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상도례 폐지 — 가족 간 절도·사기, 이제 고소하면 처벌될까
친족상도례 폐지 — 가족 간 절도·사기, 이제 고소하면 처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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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상도례 폐지 — 가족 간 절도·사기, 이제 고소하면 처벌될까 

강대현 변호사

가족이 몰래 통장에서 돈을 빼 가거나 부모 명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해도, 얼마 전까지는 처벌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형법의 친족상도례 조항이 가까운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하도록 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2024년 헌법불합치 결정에 이어 2025년 말 형법이 개정되면서, 이제는 가족 간 절도·사기·횡령도 피해자가 고소하면 처벌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저지른 범행부터 처벌이 가능하고, 고소는 언제까지 해야 할까요. 이 글에서 개정 형법의 내용과 고소 절차, 시점별 적용 기준을 정리해 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친족상도례란 — 가족 간 재산범죄에 형을 면제하던 특례

친족상도례는 친족 사이에서 일어난 일정한 재산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도록 한 형법상 특례입니다. 종전 형법 제328조 제1항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사이의 범행은 형을 면제하도록 정했고, 제2항은 그 밖의 친족 사이의 범행은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로 정했습니다. 이 조항은 권리행사방해죄뿐 아니라 절도(제344조), 사기·공갈(제354조), 횡령·배임(제361조), 장물(제365조) 관련 범죄에 널리 준용되었습니다. 1953년 형법 제정 때부터 70년 넘게 유지된, '법은 가정의 문턱을 넘지 않는다'는 사상에 기초한 제도였습니다.

문제는 형 면제가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예컨대 자녀가 고령의 부모 명의 예금 수천만 원을 몰래 인출해 써 버려도, 부모가 아무리 처벌을 원해도 제1항에 해당하면 법원은 형을 면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사기관 역시 처벌로 이어질 수 없는 사건이라는 이유로 수사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족 구성원 각자의 재산 독립성이 뚜렷해지고 가족 간 재산 분쟁이 급증한 오늘날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 이유입니다.

종전 친족상도례의 핵심 문제는, 가까운 가족의 재산범죄라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해도 처벌할 방법 자체가 봉쇄된다는 데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결정 — 무엇이 위헌이었나

헌법재판소는 2024. 6. 27. 선고 2020헌마468 등(병합) 결정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형법 제328조 제1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률적인 형 면제는 형사피해자가 법관에게 적절한 형벌권 행사를 청구할 수 없게 만들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는 것이 핵심 이유였습니다. 헌재는 친족 사이의 실질적 유대관계, 피해의 정도, 피해자의 처벌 의사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형을 면제하는 것은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고령자나 장애가 있는 피해자처럼 보호가 더 필요한 사람일수록 가족에게 재산을 침해당하고도 구제받지 못하는 역설이 문제되었습니다.

다만 헌재는 단순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를 선택하면서 해당 조항의 적용을 중지시키고, 2025. 12. 31.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하도록 시한을 정했습니다. 한편 고소가 있어야 처벌하도록 한 종전 제2항, 즉 멀리 사는 친족 간 친고죄 조항에 대해서는 같은 날 합헌으로 판단했습니다. 피해자가 고소 여부로 처벌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라면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이 구분이 이후 개정 방향, 즉 '전면 친고죄화'의 밑그림이 되었습니다.

형을 일률적으로 면제하는 것은 위헌이지만, 피해자의 고소에 처벌을 맡기는 방식은 합헌 — 이것이 개정 형법의 뼈대가 된 헌재의 판단입니다.

2025년 개정 형법 — 형 면제 폐지, 전면 친고죄 전환

국회는 개정 시한 하루 전인 2025. 12. 30. 본회의에서 친족상도례를 전면 개편하는 형법 개정안을 가결했고(재석 228인 중 찬성 227인), 개정법은 2025. 12. 31. 공포되었습니다. 핵심은 형 면제 조항을 완전히 삭제하고, 친족의 멀고 가까움을 따지지 않고 모든 친족 간 재산범죄를 친고죄로 일원화한 것입니다. 이제 부모와 자식, 배우자, 동거 형제자매 사이의 절도·사기·횡령이라도 피해자가 고소하면 수사와 처벌이 가능해졌습니다. 주요 변경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형 면제 폐지 —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 사이의 범행도 더 이상 자동으로 형이 면제되지 않습니다.

  • 전면 친고죄 — 친족 간 재산범죄는 원근을 불문하고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 직계존속 고소 가능 —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은 고소하지 못하도록 한 형사소송법 규정에 예외를 두어, 부모·조부모를 상대로 한 재산범죄 고소가 가능해졌습니다.

  • 장물죄 감면 완화 — 장물범과 본범이 가까운 친족인 경우 반드시 형을 감경·면제하던 규정도 법원이 재량으로 판단하는 임의적 감면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가운데 직계존속 고소 예외는 실무적으로 의미가 큽니다. 종전에는 자녀가 부모를, 또는 사위·며느리가 배우자의 부모를 고소하는 것 자체가 형사소송법상 금지되어 있어, 부모가 자녀 명의 재산을 빼돌린 사건에서는 처벌을 구할 길이 사실상 막혀 있었습니다. 개정법은 친족 간 재산범죄에 한해 이 제한에 예외를 인정함으로써, 친고죄 전환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절차적 통로를 함께 열어 두었습니다.

이제 가족 간 재산범죄는 '고소하면 처벌할 수 있고, 고소하지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가족 간 절도·사기, 고소하면 처벌될까 — 친고죄의 작동 방식

결론부터 말하면, 개정법 아래에서 가족 간 재산범죄는 피해자가 고소하면 일반 사건과 동일하게 수사·기소·처벌이 가능합니다. 친고죄는 처벌 여부의 열쇠를 피해자에게 쥐여 주는 제도입니다. 고소가 없으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고소가 있으면 절도·사기·횡령 등 각 죄의 법정형에 따라 재판이 진행됩니다. 형이 면제되던 종전과 달리, 유죄가 인정되면 징역형이나 집행유예·벌금 등 실질적인 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주의할 것은 고소기간입니다. 친고죄의 고소는 형사소송법 제230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 가족 간 사건은 피해 사실을 한참 뒤에 알게 되는 경우가 많고, '범인을 알게 된 날'이 언제인지 자체가 다투어지는 일도 흔하므로, 피해를 인지했다면 서둘러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고소 취소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가능하고(형사소송법 제232조), 한 번 취소하면 같은 사건으로 다시 고소할 수 없습니다. 가족 간 화해 압박 속에서 성급히 고소를 취소하면 되돌릴 수 없으므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고소하면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의 고소기간과 '취소하면 재고소 불가'라는 두 가지 제한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친족상도례 적용 범위 — 어떤 범죄, 어떤 가족까지인가

친고죄 특례가 적용되는 범죄는 종전과 같이 재산범죄 중 일부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 범죄는 가족 사이라도 고소 없이 처벌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경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적용 대상 — 절도, 사기, 공갈, 횡령, 배임, 권리행사방해, 장물 관련 범죄가 특례의 대상입니다.

  • 제외 범죄 — 강도와 재물손괴는 폭행·협박이나 재물 훼손이 수반되어 가정 내부 문제로만 볼 수 없으므로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 친족의 범위 — 민법상 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배우자가 친족입니다. 법률혼이 아닌 사실혼 배우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 법인 피해 — 피해자가 회사(법인)라면 대표나 주주가 가족이라도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가족회사 자금 횡령은 고소 없이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 공범 — 친족 신분이 없는 공범에게는 특례가 미치지 않으므로, 가족과 짜고 범행한 제3자는 고소와 무관하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위가 외부 조력자와 함께 장모 소유 부동산을 몰래 처분했다면, 장모는 사위에 대해서는 고소를 해야 처벌을 구할 수 있지만, 친족이 아닌 조력자는 고소 없이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또 자녀가 부모가 운영하는 법인의 계좌에서 자금을 빼돌렸다면 피해자는 부모 개인이 아니라 법인이므로 친족상도례가 개입할 여지가 없습니다. 이처럼 같은 '가족 간 돈 문제'라도 피해자가 누구인지, 어떤 죄명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고소 필요 여부가 달라집니다.

범행 시점이 처벌을 가른다 — 소급 적용과 경과 사건 특례

이번 개정에서 가장 주의할 부분은 시점입니다. 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도19846 판결은 위 헌법불합치 결정에 소급효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2024. 6. 27. 결정 선고 전에 이루어진 범행에는 종전 형 면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형 면제 조항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규정이므로, 이를 소급하여 박탈하면 행위자에게 불리한 소급 적용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헌재 결정 이전에 있었던 가까운 가족 간 재산범죄는 지금 고소하더라도 형사처벌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반면 2024. 6. 27. 이후의 범행은 다릅니다. 헌재 결정으로 형 면제 조항의 적용이 중지된 뒤의 범행에는 개정법의 친고죄 규정이 적용되고, 개정법은 결정일 이후 법 시행 전에 발생한 이른바 경과 사건에 대해 법 시행일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를 두었습니다. 다만 이 특례기간은 2026년 중반 현재 이미 만료되었거나 만료가 임박했을 수 있으므로, 해당 시기의 피해라면 고소 가능 여부부터 시급히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범행 시점과 피해 인지 시점을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이 유형 사건 검토의 출발점입니다.

2024. 6. 27. 이전 범행은 종전 형 면제, 그 이후 범행은 고소하면 처벌 — 범행 시점이 사건의 성패를 가릅니다.

가족을 고소하기 전에 — 실무 체크포인트

가족 간 재산범죄는 증거 구조가 일반 사건과 다릅니다. 오랜 기간 계좌와 인감, 서류를 공유해 온 관계이기 때문에, 상대방에게서 '평소 허락받아 관리하던 재산'이라거나 '증여받은 것'이라는 항변이 거의 예외 없이 나옵니다. 결국 불법영득의사, 즉 권한 없이 남의 재산을 자기 것처럼 처분하려 했다는 점의 입증이 승부처가 됩니다. 계좌이체 내역과 돈의 사용처, 위임 범위를 보여주는 문자·통화 기록, 등기·계약 서류를 고소 전에 최대한 확보해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형사 고소만이 답도 아닙니다. 친고죄 구조상 고소는 강력한 협상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고소 취소 후 재고소가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합의 국면에서 오히려 불리해질 수도 있습니다. 빼돌려진 재산의 회복이 목적이라면 부당이득반환청구나 손해배상청구 같은 민사절차를, 필요하면 가압류를 병행하는 것이 실효적입니다. 형사처벌이 어려운 2024. 6. 27. 이전의 피해라도 민사상 반환청구는 소멸시효가 남아 있는 한 별도로 가능합니다. 전체 그림을 그려 두고 고소의 시점과 범위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자녀가 부모 통장에서 몰래 돈을 이체해 갔는데 처벌할 수 있나요?

A. 2024. 6. 27. 이후의 범행이라면 부모가 고소할 경우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무단 계좌이체는 사안에 따라 절도·횡령·컴퓨터 이용 사기 등 죄명이 달라지고, 피해자를 예금주로 볼지 금융기관으로 볼지에 따라 친족상도례 적용 여부 자체가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이체 내역과 사용처 자료를 확보한 뒤 죄명 구성부터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고소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친고죄이므로 형사소송법 제230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합니다. 헌재 결정일 이후 법 시행 전에 발생한 경과 사건에는 법 시행일부터 6개월 내 고소할 수 있는 특례가 있으나, 이 기간은 이미 지났을 수 있습니다. 기간 도과 여부가 불분명하면 지체 없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2024년 6월 27일 이전에 당한 피해도 고소하면 처벌되나요?

A. 어렵습니다. 대법원 2024도19846 판결은 헌법불합치 결정의 소급효를 부정하여, 결정 선고 전 범행에는 종전 형 면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형사처벌이 어렵더라도 부당이득반환·손해배상 등 민사 청구는 소멸시효 범위에서 별도로 가능합니다.

Q. 고소를 취소하면 다시 고소할 수 있나요?

A. 불가능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에 따라 고소 취소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할 수 있고, 취소한 사람은 같은 사건으로 다시 고소하지 못합니다. 가족 간 합의 과정에서 취소를 요구받는 경우가 많은데, 반환 이행이 확보되기 전에 성급히 취소하면 되돌릴 수 없으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Q. 따로 사는 사촌이 돈을 빌려 가서 갚지 않는데 사기로 고소할 수 있나요?

A. 사촌은 민법상 친족(8촌 이내 혈족)이므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경우에도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한 채무불이행은 사기가 아니고, 처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 없이 돈을 빌렸다는 점, 즉 기망행위가 입증되어야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차용 경위와 변제 자력에 관한 자료를 먼저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Q.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의 돈을 가족이 횡령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피해자가 법인이라면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회사 재산은 가족 개인의 재산과 법적으로 구분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소가 없어도 수사와 처벌이 가능하고, 이 경우 일반 횡령·배임 사건과 동일하게 진행됩니다.

맺음말

친족상도례는 2024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과 2025년 말 형법 개정을 거치며, 일률적인 '형 면제 제도'에서 피해자가 처벌 여부를 선택하는 '전면 친고죄 제도'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가족 간 절도·사기·횡령도 고소하면 처벌될 수 있고, 부모·조부모를 상대로 한 고소의 길도 열렸습니다.

다만 범행 시점이 2024. 6. 27. 전인지 후인지, 고소기간 6개월이 지나지 않았는지, 경과 사건 특례를 쓸 수 있는지, 고소 취소를 요구받고 있지는 않은지 등 절차적 갈림길이 유난히 많은 영역입니다. 가족이라는 관계의 특성상 증거 정리와 전략 수립도 일반 사건보다 까다롭습니다. 수원·경기남부 등 가까운 지역에서 가족 간 재산 분쟁을 다뤄 온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고소 가능 여부와 시점부터 차분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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