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로 고소당한 뒤 피해자 측으로부터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의 합의금을 요구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입장에서 정당한 배상을 요구했을 뿐인데, 상대방이 오히려 공갈로 맞고소하겠다고 나오기도 합니다. 합의금에는 법으로 정해진 상한이 없다 보니 얼마부터가 과다한 것인지, 또 어디부터가 협박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통매음 사건에서 합의금 요구가 정당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넘어 형법상 공갈죄가 되는 경계가 어디인지, 그리고 과도한 요구를 받았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통매음 사건에서 합의가 형량을 좌우하는 이유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성폭력처벌법 제13조에 규정된 범죄로,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컴퓨터·메신저 등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글, 영상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경우 성립합니다.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2020년 5월 개정으로 벌금 상한이 종전 500만 원에서 크게 올랐습니다. 언뜻 가벼워 보여도 유죄가 확정되면 전과가 남고, 형에 따라서는 신상정보 등록이나 취업제한이 뒤따를 수 있어 결코 가벼운 사건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통매음은 2013년 성범죄 친고죄가 전면 폐지된 이후 비친고죄이자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범죄입니다. 즉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고소를 취하해도 수사와 기소는 국가가 직권으로 진행할 수 있어, 합의만으로 사건이 자동으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합의가 중요한 이유는 양형의 핵심 정상이기 때문입니다. 실무상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고 처벌불원 의사가 확인되면, 검찰 단계에서 불기소나 기소유예로, 기소되더라도 벌금형(약식)으로 가볍게 마무리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특히 벌금형을 받으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이는 헌법재판소가 통매음을 일률적으로 신상정보 필요적 등록 대상으로 삼은 조항을 위헌으로 본 뒤(헌재 2015헌마688) 법이 개정된 결과입니다. 그래서 피의자로서는 벌금형 이하를 목표로 합의에 매달릴 유인이 큽니다.
통매음은 합의만으로 사건이 종결되지는 않지만, 합의 여부는 기소·양형·신상정보 등록을 가르는 가장 큰 변수다.
합의금에는 상한이 없다 — 무엇을 배상하는가
통매음 합의금은 성격상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와 처벌불원의 대가가 섞여 있습니다. 민사상 손해배상과 형사합의가 한데 얽혀 있는 셈이라, 국가가 정해 둔 정액이나 상한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 얼마가 적정한지는 정답이 없고, 당사자 사이의 협상으로 결정됩니다.
액수는 사안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한 번의 부적절한 메시지에 그친 경우와, 장기간 반복적으로 음란한 내용을 전송하거나 협박까지 동반한 경우의 합의금이 같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대가 제시한 금액이 다소 높아 보이더라도, 금액이 크다는 사실 자체가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에게는 자신이 입은 피해에 대해 배상을 요구할 정당한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합의금 산정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송한 내용의 수위와 표현의 노골성 — 단순 성적 농담인지, 명백한 음란물인지
행위의 반복성과 기간 — 일회적 실수인지, 장기간 지속된 것인지
제3자에게의 유포 여부 — 대화가 외부로 퍼졌는지
피해자와의 관계·나이 — 지인·직장 관계인지, 미성년자인지
피의자의 반성 정도와 전력 — 초범인지, 진지하게 사죄했는지
합의금 액수가 크다는 사실만으로 공갈죄가 되지는 않는다 — 문제는 금액이 아니라 요구의 수단이다.
어디부터 공갈죄인가 — 형법 제350조와 권리행사의 한계
공갈죄는 형법 제350조에 따라 사람을 공갈(협박)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 성립하며,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미수범도 처벌되고(형법 제352조),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형이 대폭 무거워집니다. 통매음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 측이 도를 넘는 요구를 하면, 배상을 받는 쪽이 오히려 공갈 피의자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핵심 법리는 이것입니다.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해서 공갈죄가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해악의 고지가 권리실현의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권리행사를 빙자하여 협박으로 상대를 겁먹게 하고, 권리실현의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가 성립한다고 봅니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도2422 판결).
그렇다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었는지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법원은 추구한 목적과 선택한 수단을 주관적·객관적 측면에서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봅니다. 즉 정당한 배상을 받으려는 목적이 있더라도, 그 수단이 해악의 고지(협박)라면 처벌될 수 있고, 반대로 목적이 정당하고 수단도 통상적 협상의 범위 안이라면 금액이 다소 높아도 공갈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정당한 권리가 있다는 사실은 공갈죄의 면죄부가 아니다 — 수단이 사회통념을 넘으면 공갈죄가 성립한다(94도2422).
공갈로 넘어가는 구체적 신호 — 해악의 고지 유형
공갈죄의 협박, 즉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가 없습니다. 언어나 거동으로 상대방이 어떤 해악에 이를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면 충분합니다. 통매음 합의 국면에서 실무상 문제가 되는 전형적인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돈을 주지 않으면 회사·가족·학교에 사건을 알려 사회적 평판을 무너뜨리겠다고 예고하는 경우
고소한 사건과 무관한 별건까지 엮어 부풀리거나 없는 혐의를 만들어 위협하는 경우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상과 대화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압박하는 경우
정당한 배상 범위를 크게 벗어난 금액을 짧은 기한을 정해 겁을 주며 즉시 지급을 강요하는 경우
반대로, 단순히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유지하겠다거나 정식 재판까지 가겠다는 취지의 말은 피해자에게 보장된 정당한 권리행사입니다. 고소를 유지할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힐지는 피해자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갈림길은 알리겠다는 말 자체가 아니라, 그 고지가 상대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제한해 돈을 뜯어내는 수단으로 쓰였는지에 있습니다.
문제는 알리겠다는 말이 아니라, 그 고지가 상대를 겁먹게 해 재물을 얻는 수단으로 쓰였는지다.
정당한 손해배상 요구와 협박을 가르는 기준
정당한 배상 요구와 공갈을 실무에서 구분할 때는 대략 세 가지 축을 봅니다. 첫째는 목적의 정당성입니다. 실제로 입은 피해에 대한 배상을 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상대의 약점을 이용해 피해와 무관한 부당 이득을 노리는 것인지가 출발점입니다.
둘째는 수단의 상당성입니다. 대리인을 통해 액수를 제시하고 기한을 협의하는 통상적 협상인지, 아니면 별개의 해악을 고지해 상대를 외포하게 만들었는지가 갈립니다. 셋째는 요구 금액과 피해 사이의 관련성입니다. 요구액이 실제 피해와 합리적 관련을 가지는지, 피해와 동떨어져 지나치게 과도한지를 봅니다. 피해와 무관하게 금액이 과도하면 수단의 상당성까지 함께 부정되기 쉽습니다.
가정해 보겠습니다. 피해자 대리인이 정신적 피해가 크다는 점을 들어 위자료 액수를 제안하면서, 응하지 않으면 형사절차와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알리는 것은 통상적 협상의 범위입니다. 반면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회사 단체 대화방에 사건을 뿌리겠다고 압박하는 것은 배상과 무관한 별개의 해악 고지로, 공갈죄가 문제될 소지가 큽니다. 다만 실제 사건에는 그 사이의 회색지대가 많고, 결국 문자·녹취 등 대화 기록이 판단을 좌우합니다.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받은 피의자 측의 대응
과도하거나 협박성 있는 합의금 요구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맞대응하기보다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우선입니다. 통화보다는 문자·메신저·이메일을 활용하고, 상대가 별건 폭로나 유포를 언급하는 등 협박성 발언을 하면 녹취하거나 화면을 캡처해 증거로 보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자료는 이후 상대의 요구가 정당한 배상인지 공갈인지를 가리는 결정적 근거가 됩니다.
다만 성급한 맞고소는 주의해야 합니다. 피해자의 정당한 합의 요구를 무리하게 공갈로 몰면, 오히려 반성 없는 태도로 비쳐 본래의 통매음 사건에서 불리해질 수 있고 무고 시비가 붙을 수도 있습니다. 협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대화의 전체 맥락으로 판단되므로, 대응 방향은 자료를 정리한 뒤 신중히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합의가 끝내 결렬되더라도 감형의 길이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공탁 제도를 이용하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몰라도 법원에 공탁해 피해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양형에 반영받을 수 있습니다. 과도한 요구에 끌려가 무리한 금액을 지급하는 대신 택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입니다.
부당한 요구에 굴복해 무리한 금액을 지급하기 전에, 그 요구가 협박인지부터 기록으로 남겨 판단해야 한다.
합의를 진행할 때 양측이 유의할 점
합의서를 작성할 때는 처벌불원 의사, 향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 사건 비공개 등을 명확히 담는 것이 좋습니다. 문구가 모호하면 합의 후에도 분쟁이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측이라면 배상의 목적과 근거를 분명히 하고, 별개의 해악을 고지하는 대신 고소 유지나 민사소송 같은 정식 절차를 언급하는 방식으로 협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과도한 압박은 정당한 권리자마저 공갈 피의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피의자 측이라면 합의가 반성의 표시가 되는 동시에, 혐의를 다투는 사건에서는 사실상 인정처럼 해석될 여지도 함께 고려해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끝으로 무고의 경계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피해가 없는데 오로지 합의금을 받아낼 목적으로 허위 고소를 하면 무고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정당하게 고소하고 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무고가 아니며, 정당한 권리행사라는 점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합의는 얼마보다 어떻게가 좌우한다 — 수단이 정당해야 합의도, 그 뒤 절차도 안전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통매음 합의금은 법으로 정해진 상한이 있나요?
A. 없습니다. 합의금은 피해자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와 처벌불원의 대가 성격이어서 사안마다 크게 달라집니다. 다만 피해와 합리적 관련이 없는 과도한 금액을 협박으로 관철하려 하면, 별개로 공갈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가 합의 안 하면 직장에 알리겠다고 하면 공갈인가요?
A. 그 발언이 상대를 겁먹게 해 돈을 받아내는 수단으로 쓰였다면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정당한 권리가 있어도 그 수단이 사회통념상 허용 범위를 넘으면 공갈로 봅니다(94도2422). 반면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유지하거나 정식 소송을 예고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입니다.
Q. 합의금이 너무 많다는 이유만으로 공갈로 고소할 수 있나요?
A. 금액이 크다는 사실만으로는 어렵습니다. 공갈죄는 금액이 아니라 해악의 고지라는 수단을 문제 삼기 때문입니다. 협박 없이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이라면 협상 결렬로 끝날 뿐이고, 응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Q. 통매음은 합의하면 아예 처벌을 안 받나요?
A. 통매음은 2013년 이후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사건이 자동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 매우 유리한 정상으로, 실무상 합의가 되면 불기소나 벌금형으로 가볍게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벌금형을 받으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에서도 제외됩니다.
Q.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받았는데 어떻게 기록을 남기나요?
A. 대화는 문자·메신저·이메일 등 남는 방식으로 하고, 협박성 발언은 녹취하거나 화면을 캡처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의 요구가 정당한 배상인지 공갈인지는 결국 대화 내용으로 판단되므로, 감정적인 통화보다 기록이 남는 소통이 유리합니다.
Q. 합의가 안 되면 감형받을 방법이 전혀 없나요?
A. 형사공탁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몰라도 법원에 공탁해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양형에 반영받을 수 있어, 과도한 요구에 응하지 않고도 진지한 반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맺음말
정리하면, 통매음 사건에서 합의금에는 정해진 상한이 없고 금액이 크다는 사실 자체가 곧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갈죄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금액이 아니라 수단입니다. 정당한 배상을 목적으로 정식 절차를 예고하는 것은 권리행사이지만, 별건 폭로나 유포 위협으로 상대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제한했다면 대법원 법리(94도2422)에 따라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피의자든 피해자든 감정보다 기록을 남기고, 성급한 지급이나 맞고소보다 사실관계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합의가 어려우면 형사공탁 같은 대안도 있으니, 요구에 끌려가기 전에 그 요구의 성격부터 차분히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합의의 방식이 뒤따르는 형사절차 전체를 좌우하는 만큼,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회색지대라면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형사 사건을 다뤄 온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화 기록과 대응 방향을 함께 점검하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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