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 시간이 회사를 위험에 빠뜨립니다
"직원이 신고서를 제출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실관계부터 파악해야 하는 건지, 일단 당사자들을 분리해야 하는 건지, 법적으로 반드시 따라야 할 절차가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먼저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신고 접수 후 지금까지 며칠이 지났는가, 그리고 그 사이에 어떤 조치가 이루어졌는가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고 일단 상황을 파악해보겠다고 기다린 시간, 당사자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해보도록 지켜본 시간, 그 시간이 이미 법 위반의 시간으로 카운트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신고가 접수된 순간부터 회사에는 법이 정한 의무가 발생합니다. 그 의무를 놓치면 회사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이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은 사용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하거나 그 사실을 인지한 즉시 조사를 실시할 의무를 부여합니다.
이 조항에서 핵심은 '지체 없이'입니다. 법은 며칠의 여유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사실관계 파악을 이유로 조사를 미루거나, 담당자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당사자 면담을 늦추거나, 신고자와 가해자 지목자 사이에 자체 합의를 유도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의무 불이행입니다. 조사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조사와 동시에 피해자 보호 조치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업무 공간 분리, 유급휴가 부여 등이 해당됩니다. 보호 조치는 조사 결과가 나온 뒤의 일이 아닙니다. 조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병행해야 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 확인된 경우 가해자에 대한 조치는 선택이 아닙니다. 가해자가 퇴사 예정이라는 이유로 조치를 생략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사실이 확인된 이상 재직 여부와 관계없이 조치 의무는 발생합니다.
신고자 또는 피해자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됩니다(근로기준법 제109조). 법원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해 사용자의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공정한 조사 없이 징계는 없습니다
조사는 공정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조사자와 사건 당사자 사이에 이해관계가 있다면 조사의 객관성 자체가 문제됩니다.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신원이나 사실관계가 다른 직원에게 유출되는 것은 법 위반입니다. 이를 어기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근로기준법 제116조).
조사 결과가 나왔다면 당사자에게 통보하고, 괴롭힘이 확인된 경우 취업규칙에 따른 징계절차를 이행해야 합니다.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정이 없다면 지금 당장 마련해야 합니다. 규정 없이 진행된 징계는 부당해고 시비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 항목이 누락되면 절차 하자입니다
조사 착수 시점: 신고 접수 또는 인지 즉시. '지체 없이'는 수일 이내를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조치가 없었다면 오늘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피해자 보호 조치: 업무 분리 또는 유급휴가 등 보호 조치가 조사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조사자 독립성: 조사자와 당사자 간 이해관계 충돌 여부를 사전에 점검합니다. 내부 인력으로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 외부 조사 자문을 검토합니다.
비밀유지 관리: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 신분과 사실관계가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접근 권한과 전달 경로를 통제합니다.
취업규칙 점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조항과 징계 절차 규정의 존재 여부를 확인합니다.
2차 가해 차단: 신고자 또는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처우는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관련자 전원에게 이 사실을 명확히 고지합니다.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조사 설계, 혼자 판단하지 마십시오
신고가 들어온 순간, 회사의 법적 의무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사실관계 파악을 이유로 조치를 미루거나 당사자 간 해결을 유도하는 것은 의무 불이행입니다. 초기 조치의 적법성이 이후 소송과 노동위원회 대응의 토대가 됩니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조사 방식과 조치 수위가 달라집니다. 조사 설계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면 절차상 하자로 인한 추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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