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으니 처벌 대상이 아니다", "상대방이 거부하지 않았으니 문제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이 유형의 사건은 일반적인 강제추행 사건과 판단 기준이 다릅니다.
실무에서는 물리적인 강제력이 있었는지보다, 업무상 지위나 관계에서 발생하는 영향력이 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어렵게 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당시의 신체 접촉만을 기준으로 사건을 판단하면 실제 법적 쟁점을 놓칠 수 있습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업무상 위력'의 존재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위력은 반드시 폭행이나 협박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상사와 부하직원, 교수와 학생, 대표와 직원처럼 인사권이나 평가권, 계약관계 등으로 상대방이 쉽게 거절하기 어려운 관계였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직급 차이만으로 위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관계에서 상대방이 심리적 압박을 느낄 수 있었는지는 수사기관이 구체적으로 살펴보게 됩니다.
두 번째는 피해자의 동의 여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명시적인 거부가 없었다면 동의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무에서는 그렇게 단순하게 판단하지 않습니다.
당시 업무 환경, 이후의 행동, 문자메시지, 메신저 대화, 주변 동료들의 진술 등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었는지를 함께 검토합니다.
따라서 사건 직후에도 평소처럼 업무를 계속했다거나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어느 한쪽 주장에 유리하거나 불리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세 번째는 객관적인 자료의 중요성입니다.
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사건은 폐쇄적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한 사례도 많습니다.
그래서 당시의 대화 내용, 일정 기록, 출입기록, CCTV, 인사관계 자료, 업무지시 내역 등이 사건의 흐름을 판단하는 핵심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감정적인 해명이나 단순한 부인보다 객관적인 자료가 사건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고소 이후 참고인 조사와 피의자 조사가 진행되고, 필요한 경우 관련자 진술과 디지털 자료 확보가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처음 진술한 내용은 이후 재판까지 계속 비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진술과 이후 설명이 달라지는 경우 신빙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억이 불분명한 부분까지 단정적으로 답변하는 것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회사 내부에서 별도의 인사조사나 징계절차가 형사절차와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형사사건이 아직 결론 나지 않았더라도 내부 조사에서 작성한 진술서나 제출 자료가 이후 수사에서 활용되는 사례도 있어 각 절차를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은 단순히 기소된 이후만은 아닙니다.
경찰 출석 요구를 받은 단계, 회사나 기관의 조사 요청을 받은 단계, 진술서 제출을 요구받은 단계부터 이미 향후 사건의 방향이 결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업무상 관계와 당시 상황을 어떤 자료로 설명할 것인지,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는 진술이 무엇인지는 초기 대응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는 부분입니다.
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사건은 일반적인 성추행 사건과 달리 인간관계와 조직 구조, 업무 환경이 함께 검토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정황만으로 유·무죄를 단정하거나 인터넷에 있는 일반적인 사례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같은 직장 내 사건이라도 관계의 형성 과정, 당시의 업무 환경, 증거의 내용에 따라 법적 평가는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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