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위자료, 가해자가 안 주면 — 가압류·강제집행으로 받아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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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성폭력/강제추행 등

성범죄 위자료, 가해자가 안 주면 — 가압류·강제집행으로 받아내는 법 

강대현 변호사

성범죄 피해를 입은 뒤 어렵게 위자료 판결을 받거나 합의서를 손에 쥐어도, 정작 가해자가 "돈이 없다"며 버티면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위자료 액수를 '정하는 것'과 그 돈을 실제로 '받아내는 것'은 전혀 다른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가해자가 재산을 빼돌리기 전에 미리 묶어두는 가압류부터, 판결 뒤 가해자 재산을 찾아 압류하는 강제집행 절차, 받을 권리를 스스로 날려버리는 합의서 함정, 그리고 청구 기한인 소멸시효까지 차근차근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위자료, 판결만 받으면 끝일까 — '집행권원'이 있어야 받는다

성범죄 피해에 대한 위자료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와 민법 제751조(재산 이외의 손해)에 근거한 민사상 손해배상입니다.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피해자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형사 사건이 끝났다고 해서 민사 위자료까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법원이 "피고는 원고에게 5,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더라도, 그 판결문 자체가 돈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가해자가 자발적으로 지급하지 않으면, 국가의 힘을 빌려 가해자 재산을 강제로 환가하는 별도의 절차, 즉 강제집행을 거쳐야 비로소 돈이 들어옵니다.

이 강제집행을 하려면 '집행권원'이 필요합니다. 집행권원이란 강제집행을 해도 좋다고 공적으로 확인된 문서로, 확정된 민사판결, 가집행선고가 붙은 판결, 법원의 화해·조정조서, 집행수락 문구가 들어간 공정증서, 형사재판에서 받은 배상명령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예컨대 위자료 소송에서 승소하고 판결이 확정되면, 그 판결문에 집행문을 부여받아 곧바로 가해자 재산에 대한 집행에 착수할 수 있습니다.

위자료 액수를 정하는 '판결'과 그 돈을 실제로 받아내는 '집행'은 별개의 절차다. 집행권원을 확보하고, 집행할 재산을 찾아내야 비로소 돈이 들어온다.

가압류 — 가해자가 재산 빼돌리기 전에 먼저 묶어둔다

강제집행에서 가장 흔한 실패는 "이겼는데 가해자 명의 재산이 없더라"는 상황입니다. 소송은 몇 달에서 1년 넘게 걸리는데, 그 사이 가해자가 부동산을 팔거나 예금을 빼돌리면 어렵게 받은 승소 판결문이 종잇조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막는 것이 가압류입니다. 가압류는 본안 소송을 내기 전이나 소송 중에, 가해자의 부동산·예금·급여 등을 미리 동결해 처분하지 못하게 묶어두는 보전처분입니다. 법원에 가압류를 신청해 인용되면 가해자는 해당 재산을 팔거나 인출할 수 없게 되어, 나중에 승소했을 때 집행할 대상이 그대로 남아 있게 됩니다.

가압류는 본안 판결 전에 이뤄지므로 소명만으로 비교적 신속하게 결정되지만, 법원은 통상 청구금액의 일정 비율을 담보(공탁금 또는 보증보험)로 요구합니다. 어떤 재산을 묶을지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관건이므로, 가해자의 부동산 등기나 직장 정보 등을 확보해 두면 한층 유리합니다.

  • 부동산 가압류: 가해자 명의 아파트·토지 등기부에 가압류를 기입해 매매·담보 제공을 차단합니다.

  • 채권 가압류: 가해자의 은행 예금, 임대차보증금, 거래처 매출채권 등을 동결합니다.

  • 급여(임금) 가압류: 직장에서 받는 급여채권의 일부를 묶어둡니다(압류금지 범위는 제외).

가압류를 먼저 걸어두지 않으면, 승소해도 집행할 재산이 사라진 뒤일 수 있다. 보전처분은 빠를수록 유리하다.

받아낼 '집행권원'을 만드는 네 갈래 경로

강제집행의 출발점인 집행권원은 사안에 따라 여러 경로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받는 확정판결입니다. 판결이 확정되거나 가집행선고가 붙으면, 그 판결문에 집행문을 부여받아 강제집행에 착수할 수 있습니다.

소송 중 가해자와 합의가 되면 법원에서 화해조서나 조정조서를 작성하는데, 이 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져 그대로 집행권원이 됩니다. 소송 밖에서 합의한다면, 합의 내용을 공증(강제집행 인낙 문구가 포함된 공정증서)으로 만들어 두어야 가해자가 약속을 어겼을 때 곧바로 집행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손으로 쓴 합의서만으로는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면 배상명령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해자는 형사재판부에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함께 명령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고, 인용되면 그 배상명령이 기재된 유죄판결문은 민사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져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 강제집행이 가능합니다. 다만 배상 범위나 금액에 다툼이 크면 각하될 수 있어, 사안에 따라 정식 민사소송이 더 확실한 경우도 있습니다.

  • 민사 확정판결·가집행선고부 판결: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결과로, 가장 일반적인 집행권원입니다.

  • 화해·조정조서: 소송 중 합의 시 법원이 작성하며,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집니다.

  • 공정증서: 소송 밖 합의는 집행수락 문구를 넣어 공증해야 집행력이 생깁니다.

  • 형사 배상명령: 형사재판에서 함께 받는 손해배상으로, 별도의 민사소송이 필요 없습니다.

가해자가 "돈 없다" 버틸 때 — 재산명시·재산조회로 찾아낸다

집행권원이 있어도 가해자 재산이 어디 있는지 모르면 압류할 수 없습니다. 가해자가 재산을 숨기거나 "지급할 돈이 없다"며 버틸 때 쓰는 것이 재산명시·재산조회 제도입니다.

재산명시신청(민사집행법 제61조)을 하면, 법원은 가해자에게 자신의 재산목록을 작성해 법원에 선서하고 제출하도록 명령합니다. 가해자가 명시기일에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거나, 재산목록 제출·선서를 거부하거나, 거짓 목록을 제출하면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해지거나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그 자체로 강한 심리적 압박이 됩니다.

가해자가 끝내 비협조적이면 재산조회(민사집행법 제74조)로 넘어갑니다. 법원을 통해 금융기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토교통부 등에 조회해 가해자 명의의 예금·부동산·차량·보험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집행권원 확정 후 6개월이 지나도록 변제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를 신청할 수 있는데, 명부에 오르면 금융거래상 불이익이 따르므로 자진 변제를 압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재산이 없다"는 말로 끝나지 않는다. 재산명시·재산조회로 숨긴 예금·부동산을 찾아내고, 불응하면 감치·명부 등재로 압박할 수 있다.

찾아낸 재산을 압류한다 — 부동산·예금·급여 집행

재산을 확인했다면 그 종류에 맞는 강제집행에 들어갑니다. 부동산이 있으면 부동산 강제경매를 신청해 매각대금에서 위자료를 회수하고, 예금이 있으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또는 전부명령)으로 은행에 직접 지급을 청구합니다. 어떤 재산이 있는지에 따라 집행 방법과 회수 속도가 달라집니다.

가해자가 직장인이라면 급여채권을 압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생계 보장을 위해 급여의 2분의 1(일정 금액 이하 구간은 전액 보호되고, 고액 구간은 보호 비율이 줄어듦)은 압류가 금지되므로, 압류 가능한 범위 안에서 매월 나누어 회수하게 됩니다. 가재도구 같은 동산은 환가가치가 낮고 압류금지 물건이 많아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재산이 있다면 회수 가능성과 비용을 따져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금·부동산처럼 환가가 확실한 재산부터 집행하고, 가해자가 책임을 면하려고 배우자 등에게 재산을 빼돌린 정황이 있으면 사해행위취소 소송으로 그 처분을 되돌려 집행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부동산: 강제경매를 신청해 매각대금에서 배당받아 회수합니다.

  • 예금·보증금·매출채권: 채권압류 및 추심·전부명령으로 직접 지급을 청구합니다.

  • 급여: 압류금지 범위(원칙적으로 2분의 1)를 제외하고 매월 압류합니다.

  • 은닉 재산: 사해행위취소 소송으로 빼돌린 재산을 되돌려 집행합니다.

형사 합의서의 함정 — '민형사상 일체 청구 포기'를 조심하라

가해자 측은 형사처벌을 줄이려고 합의를 제안하면서, 합의서에 "향후 민·형사상 일체의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문구(이른바 부제소 합의·청구포기 조항)를 넣으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가 그 의미를 충분히 모른 채 서명하면, 나중에 민사 위자료를 추가로 청구하려 해도 합의로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보아 청구가 막힐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합의금이 형사 처벌 감경의 대가인지, 아니면 민사 손해배상까지 포함한 최종 정산인지 합의서에 명확히 구분해 적어야 합니다. 민사 청구권을 남겨두려면 "형사상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에 한하며,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은 유보한다"는 취지를 분명히 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가해자로부터 충분한 금액을 한 번에 받고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경우라면, 합의금에 민사 위자료가 모두 포함된다는 점을 명시해 두는 편이 추후 분쟁을 줄입니다. 어느 쪽이든 합의서 문구 한 줄이 수천만 원의 권리를 좌우하므로, 서명 전에 그 조항의 효력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합의서의 "민형사상 일체 청구 포기" 한 줄에 서명하면, 받을 수 있었던 민사 위자료까지 스스로 포기하게 될 수 있다.

청구에도 기한이 있다 — 소멸시효 3년·10년과 미성년 피해자 특례

위자료 청구권은 무한정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먼저 도래하면 청구가 어려워지므로, 피해 사실과 가해자를 알게 되었다면 가급적 빨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만 미성년 피해자에게는 중요한 특례가 있습니다. 2020년 신설된 민법 제766조 제3항에 따라, 미성년자가 성폭력·성추행·성희롱, 그 밖의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 그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그 미성년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진행하지 않습니다. 즉 피해 당시 미성년이었다면 성년이 된 때부터 비로소 3년의 단기 시효가 기산되어, 어린 시절의 피해를 뒤늦게 인지하거나 성인이 되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에도 청구 기회가 보장됩니다.

형사 고소 기간(공소시효)과 민사 위자료 청구의 소멸시효는 별개라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형사처벌이 어려워진 사안이라도 민사 손해배상청구의 시효는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형사와 민사를 나누어 따로 따져보아야 합니다.

위자료 청구권은 안 날부터 3년, 행위일부터 10년이면 소멸한다. 단, 미성년 성적 침해 피해는 성년이 될 때까지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는데도 민사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처벌과 민사 손해배상은 별개의 절차입니다. 형사에서 무혐의·무죄가 나오더라도 민사에서는 증명의 정도가 달라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실관계의 입증 부담은 피해자에게 있으므로 증거를 충실히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합의금을 이미 받았는데, 민사 위자료를 더 청구할 수 있나요?

A. 합의서 문구에 따라 달라집니다. "민·형사상 일체의 청구를 포기한다"는 부제소 합의가 있었다면 추가 청구가 막힐 수 있습니다. 반면 합의금이 형사 처벌불원만을 위한 것이고 민사 청구권을 유보했다면, 별도로 위자료를 청구할 여지가 있습니다.

Q. 가해자가 "재산이 없다"고 하면 위자료를 못 받나요?

A. 곧바로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재산명시·재산조회 제도로 숨긴 예금·부동산을 찾아낼 수 있고, 응하지 않으면 감치나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로 압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집행권원은 통상 10년간 효력이 유지되므로, 당장 무자력이라도 이후 재산이 생겼을 때 다시 집행할 수 있습니다.

Q. 소송 없이 형사재판에서 바로 위자료를 받을 방법이 있나요?

A. 배상명령 제도가 있습니다. 형사재판부에 배상명령을 신청해 인용되면, 그 판결문으로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 강제집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손해액 산정에 다툼이 크면 각하될 수 있어, 사안에 따라 정식 민사소송이 더 확실할 수 있습니다.

Q. 위자료는 보통 얼마나 인정되나요?

A. 피해의 정도, 가해 행위의 태양, 가해자의 반성 여부, 합의 경위 등을 종합해 법원이 정하므로 사안마다 차이가 큽니다. 일반적인 액수를 단정하기보다, 유사 사안의 선례와 구체적 피해 입증을 토대로 청구액을 정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 피해 당시 미성년이었는데 지금은 성인입니다. 청구가 가능한가요?

A. 가능성이 있습니다. 민법 제766조 제3항에 따라 미성년자의 성적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성년이 될 때까지 진행하지 않으므로, 성년이 된 때를 기준으로 시효를 따지게 됩니다. 다만 구체적 기산점은 사안에 따라 다르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맺음말

성범죄 피해에 대한 위자료는 가해자가 처벌받았는지와 별개로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지만, 그 권리를 '판결'로 확정하는 일과 실제로 '돈을 받아내는' 일은 전혀 다른 단계입니다. 소송 전 가압류로 재산을 묶고, 집행권원을 확보한 뒤, 재산명시·재산조회로 가해자 재산을 찾아 압류하는 일련의 과정을 놓치면 어렵게 받은 판결도 무력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합의 단계에서 서명하는 문구 하나, 청구 시점을 놓쳐 지나가 버리는 소멸시효 하나가 수천만 원의 권리를 좌우합니다. 형사와 민사를 분리해 전략을 세우고, 정해진 권리를 끝까지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성범죄 피해 손해배상과 강제집행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사안의 증거관계와 가해자의 재산 상황을 함께 점검해 가장 회수 가능성이 높은 경로를 설계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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