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상간자가 유학이나 주재원 근무, 이민 등으로 외국에 살고 있다면, 소송을 낼 수는 있는 것인지부터 막막해지기 마련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 한국 법원에서 상간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관건은 세 가지입니다. 한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인정되는지, 소장을 외국의 피고에게 어떻게 송달하는지, 그리고 승소한 뒤 위자료를 실제로 받아낼 수 있는지입니다. 이 글에서는 2022년 시행된 개정 국제사법과 헤이그 송달협약, 공시송달 규정을 기준으로 이 세 관문을 차례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외국 거주 상간자 소송 — 넘어야 할 세 가지 관문
상간 소송의 상대방이 외국에 있다고 해서 소송 자체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국내 거주자를 상대로 할 때는 문제되지 않던 세 가지 관문이 새로 생깁니다. 첫째는 우리나라 법원이 이 사건을 재판할 권한이 있는지, 즉 국제재판관할의 문제입니다. 둘째는 소장을 외국에 있는 피고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는 송달의 문제이고, 셋째는 승소하더라도 위자료를 실제로 받아낼 수 있느냐는 집행의 문제입니다.
세 관문은 각각 별개의 법리로 판단되므로, 하나가 해결된다고 나머지가 자동으로 풀리지는 않습니다. 예컨대 한국 법원의 관할이 인정되어도 송달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고, 승소 판결을 받아도 피고의 재산이 전부 외국에 있으면 집행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 제기 전에 세 관문을 한꺼번에 점검하고 실익을 따져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이 글에서는 각 단계에서 적용되는 규정과 실무 흐름을 차례로 살펴봅니다.
국제재판관할 — 한국 법원이 재판할 수 있는가 (국제사법)
송달 — 소장을 외국의 피고에게 어떻게 전달하는가 (헤이그 송달협약·공시송달)
집행 — 승소 후 위자료를 어디의 재산에서 받아내는가
국제재판관할 — 한국 법원에서 재판받을 수 있을까
국제재판관할은 2022년 7월 5일 시행된 전부개정 국제사법이 정합니다. 개정 국제사법 제2조는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 우리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을 인정한다는 일반원칙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3조는 피고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으면 일반관할을 인정하는데, 상간자가 외국에 살고 있다면 이 일반관할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외국 거주 상간자 사건에서는 특별관할 규정이 핵심이 됩니다.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부부공동생활 침해라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입니다. 개정 국제사법 제44조는 불법행위에 관한 소에 대하여 그 행위가 대한민국에서 행하여지거나 대한민국에서 그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 우리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특별관할을 정하고 있습니다. 부정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진 사안이라면 행위지가 대한민국이므로 관할 인정이 비교적 수월합니다. 부정행위 자체는 외국에서 있었더라도, 침해된 혼인공동생활의 본거지가 한국이고 그 파탄이라는 결과가 국내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사안에서는 결과발생지 관할을 주장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결과발생지를 어디로 볼지는 사안별로 다툼이 생길 수 있는 부분입니다. 부부가 모두 외국에 거주하며 혼인생활도 외국에서 해 온 경우라면 대한민국과의 관련성이 약해져 관할이 부정될 위험도 있습니다. 반대로 국내에서 혼인생활을 하던 중 배우자가 해외 출장지에서 상간자를 만난 경우처럼 생활의 본거지가 한국인 사안은 관할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 제기 전에 사안이 대한민국과 어떤 접점을 갖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제사법 제44조 — 불법행위의 행위지 또는 결과발생지가 대한민국이면 한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가정법원일까 민사법원일까 — 사건 성질에 따른 구분
국제재판관할이 인정되어 한국에서 소송을 하게 되더라도, 국내에서 어느 법원에 소장을 내야 하는지는 별도로 정해야 합니다. 기준은 이혼과 연계되어 있는지 여부입니다. 이혼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는 제3자인 상간자에 대한 청구를 포함하여 가사소송법상 다류 가사소송사건으로 분류되어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합니다. 이혼소송과 함께 또는 이혼을 전제로 상간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한다면 가정법원 사건이 됩니다.
반면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상간자만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경우에는 일반 민사사건으로 지방법원에서 재판합니다. 민사사건에서 피고가 국내에 주소가 없을 때에는 민사소송법 제11조에 따라 압류할 수 있는 피고의 재산이 있는 곳의 법원에 재산권에 관한 소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 상간자 명의의 국내 부동산이나 예금이 있다면 그 소재지 법원이 하나의 선택지가 됩니다. 소송 중에 이혼이 이루어지면 사건의 성질이 이혼을 원인으로 한 청구로 바뀌어 가정법원 관할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이혼 계획이 있다면 처음부터 병합 여부를 정리하고 시작하는 편이 절차 낭비를 줄입니다.
준거법 — 어느 나라 법으로 판단하나
한국 법원이 재판하더라도 반드시 한국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준거법은 국제사법이 따로 정합니다. 불법행위의 준거법에 관한 국제사법 제52조 제1항은 그 행위를 하거나 그 결과가 발생하는 곳의 법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부정행위가 국내에서 있었거나 혼인공동생활 침해의 결과가 국내에서 발생했다고 인정되는 사안이라면, 위자료의 성립과 범위 모두 우리 민법에 따라 판단될 수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불법행위 당시 가해자와 피해자의 일상거소가 동일한 국가에 있으면 그 나라 법을 우선 적용하도록 합니다. 상간자가 외국에, 배우자인 원고가 한국에 거주하는 전형적인 사안에서는 이 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크지 않습니다. 준거법이 외국법으로 정해지면 위자료 인정 여부와 액수 산정이 우리 법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관할 단계에서부터 준거법 판단까지 함께 내다보고 소송 전략을 세우는 것이 안전합니다.
국제사법 제52조 제1항 — 불법행위는 그 행위를 하거나 그 결과가 발생하는 곳의 법에 따릅니다.
해외송달 절차 — 헤이그 송달협약과 소요 기간
상간자의 외국 주소를 알고 있다면 법원이 그 나라로 소장을 보내는 해외송달 절차를 거칩니다. 해외송달은 당사자가 직접 우편으로 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법원의 촉탁으로 이루어지며, 우리나라에서 2000년 8월 1일 발효된 헤이그 송달협약(민사 또는 상사의 재판상 및 재판외 문서의 해외송달에 관한 협약)의 체약국이라면 상대국 중앙당국을 경유하는 절차가 이용됩니다.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국이 체약국이어서 실무에서 활용 빈도가 높습니다. 체약국이 아닌 나라에 대해서는 외교 경로를 통한 촉탁 등 다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해외송달에서 가장 현실적인 부담은 시간입니다. 상대국 기관을 거치는 구조상 통상 수개월이 걸리고, 상대국의 처리 상황에 따라 더 길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송달할 문서에 상대국 언어의 번역문을 붙여야 하는 경우가 많아 번역 준비 기간과 비용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예컨대 미국 거주 상간자를 상대로 소를 낸다면, 소장 부본의 영문 번역을 준비하고 중앙당국 경유 송달이 완료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제에서 일정을 잡아야 합니다. 주소는 정확할수록 좋으므로, 소 제기 전에 피고의 현지 주소를 최대한 특정해 두는 것이 절차 지연을 줄이는 핵심입니다.
체약국 송달 — 법원 촉탁으로 상대국 중앙당국을 경유해 송달
비체약국 송달 — 외교 경로 촉탁 등 별도 방식으로 진행
번역문 — 상대국 언어 번역문 첨부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음
기간 — 통상 수개월 단위, 상대국 사정에 따라 더 지연될 수 있음
주소를 모르거나 송달이 안 될 때 — 공시송달
상간자가 외국 어딘가에 있다는 것만 알고 구체적 주소를 알 수 없거나, 해외송달을 시도해도 효력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공시송달로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194조는 당사자의 주소 등을 알 수 없는 경우뿐 아니라 외국에서 하여야 할 송달이 촉탁 규정에 따를 수 없거나 따라도 효력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를 공시송달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송달할 서류를 보관하고 그 사유를 게시하는 방식이므로, 피고가 실제로 소송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다만 외국에서 할 송달에 대한 공시송달은 국내 사건보다 효력 발생까지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민사소송법 제196조 제2항은 외국에서 할 송달에 대한 공시송달의 효력 발생 기간을 2개월로 정하고 있고, 이 기간은 줄일 수 없습니다. 또한 공시송달로 진행되는 사건에서는 피고가 다투지 않았다고 해서 원고의 주장이 그대로 인정되는 자백간주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부정행위의 존재와 위자료 액수를 뒷받침할 증거를 법원에 제대로 제출해 입증해야 합니다. 공시송달은 마지막 수단이라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주소를 알 수 있는데도 곧바로 공시송달을 신청하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사실조회 등으로 주소 파악을 시도한 흔적을 갖추는 것이 실무상 안전합니다.
외국에서 할 송달에 대한 공시송달은 민사소송법 제196조 제2항에 따라 2개월이 지나야 효력이 생기며, 이 기간은 단축할 수 없습니다.
승소 판결 이후 — 위자료를 실제로 받으려면
판결을 받는 것과 위자료를 회수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상간자 명의의 재산이 국내에 있다면 회수는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국내 부동산·예금·급여채권 등에 대해 통상의 강제집행 절차를 밟으면 되고, 소 제기 전에 가압류로 재산을 묶어 두었다면 집행은 더 안정적입니다. 예컨대 외국에 거주하는 상간자라도 국내에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이나 부동산 지분을 남겨 둔 경우라면, 그 재산을 상대로 집행해 위자료를 회수할 수 있습니다.
반면 피고의 재산이 전부 외국에 있다면, 한국 판결을 들고 그 나라 법원에서 승인·집행 절차를 별도로 거쳐야 합니다. 외국 법원이 한국 판결을 승인할지는 그 나라의 법제에 따라 정해지므로 나라별로 난이도와 비용이 크게 다릅니다. 이 때문에 실무에서는 소 제기 전에 피고의 국내 재산 유무, 국내 입국이나 귀국 가능성, 외국에서의 집행 가능성을 종합해 소송 실익을 판단합니다. 국내 재산이 확인된다면 본안 제기 전 가압류부터 검토하는 것이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현실적인 순서입니다.
소 제기 전 준비 — 증거·주소·소멸시효 점검
외국 거주 상간자 사건은 절차가 길어지기 쉬운 만큼 준비 단계가 승패와 실익을 좌우합니다. 먼저 증거입니다. 공시송달로 진행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부정행위를 입증할 메시지·사진·출입국이나 숙박 관련 자료 등 객관적 증거를 소 제기 전에 최대한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다음은 주소입니다. 피고의 현지 주소와 신원을 특정할수록 해외송달이 빨라지고 공시송달 요건 소명도 쉬워지므로, 알고 있는 인적사항을 기초로 조회 가능한 정보를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멸시효입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상간자의 신원과 부정행위 사실을 알게 된 시점부터 3년이 기본 기준이 되므로, 상대가 외국에 있다는 이유로 소 제기를 미루다 보면 시효 완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해외송달이나 공시송달에 걸리는 기간과 별개로, 소 제기 자체를 시효 기간 안에 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증거 — 부정행위 입증 자료를 소 제기 전에 확보 (공시송달 사건은 입증 부담이 더 큼)
주소·신원 — 피고의 현지 주소와 인적사항을 최대한 특정
시효 — 안 날부터 3년, 있은 날부터 10년 (민법 제766조)
재산 — 국내 재산 확인 후 필요 시 가압류 선행 검토
자주 묻는 질문
Q. 상간자가 외국인이어도 한국 법원에 소송할 수 있나요?
A. 피고의 국적이 아니라 사안과 대한민국의 관련성이 기준입니다. 국제사법 제44조에 따라 불법행위의 행위지나 결과발생지가 대한민국이면 외국인을 상대로도 한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부정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졌거나 혼인생활의 본거지가 한국인 사안이라면 관할 인정을 주장할 근거가 있습니다. 다만 사안 전체가 외국과만 관련된 경우에는 관할이 부정될 수 있으므로 사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해외송달은 얼마나 걸리나요?
A. 상대국 기관을 경유하는 구조상 통상 수개월 단위로 걸리고, 나라와 시기에 따라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헤이그 송달협약 체약국이면 중앙당국 경유 절차가 이용되고, 번역문 준비 기간도 별도로 필요합니다. 소 제기 전에 피고의 정확한 현지 주소를 확보하는 것이 기간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Q. 상간자의 외국 주소를 전혀 모르면 소송이 불가능한가요?
A.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민사소송법 제194조는 주소를 알 수 없는 경우와 외국송달이 효력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공시송달을 허용합니다. 다만 외국에서 할 송달에 대한 공시송달은 효력 발생까지 2개월이 걸리고, 자백간주가 적용되지 않아 증거로 부정행위를 입증해야 합니다. 주소 파악 노력을 먼저 소명해야 공시송달이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Q. 피고가 외국에서 아무 대응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적법하게 송달이 이루어졌는데도 다투지 않으면 재판은 원고 제출 자료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판결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공시송달로 진행된 사건은 자백간주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원고가 증거로 주장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어느 경우든 증거가 충실할수록 인용 가능성과 위자료 액수 산정에 유리합니다.
Q. 이겨도 상간자가 외국에 있으면 위자료를 못 받는 것 아닌가요?
A. 피고 명의의 국내 재산이 있으면 그 재산에 강제집행을 해서 회수할 수 있으므로 거주지가 외국이라는 사정만으로 회수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국내 재산이 없다면 한국 판결을 외국 법원에서 승인·집행받는 절차가 필요한데, 나라별로 난이도가 다릅니다. 소 제기 전에 국내 재산을 확인하고 가압류를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비책입니다.
Q. 상대가 외국에 있는 동안 소멸시효는 멈추나요?
A. 피고가 외국에 거주한다는 사정만으로 소멸시효 진행이 당연히 멈추는 것은 아니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상간자 위자료 청구권은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의 시효가 적용됩니다. 상대의 신원과 부정행위를 알게 되었다면, 송달 문제와 별개로 시효 기간 안에 소를 제기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상간자가 외국에 거주하더라도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다면 국제사법 제2조·제44조에 따라 한국 법원에서 재판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절차의 실제 관건은 송달입니다. 주소를 알면 헤이그 송달협약 등에 따른 해외송달로, 주소를 모르거나 송달이 효력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면 공시송달로 진행하되, 외국송달 공시송달은 2개월의 효력 발생 기간과 입증 부담을 감안해 증거를 미리 갖춰야 합니다.
아울러 승소 후 집행까지 내다보고 피고의 국내 재산 확인과 가압류, 민법 제766조의 소멸시효를 소 제기 전에 함께 점검해야 절차가 헛돌지 않습니다. 국제재판관할과 해외송달이 얽힌 사건은 초기 설계에 따라 기간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수원·경기남부를 비롯해 어느 지역에서든 유사한 상황에 놓이셨다면 구체적 사실관계를 정리해 변호사의 검토를 받아 보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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