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결심하고도 여러 사정으로 몇 년씩 별거만 이어가는 부부가 적지 않습니다. 그 사이 배우자 명의 아파트 시세가 오르거나, 반대로 내가 별거 후 홀로 모은 예금이 쌓였다면, 과연 어느 시점의 재산을 기준으로 나누게 될까요. 재산분할은 기준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분할 대상과 금액이 수천만 원 단위로 달라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의 기준시점을 다르게 보고 있고, 별거 후 생긴 재산 변동에 대해서도 별도의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재산분할 기준시점의 원칙과, 별거 후 늘어난(또는 줄어든) 재산이 분할 대상에 들어가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정리해 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재산분할 기준시점, 왜 별거 부부에게 특히 중요한가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가 협력해 이룬 재산을 이혼할 때 청산하는 제도입니다. 민법 제839조의2는 협의이혼한 일방이 다른 일방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와 기타 사정을 참작해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도록 규정합니다. 이 규정은 민법 제843조에 의해 재판상 이혼에도 준용됩니다. 문제는 "어느 시점에 존재하는 재산"을 놓고 나누느냐입니다. 혼인이 원만할 때는 별거 시점과 이혼 시점이 거의 붙어 있어 큰 차이가 없지만, 별거가 길어지면 두 시점 사이에 재산이 크게 변동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5년간 별거한 부부라면, 그 사이 배우자 명의 아파트 시세가 오르고, 각자 급여로 예금이 쌓이고, 퇴직금이 누적되고, 대출 일부가 상환되는 등 재산 상태가 별거 시작 때와 전혀 달라져 있을 수 있습니다. 기준시점을 별거 시작 무렵으로 보느냐, 이혼 재판이 끝나가는 시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분할 대상 재산 목록 자체가 달라지고, 같은 재산이라도 평가 금액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별거 기간이 긴 이혼일수록 기준시점 논쟁이 소송의 승부처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할 대상 확정 — 어느 시점에 존재하는 재산·채무를 분할 목록에 올릴지가 기준시점으로 정해집니다.
가액 평가 — 같은 아파트라도 평가 시점에 따라 수억 원씩 값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채무 공제 — 분할 대상에서 공제할 채무 잔액도 기준시점의 잔액으로 계산됩니다.
기준시점이 달라지면 분할 대상 재산의 목록과 가액이 함께 달라지므로, 별거 기간이 긴 이혼일수록 기준시점 다툼이 재산분할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재판상 이혼 — 사실심 변론종결일이 기준
대법원은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서 분할 대상 재산과 그 가액은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립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0. 9. 22. 선고 99므906 판결). 사실심이란 사실관계를 심리하는 1심과 항소심을 말하고, 변론종결일은 그 심급에서 재판부가 심리를 마치는 날입니다. 법원은 변론종결일까지 기록에 나타난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 개개의 공동재산 가액을 정하게 됩니다. 재산분할이 "이혼하는 시점의 공동재산"을 청산하는 제도인 이상, 재판으로 이혼이 성립하는 경우에는 재판이 마무리되는 시점의 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논리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원칙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면, 예컨대 이혼소송 중에 배우자 명의 아파트 시세가 2억 원 올랐다면, 원칙적으로 오른 시세를 기준으로 분할 대상 가액이 평가됩니다. 반대로 소송 중에 주식 가치가 떨어졌다면 떨어진 가액이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소송이 1심에서 항소심으로 넘어가 길어지면 기준시점도 항소심 변론종결일로 늦춰지므로, 그 사이의 시세 변동까지 반영됩니다. 그래서 재산 가치가 오르는 국면인지 내리는 국면인지에 따라 소송 진행 속도가 유불리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재판상 이혼의 재산분할 대상과 가액은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입니다(대법원 99므906 판결).
협의이혼 — 이혼신고일(협의이혼 성립일)이 기준
협의이혼을 한 경우는 다릅니다. 대법원은 협의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서 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과 액수는 협의이혼이 성립한 날, 즉 이혼신고일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5다74900 판결). 협의이혼은 법원의 재판이 아니라 이혼신고로 혼인이 해소되므로, 혼인 해소 시점인 이혼신고일의 재산 상태가 청산의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협의이혼을 예정하고 미리 재산분할 협의를 해 두었더라도 기준일을 달리 보지 않는다는 것이 위 판결의 취지입니다.
협의이혼 후에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 이 기준시점이 특히 중요해집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에 따라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하므로, 협의이혼 후 뒤늦게 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하더라도 분할 대상은 청구 시점이 아니라 이혼신고일 당시 존재하던 재산을 기준으로 가려지게 됩니다. 예컨대 이혼신고 후 1년이 지나 상대방이 복권에 당첨되거나 새 직장에서 고소득을 올렸더라도, 이는 이혼신고일 이후의 사정이므로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과 무관합니다.
협의이혼의 재산분할은 이혼신고일 기준, 재판상 이혼은 사실심 변론종결일 기준 — 어느 절차로 이혼하느냐에 따라 기준시점 자체가 달라집니다.
별거 후 늘어난 재산 — 원칙은 제외, 그러나 중요한 예외
기준시점이 사실심 변론종결일이라면, 별거 후 각자 벌어 모은 재산까지 전부 나눠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깁니다. 대법원은 여기에 조정 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므12549, 12556 판결은 혼인관계가 파탄된 이후 변론종결일 사이에 생긴 재산관계의 변동이 부부 중 일방에 의한 후발적 사정에 의한 것으로서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와 무관하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그 변동된 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별거 후 한쪽이 혼자 힘으로 새로 취득한 재산은, 부부 협력으로 이룬 재산이 아니므로 청산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예외가 있습니다. 같은 판결은 부부 일방이 혼인관계 파탄 이후에 취득한 재산이라도, 그것이 파탄 이전에 쌍방의 협력에 의하여 형성된 유형·무형의 자원에 기한 것이라면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사안에서는 아파트 분양대금의 대부분을 혼인관계 파탄 전에 납입하고 잔금만 파탄 후에 지급한 경우, 그 아파트는 파탄 전 쌍방 협력으로 형성된 자원에 기초한 재산이므로 분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즉 "취득 시점이 별거 후"라는 사정만으로 자동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재산의 뿌리가 혼인 중 협력에 닿아 있는지를 따지는 것입니다.
분할 대상에 포함되기 쉬운 경우 — 별거 전 계약·납입이 대부분 이뤄진 분양권으로 별거 후 취득한 아파트, 혼인 기간의 근속에 대응하는 퇴직금 부분, 혼인 중 취득한 재산의 별거 후 시세 상승분.
제외되기 쉬운 경우 — 별거 후 새로 시작한 직장의 급여만으로 모은 예금, 별거 후 단독으로 개업한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 별거 후 일방이 상속·증여받은 재산.
경계 사례 — 별거 후 수익이라도 혼인 중 함께 일군 사업체·자격·영업 기반에서 나온 것이라면 포함 여부가 다퉈질 수 있습니다.
별거 후 취득한 재산이라도 그 원천이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자원이라면 분할 대상이 됩니다(대법원 2019므12549, 12556 판결).
별거 후 줄어든 재산 — 일방의 처분·소비는 그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같은 법리는 재산이 줄어든 경우에도 작동합니다. 별거 후 일방이 공동재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소비해 변론종결일에는 재산이 줄어 있는 경우, 그 감소가 일방에 의한 후발적 사정으로서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와 무관한 것이라면, 법원은 그 변동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파탄 당시 존재하던 재산을 기준으로 분할 대상을 정할 수 있습니다. 별거 후 배우자가 예금을 빼서 써 버렸다고 해서 분할받을 몫이 그만큼 사라지는 결론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실무에서는 처분된 재산이 생활비·치료비 등 정당한 용도로 쓰였는지, 아니면 재산분할을 피하기 위한 은닉·낭비였는지가 다퉈집니다. 정당한 용도로 소비된 부분은 감소를 인정받을 수 있는 반면, 이혼에 대비한 빼돌리기로 평가되면 처분 전 재산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처럼 계산에 넣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별거 후 상대방의 계좌 이체 내역, 부동산 등기 변동, 보험 해지 내역 등을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고, 반대로 자신이 재산을 처분해 생활비로 쓴 경우라면 지출 용도를 증빙으로 남겨 두어야 불리한 추정을 피할 수 있습니다.
혼인 파탄 시점의 특정 — 무엇으로 입증하나
별거 후 재산 변동을 제외하거나 포함시키는 판단은 결국 "혼인관계가 언제 파탄됐는가"를 특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단순히 주말부부나 직장 문제로 떨어져 산 기간은 파탄으로 보지 않으므로,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가 소멸한 시점이 언제인지가 사실인정의 문제로 다퉈집니다. 파탄 시점이 이르게 인정될수록 그 이후 상대방이 늘린 재산을 분할 대상에서 빼자는 주장(또는 그 반대 주장)의 출발점이 앞당겨집니다.
파탄 시점 입증에는 별거 시작을 보여주는 임대차계약서·전입신고 내역, 생활비 지급이 끊긴 계좌 내역, 이혼을 요구한 문자·메신저 대화, 부부싸움 후 작성한 각서나 합의서 등이 활용됩니다. 예컨대 "2021년 3월 집을 나가 별도 주거지를 얻었고 이후 생활비 왕래가 전혀 없었다"는 사정이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되면, 그 무렵을 파탄 시점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가액 평가 자료로는 부동산 시가감정, 시세 자료, 금융기관 잔액증명 등이 쓰이며, 기준시점 당시의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실무 유의점 — 2년 제척기간과 재산 파악 수단
절차 면에서 먼저 챙길 것은 기간입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하고(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이는 제척기간이어서 중단·정지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협의이혼을 먼저 하고 재산 문제를 나중에 정리하려는 경우, 이 기간을 넘기면 청구 자체가 막히므로 이혼신고일을 기준으로 역산해 일정을 관리해야 합니다. 재판상 이혼에서는 이혼 청구와 함께 재산분할을 병합해 청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상대방 재산을 파악하는 수단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가사소송에서는 법원을 통한 재산명시·재산조회 제도로 상대방 명의의 예금·보험·부동산·증권 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금융기관 등에 대한 사실조회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별거 후 상대방이 재산을 처분할 우려가 있다면 분할 대상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가처분 등 보전처분을 먼저 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별거가 길어 파탄 시점과 재산 변동이 복잡하게 얽힌 사안일수록, 어느 시점의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별거 10년째인데, 그동안 배우자가 모은 재산도 분할받을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혼인관계 파탄 후 일방이 혼자 힘으로 새로 취득한 재산은 공동재산과 무관한 후발적 사정에 의한 것으로 보아 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재산이 별거 전 부부가 함께 형성한 사업 기반·분양권·근속 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재산의 취득 경위를 구체적으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Q. 별거 후 제가 혼자 모은 월급 예금도 나눠 줘야 하나요?
A. 파탄 후 본인의 노력만으로 모은 예금이라면 공동재산과 무관하다는 점을 들어 분할 대상 제외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때 별거 시작 시점과 그 이후 소득·저축 경위를 계좌 내역 등으로 구분해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별거 전부터 있던 예금과 섞여 있으면 구분이 어려워져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계좌를 분리해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이혼소송 중에 아파트값이 올랐는데 언제 시세로 계산하나요?
A. 재판상 이혼에서는 사실심 변론종결일에 가까운 시점의 가액으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대법원 99므906 판결). 따라서 소송 중 오른 시세가 반영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혼인 중 취득한 아파트라면 별거 후의 시세 상승분이라도 분할 대상 가액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통상 시가감정이나 객관적 시세 자료로 가액을 정합니다.
Q. 협의이혼을 이미 했는데 지금이라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가정법원에 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이 기간은 제척기간이어서 지나면 권리 자체가 소멸하므로 서둘러야 합니다. 이때 분할 대상 재산은 청구 시점이 아니라 협의이혼이 성립한 날(이혼신고일)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Q. 별거 중 배우자가 재산을 처분해 버리면 어떻게 하나요?
A. 파탄 후 일방의 임의 처분으로 재산이 줄어든 경우, 그 감소가 공동재산과 무관한 후발적 사정이라면 처분 전 재산을 기준으로 분할 대상이 산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처분 사실과 시점을 입증할 자료(등기부, 계좌 내역 등)가 필요합니다. 처분이 예상되는 단계라면 가압류·가처분 등 보전처분을 먼저 해 두는 것이 실효적입니다.
Q. 별거 시작일은 무엇으로 입증하나요?
A. 별도 주거지의 임대차계약서나 전입신고 내역, 생활비 왕래가 끊긴 계좌 기록, 이혼 의사를 밝힌 문자·메신저 대화, 각서·합의서 등이 대표적입니다. 파탄 시점은 단순 별거가 아니라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가 소멸한 때를 말하므로, 왕래·연락·경제적 협력이 끊겼다는 사정을 함께 보여 주는 것이 좋습니다. 시점이 이르게 인정될수록 그 이후 재산 변동을 다투는 주장의 출발점이 유리해질 수 있습니다.
맺음말
재산분할 기준시점은 재판상 이혼이면 사실심 변론종결일, 협의이혼이면 이혼신고일이라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기준입니다. 다만 별거 등으로 혼인이 파탄된 뒤 생긴 재산 변동은 일방의 후발적 사정으로 공동재산과 무관하다면 분할 대상에서 제외되고, 반대로 파탄 후 취득한 재산이라도 혼인 중 쌍방 협력으로 형성된 자원에 기한 것이라면 분할 대상에 포함됩니다. 결국 "언제 파탄됐는지"와 "그 재산의 원천이 어디에 있는지"를 어떤 자료로 입증하느냐가 별거 부부 재산분할의 승부처입니다.
별거 기간이 길수록 재산 목록과 시점별 자료가 복잡해지고, 2년 제척기간 같은 절차적 제약도 함께 걸립니다. 수원·경기남부 등 각지 가정법원 실무에서도 파탄 시점과 재산 변동의 입증 수준에 따라 결론이 갈리는 만큼, 본격적인 청구 전에 본인 사안의 기준시점과 확보할 증거를 변호사와 함께 점검해 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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