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계약으로 받은 운영자금, 사기죄가 될까?
사업을 운영하다 보면 갑작스러운 자금난으로 운영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신용도나 기존 채무, 담보 부족 등의 이유로 금융기관 대출이 어렵다면 “렌털계약을 이용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제안을 받기도 합니다.
문제는 실제 장비를 임대하는 정상적인 렌털계약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물품이나 이미 보유한 장비를 새로 렌털하는 것처럼 꾸미는 이른바 ‘공렌탈’이나 ‘백렌탈’ 방식인 경우입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자금을 받은 사업자는 자신이 단순히 대출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허위 계약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약서나 설치확인서를 작성하거나 금융회사 확인 절차에 응했다면 사기죄의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 혐의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수수료를 지급하고 자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사기 공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계약 당시 허위 렌털 구조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는지, 금융회사를 상대로 한 계약과 확인 절차에 어떤 방식으로 관여했는지입니다.
1. 공렌탈과 백렌탈은 어떤 구조일까?
정상적인 렌털계약에서는 렌털업체가 실제 물품을 구입해 이용업체에 제공하고, 이용업체는 해당 물품을 사용하면서 렌털료를 지급합니다.
반면 공렌탈은 실제 렌털 대상 물품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물품이 공급된 것처럼 계약을 작성하는 방식입니다.
백렌탈은 이용업체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장비나 시설을 새로 구입해 임대한 것처럼 꾸미는 형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렌털업체는 허위 계약서나 설치확인서 등을 금융회사에 제출하고, 금융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자금 중 일부를 수수료로 공제한 뒤 나머지를 이용업체에 전달하는 구조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창원지검이 기소한 사건에 관한 보도에서도, 검찰은 렌털업체가 실체 없는 물품이나 기존 보유 물품을 새로 렌털한 것처럼 계약을 작성하고 금융회사로부터 약 141억 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렌털업체는 지급받은 자금 가운데 약 11%를 수수료로 취득하고 나머지를 계약자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만 이는 현재 기소된 사건으로, 구체적인 범죄사실과 책임 범위는 향후 재판에서 판단될 사항입니다.
2. 수수료를 지급했다는 사실이 왜 중요할까?
수사기관은 단순히 수수료를 지급했다는 사실만으로 공범 여부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 수수료가 어떤 명목으로 약정되었고, 이용업체가 전체 자금조달 구조를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함께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금융상품의 중개수수료나 계약 진행 비용으로 알고 지급했다면 허위 계약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제 물품 거래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받기 위한 대가로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했다면, 허위 계약 구조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부분이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실제 장비를 구입하거나 설치할 계획이 있었는지
계약금액과 사업자가 실제로 받은 금액이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
렌털업체가 수수료의 비율과 지급 시기를 미리 설명했는지
사업자가 금융회사 제출용 서류의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설치확인이나 물품 인수를 묻는 전화에 사실과 다르게 답변했는지
동일한 방식으로 여러 차례 계약을 체결했는지
결국 수수료의 존재 자체보다 수수료를 지급하게 된 경위와 계약 당시 인식이 중요합니다.
2. 단순한 자금조달과 사기공모는 어떻게 구별할까?
사업자 입장에서는 렌털업체의 설명을 믿고 해당 구조를 하나의 대출상품이나 자금조달 방법으로 이해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금융회사는 실제 물품이 공급되고 정상적인 렌털료 채권이 발생한다는 전제로 자금을 지급합니다.
물품이 존재하지 않거나 이미 보유하고 있던 물품을 새로 공급한 것처럼 꾸몄다면, 금융회사는 사실과 다른 계약자료를 근거로 자금을 지급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을 속이는 행위와 재산상 처분행위, 재산상 이익의 취득, 고의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누어 범행을 실행했다면 공동정범이 문제 될 수 있고, 범행을 인식하면서 이를 쉽게 만들어 준 경우에는 방조범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공동으로 범죄를 실행하려는 의사와 역할 분담을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필요하며, 범행 전체를 지배하지 않고 이를 용이하게 한 경우에는 방조범과 구별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용업체의 책임은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계약 구조를 설계하고 허위 자료 작성을 주도한 경우와, 정상적인 금융상품이라고 믿고 렌털업체가 제시한 서류에 서명한 경우는 관여 정도와 인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어떤 경우 사기 공범 혐의가 문제 될 수 있을까?
다음과 같은 사정이 확인되면 허위 렌털계약이라는 사실을 알고 범행에 가담한 것은 아닌지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물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계약한 경우
기존에 보유한 장비를 새로 구입한 것처럼 서류를 작성한 경우
금융회사 제출용 설치확인서나 인수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한 경우
금융회사의 확인 전화에 물품을 정상적으로 받았다고 답변한 경우
금융회사에서 지급한 자금 중 일부를 약정된 수수료로 돌려준 경우
계약 체결 전부터 실제 목적이 운영자금 조달이라는 설명을 들은 경우
동일한 방식의 계약을 반복적으로 체결한 경우
렌털료를 정상적으로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경우
반대로 렌털업체가 실제 물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믿었고, 허위 자료의 작성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금융회사에 사실과 다른 설명을 한 적도 없다면 공모나 고의를 다툴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몰랐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계약 당시 어떤 설명을 들었고, 실제로 어떤 자료를 확인했으며, 왜 정상적인 금융상품이라고 믿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4. 조사 전에 어떤 자료를 정리해야 할까?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았거나 관련 조사가 예상된다면 계약서와 자금 흐름을 먼저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다음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렌털계약서와 견적서
물품 공급계약서와 세금계산서
설치확인서, 인수확인서 등 금융회사 제출자료
금융회사로부터 입금된 금액과 입금일
사업자가 실제로 수령한 금액
렌털업체나 영업사에게 지급한 수수료 내역
계좌이체 내역과 현금 인출 자료
렌털업체 또는 영업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신저 대화
금융회사 확인 전화나 상담 내용
실제 물품의 존재와 설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렌털료 납부 내역
금융회사에서 지급한 전체 금액과 사업자가 실제로 사용한 금액, 렌털업체에 지급한 수수료를 구분해 정리해야 합니다.
계약서의 형식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실제 자금이 누구에게서 누구에게로 이동했는지 전체 흐름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5. 이미 작성한 확인서나 진술도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허위 렌털계약 사건에서는 금융회사 직원이 이용업체에 전화해 물품이 정상적으로 설치되었는지 확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실제 물품을 받지 않았는데도 “설치가 완료되었다”,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면 금융회사를 속이는 과정에 직접 관여한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영업사가 대신 답변했거나, 사업자가 질문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형식적인 확인 절차로 알고 응답한 경우에는 구체적인 통화 경위와 설명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사기관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한 계약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계약한 것은 맞다”, “수수료를 지급한 것은 맞다”고만 답하면 허위 계약에 대한 인식까지 인정한 것처럼 해석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사 전에는 외형적인 행위와 범죄에 대한 인식을 구분하여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가 적용될 수도 있을까?
사기범죄로 얻은 재산상 이익이 일정 금액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현재 법률상 사기 등의 범죄로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법에 따라 가중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용업체 한 곳이 받은 금액이 적다고 해서 언제나 특경법 적용 가능성이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면 개별 수령액뿐 아니라 공모한 범행의 전체 이득액이 문제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전체 범행 구조를 알지 못했고 특정 계약 한 건에만 관여했다면 다른 공범들과 동일한 범위의 책임을 부담하는지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다음 사항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전체 범행 구조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
계약 건수와 관여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실제 수령하거나 취득한 금액이 얼마인지
계약서와 확인서 작성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다른 이용업체 모집이나 계약 체결에 관여했는지
7. 캐피탈사 담당자나 영업사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을까?
허위 렌털계약 사건에서는 렌털업체와 이용업체뿐 아니라 외부 영업사나 금융회사 관계자의 관여 여부도 함께 조사될 수 있습니다.
최근 창원 사건에 관한 보도에서는 금융심사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현금과 차량 렌트비 등 약 2억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캐피탈사 직원이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금융회사 직원이 계약을 승인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범행 가담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허위 계약임을 인식했는지, 내부 심사절차를 부당하게 생략하거나 완화했는지, 그 대가로 금품이나 이익을 받았는지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8. 자주 묻는 질문
Q. 수수료를 지급했다면 무조건 사기 공범이 되나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수수료 지급 사실만으로 곧바로 사기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수수료를 어떤 명목으로 지급했는지, 허위 렌털 구조를 알고 있었는지, 금융회사 제출자료 작성과 확인 절차에 관여했는지 등을 함께 검토하게 됩니다.
Q. 실제 받은 돈을 모두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면 괜찮을까요?
A.자금의 사용처만으로 사기죄 성립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점은 자금을 조달한 목적을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지만, 계약 당시 허위 계약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별도로 판단됩니다.
Q. 수수료를 현금으로 지급했다면 더 불리한가요?
A. 현금 지급 자체만으로 범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급 사실과 명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당시 현금 인출 내역과 렌털업체 또는 영업사와 나눈 대화, 지급 시점과 장소 등을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금융회사 확인 전화에 사실과 다르게 답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허위 계약임을 알면서 물품을 정상적으로 공급받았다고 답했다면 금융회사를 속이는 과정에 직접 가담한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설명을 듣고 답변했는지, 질문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실제 물품이 존재한다고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Q. 렌털료를 일부 납부했다면 사기 혐의를 피할 수 있나요?
A. 렌털료를 납부했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변제 의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허위 계약이라는 사실을 알고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지급받았다면 일부 렌털료를 납부했다는 사정만으로 사기 혐의가 당연히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허위 렌털계약 사건은 계약 당시 인식이 핵심입니다
렌털업체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자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책임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실제 수사에서는 렌털계약의 형식보다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내용을 살펴봅니다.
실제 물품이 존재했는지
물품이 정상적으로 공급·설치되었는지
사업자가 허위 계약임을 인식했는지
설치확인서와 금융회사 확인 절차에 관여했는지
지급받은 자금과 수수료가 어떻게 이동했는지
동일한 방식의 계약을 반복했는지
특히 계약서나 설치확인서에 서명한 사실과 허위 계약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는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무조건 혐의를 인정하거나 부인하기보다, 계약 체결 경위와 영업사의 설명, 금융회사 제출자료, 실제 자금 흐름을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앤솔 법률사무소는 사기, 사기방조,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등 기업 형사사건에서 계약 구조와 자금 흐름, 당사자의 인식과 관여 범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백렌탈·공렌탈 또는 허위 렌털계약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았다면 렌털계약서, 설치확인서, 금융거래내역, 수수료 지급자료, 영업사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기준으로 자신의 관여 범위와 대응 방향을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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