이 허용되더라도 유책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상대방은 유책배우자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은 유책 여부와 별개로 혼인 중 형성된 재산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오히려 유책배우자 쪽에서 충분한 재산분할과 배려를 제안하는 것이 예외 인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소송이 부담스러운데 협의이혼으로 해결할 수는 없나요?

A. 협의이혼은 유책 여부와 무관하게 부부 쌍방의 합의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유책주의는 재판상 이혼, 즉 한쪽이 거부하는 상황에만 적용되는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대방과 조건 협의가 가능하다면 협의이혼이나 조정 절차를 먼저 검토해 볼 수 있고, 협의가 결렬될 때 비로소 예외 사유 입증이 문제됩니다.

맺음말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지만, 대법원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이 제시한 예외 — 상대방의 혼인계속의사 부존재, 유책성을 상쇄하는 보호와 배려, 세월의 경과에 따른 유책성 약화 — 에 해당하는 특별한 사정이 입증되면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나아가 대법원 2021므14258 판결은 한 번 기각된 청구라도 사정 변경에 따라 다시 인용될 수 있고, 혼인계속의사는 행동으로 객관적으로 판단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결국 이 유형의 사건은 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 못지않게, 파탄 이후 각자가 어떻게 행동해 왔느냐가 결론을 좌우합니다. 청구하는 쪽이든 방어하는 쪽이든 판단 요소별로 사실과 증거를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므로, 수원·경기남부 등 가까운 지역에서 활동하는 가사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초기에 사실관계를 점검해 보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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