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저당 말소 안 된 부동산 — 잔금 거부와 계약 해제 요건
근저당 말소 안 된 부동산 — 잔금 거부와 계약 해제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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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저당 말소 안 된 부동산 — 잔금 거부와 계약 해제 요건 

강대현 변호사

잔금 지급일이 다가오는데 등기부등본을 다시 떼어보니 근저당권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도인은 "잔금 받으면 바로 말소하겠다"고 하지만, 근저당권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거액의 잔금을 먼저 지급해도 되는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매수인이 잔금 지급을 거부할 수 있는지, 나아가 계약 자체를 해제하고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가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됩니다. 이 글에서는 근저당권이 말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수인이 활용할 수 있는 대금지급거절권의 근거와 계약 해제 요건을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근저당권 있는 부동산 매매, 무엇이 문제인가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완전한 소유권을 이전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그런데 목적물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매수인은 소유권을 이전받더라도 근저당권자가 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경매 등으로 소유권을 잃을 위험을 그대로 떠안게 됩니다. 근저당권은 부동산 등기부에 남아 있는 한 매수인의 소유권 취득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대부분 매도인이 잔금 수령과 동시에 이를 말소하기로 특약을 정합니다.

문제는 잔금 지급일이 되어도 근저당권이 실제로 말소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매도인의 채무가 정리되지 않았거나, 대환대출 절차가 늦어지거나, 말소에 필요한 서류가 준비되지 않은 채 잔금만 먼저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매수인이 무작정 잔금을 지급했다가 근저당권이 실행되면 소유권 자체를 잃을 수도 있으므로, 잔금 지급을 거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잔금 지급 거절권의 근거 — 민법 제536조·제588조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의 잔금 지급의무와 매도인의 근저당권 말소의무 및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시이행 관계에 있습니다. 민법 제536조(동시이행의 항변권)에 따르면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매도인이 근저당권 말소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지 않은 채 잔금만 요구한다면, 매수인은 이 조항을 근거로 잔금 지급을 거절해도 이행지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민법 제588조(권리주장자가 있는 경우와 대금지급거절권)는 "매매의 목적물에 관하여 권리를 주장하는 자가 있는 경우 매수인이 매수한 권리의 전부나 일부를 잃을 염려가 있는 때에는 그 위험의 한도에서 대금의 전부나 일부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그러나 매도인이 상당한 담보를 제공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등기부상 남아 있는 근저당권은 이 조항의 "권리를 주장하는 자"에 해당할 수 있어, 매수인은 그 채무액에 상당하는 범위에서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 거절 가능 범위는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이 아니라 실제 남아 있는 피담보채무액이 기준입니다.

  • 매도인이 그 채무액에 상당하는 상당한 담보를 별도로 제공하면 거절권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 거절은 어디까지나 지급을 미루는 것이지, 잔금 지급의무 자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수인은 근저당권의 실제 피담보채무액에 상당하는 범위에서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고, 이는 정당한 권리 행사이므로 이행지체가 되지 않습니다.

법원의 판단 기준 — 특약, 이행제공, 상당한 담보

법원은 잔금 지급 거절이 정당한지 판단할 때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봅니다. 근저당권 말소에 관한 특약이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지, 근저당권의 실제 채무액이 확정 가능한지, 매도인이 말소의무의 이행제공을 실질적으로 갖추었는지가 핵심 요소입니다.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의무의 이행제공은 단순히 "채무를 변제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등기필증·위임장·인감증명서 등 말소에 실제로 필요한 서류까지 준비되어야 인정된다는 점이 실무상 중요한 기준입니다.

따라서 매도인이 구두로 "곧 갚아서 말소하겠다"고만 말하고 서류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이행제공으로 인정되기 어렵고, 매수인은 이를 근거로 계속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도인이 말소서류를 모두 준비해 은행이나 법무사 사무실에 맡겨두는 등 실질적인 이행제공을 갖추었다면, 매수인이 근거 없이 잔금 지급을 미룰 경우 오히려 매수인 쪽이 이행지체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 특약 존재 여부 — 잔금일까지 말소를 약정했는지,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했는지.

  • 채무액 확정 가능성 — 금융기관 상환내역서 등으로 실채무액을 확인할 수 있는지.

  • 이행제공의 정도 — 서류 준비까지 마쳤는지, 구두 약속에 그쳤는지.

구체적 적용 예시 — 채무액에 따라 거절 범위가 달라지는 경우

예를 들어 매매대금 5억 원, 잔금 2억 원을 지급하기로 한 상태에서 잔금일 직전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채권최고액 2억 4천만 원의 근저당권이 남아 있고, 매도인이 제출한 대출기관 상환내역서상 실제 피담보채무는 1억 8천만 원으로 확인되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경우 매수인은 잔금 2억 원 중 실채무액 1억 8천만 원에 상당하는 부분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고, 채무액을 넘는 채권최고액 전체를 거절 사유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매수인이 잔금 중 근저당 채무 상당액을 근저당권자(금융기관) 계좌로 직접 입금해 말소를 확인받고, 나머지 차액만 매도인에게 지급하는 방식이 흔히 활용됩니다. 이렇게 하면 매수인은 소유권 취득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잔금 지급의무 자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매도인과의 분쟁을 줄이는 실질적인 방법이 됩니다. 다만 이 방식을 쓰려면 계약서 특약이나 별도 합의서로 지급 순서와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계약 해제까지 가능한 경우 — 민법 제544조·제576조

단순히 잔금 일부 지급을 거절하는 것을 넘어 계약 자체를 해제하려면 별도의 요건이 필요합니다. 민법 제544조(이행지체와 해제)에 따르면, 매도인이 근저당권 말소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을 때 매수인이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 스스로도 잔금 지급의무(또는 그 이행제공)를 갖추어야 동시이행 관계에서 매도인을 지체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한편 민법 제576조(저당권, 전세권의 행사와 매도인의 담보책임)는 매매목적 부동산에 설정된 저당권의 행사로 인하여 매수인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거나 취득한 소유권을 잃은 때, 매수인이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 조항은 근저당권이 단순히 등기부에 남아 있는 상태가 아니라 실제로 경매 등으로 실행되어 소유권 상실이 현실화된 경우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아직 실행되지 않은 근저당권을 이유로 한 제536조·제588조의 거절권과는 구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매수인의 출재로 소유권을 보존한 경우에는 그 상환을, 손해가 있으면 배상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 유의점 — 특약서 작성과 변제공탁

분쟁을 예방하려면 계약 체결 단계부터 근저당권 말소의 시점과 방법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히 "잔금 지급과 동시에 말소한다"는 표현보다는, 근저당 채무 상당액을 근저당권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절차와 책임소재까지 특약으로 정해두면 실제 분쟁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잔금일 직전에 등기부등본을 다시 발급받아 계약 체결 시점과 달라진 사항이 없는지 재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만약 매도인이 근저당권을 말소하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계약 해제를 주장하며 잔금 수령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라면, 매수인은 자신의 채무불이행 책임을 면하기 위해 변제공탁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채권자인 매도인이 수령을 명백히 거절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매수인은 별도의 이행제공 없이도 공탁을 통해 잔금 지급의무를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근저당권 채권최고액과 잔금 지급 거절 가능 금액이 같은가요?

A. 아닙니다. 거절 가능 금액은 원칙적으로 실제 남아있는 피담보채무액이며, 채권최고액은 상한선일 뿐입니다. 대출기관에 상환내역서를 요청하거나 매도인에게 확인서를 요구해 실채무액을 확인한 뒤 그 범위 내에서만 거절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매도인이 "말소 서류는 준비했다"고 말로만 하면 이행제공으로 인정되나요?

A. 아닙니다. 근저당권 말소의무의 이행제공은 채무 변제 사실만으로 부족하고, 등기필증·위임장·인감증명서 등 말소에 실제로 필요한 서류가 준비되어야 인정됩니다. 구두 확인만으로는 매수인이 지체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Q. 잔금 지급을 거절했다가 오히려 계약 해제를 당할 위험은 없나요?

A. 근저당권의 실제 채무액에 상당하는 범위 내에서 거절하는 것은 민법 제588조상 정당한 권리 행사이므로 이 때문에 매수인이 이행지체에 빠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거절 범위를 넘어 잔금 전체 지급을 미루면 매도인 측에서 매수인의 이행지체를 주장할 수 있으므로 초과 거절은 피해야 합니다.

Q. 계약금만 걸어둔 상태에서 근저당권이 과다하게 설정된 것을 뒤늦게 알았다면 바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나요?

A. 근저당권이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매도인의 말소의무 불이행에 대해 상당한 기간을 정해 최고한 뒤에도 이행하지 않을 때 민법 제544조에 따라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근저당권이 이미 실행되어 소유권을 잃을 위험이 현실화된 경우라면 민법 제576조에 따라 해제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Q. 근저당권자에게 잔금 일부를 직접 지급해도 되나요?

A. 매도인의 동의와 근저당권자의 확인(정확한 상환 금액, 입금 계좌)을 전제로, 매수인이 근저당 채무 상당액을 근저당권자에게 직접 지급하고 말소서류를 함께 받는 방식이 실무에서 널리 쓰입니다. 다만 지급 방법과 책임소재를 계약서 특약이나 별도 합의서로 명확히 해 두어야 분쟁을 피할 수 있습니다.

Q. 변제공탁은 어떤 경우에 필요한가요?

A. 매도인이 근저당권을 말소하지 않으면서도 계약 해제를 주장하며 잔금 수령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 매수인이 채무불이행 책임을 면하려면 변제공탁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채권자가 수령을 명백히 거절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이행제공 없이도 공탁으로 채무를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맺음말

근저당권이 남아있는 부동산 거래는 매수인 입장에서 늘 불안 요소입니다. 그러나 민법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동시이행항변권과 대금지급거절권이라는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으므로, 근저당권의 실채무액을 정확히 확인한 뒤 그 범위에서 잔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입니다. 나아가 매도인이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말소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계약 해제와 계약금 반환까지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거절 범위를 스스로 판단해 과도하게 잔금 지급을 미루면 오히려 매수인이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 있습니다. 등기부등본과 채무 확인서를 근거로 정확한 금액을 산정하고, 특약서와 이행제공 여부를 서면으로 남겨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수원·광교 등 근저당권이 얽힌 고액 매매 분쟁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잔금일 이전에 미리 법률 검토를 받아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근저당권 채무액 확인, 이행제공 여부 판단, 해제 요건 충족 여부는 사실관계와 법리가 얽혀 있어 초기에 정확히 짚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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