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면책돼도 괴롭힘 인정은 살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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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면책돼도 괴롭힘 인정은 살아있습니다 

유승윤 변호사

고용노동부 결정과 노동위원회 결정, 왜 다르게 나오나요

고용노동부에서 직장내괴롭힘 인정을 받아냈고, 회사는 그 결과에 따라 가해자를 징계했습니다. 절차대로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가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냈고, 결과는 징계 취소였습니다. 결정문을 열어보니 "직장내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는 표현까지 적혀 있었습니다. 그 순간, 처음부터 잘못된 건지 싶은 생각이 드셨을 겁니다.

지금 머릿속에 세 가지 질문이 동시에 떠오르고 있을 겁니다. 고용노동부 인정이 노동위원회 결정 하나로 사라지는 건지. 피해자와 가해자의 신분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건지. 앞으로 회사가 해야 할 일이 남아있기는 한 건지. 세 질문 모두, 답이 있습니다.

신고가 접수된 순간부터 회사에는 법이 정한 의무가 발생합니다. 그 의무를 놓치면 회사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노동위원회, 각자 다른 것을 판단합니다

고용노동부(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5항)는 사용자의 조치의무 이행 여부를 감독하는 행정감독 절차를 수행합니다. 괴롭힘이 인정되면 회사에 대해 행위자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시정지시를 내립니다. 법원은 이러한 시정지시가 사용자에게 법률상 의무가 존재한다는 점을 알려주고 그 이행을 권고할 뿐입니다. 사용자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행정처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사용자(회사)에 대한 행정적 권고 내지 안내의 성격을 가집니다.

반면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 절차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제28조에 따른 것으로, 가해자(근로자)가 자신이 받은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다투는 절차입니다. 노동위원회는 이 절차에서 징계사유의 존부와 징계양정의 적정성을 독자적으로 판단하며, 고용노동부의 행정적 판단에 법적으로 구속되지 않습니다.


징계가 취소돼도 괴롭힘 인정은 살아있습니다

노동위원회가 징계 구제신청에서 "직장내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이것은 해당 징계처분의 근거가 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고용노동부가 행정감독 절차에서 내린 괴롭힘 인정을 직접 취소하거나 무효화하는 효력을 가지지 않습니다.

법원도 이 두 절차의 독립성을 명확히 인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법원은 고용노동부의 직장내괴롭힘 개선지도 또는 시정지시로써 행위자의 행위가 직장내괴롭힘에 해당함이 대세적으로 확정된다거나 다른 행정기관을 구속하는 효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3. 8. 24. 선고 2022구합76284 판결 참조). 고용노동부의 판단이 노동위원회나 법원을 구속하지 않으며, 반대로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고용노동부의 행정적 판단을 취소하지도 않습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신분은 유지되고, 고용노동부의 직장내괴롭힘 인정도 그대로 효력을 가집니다. 가해자는 노동위원회 결정으로 인해 해당 징계처분의 효력이 취소된 상태가 될 뿐입니다.

가해자가 퇴사 예정이라는 이유로 조치를 생략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사실이 확인된 이상 재직 여부와 관계없이 조치 의무는 발생합니다.


노동위원회 결정 이후 회사가 놓치기 쉬운 것들

두 결정이 충돌하는 경우: 각 절차의 효과는 별개로 살아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인정은 유효하고, 노동위원회 결정은 징계처분의 효력만을 다룹니다.

향후 민사소송 대비: 노동위원회 결정문의 "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는 표현이 향후 손해배상 소송 등에서 사실인정의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민사법원은 노동위원회의 판단에 구속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심리하지만, 관련 자료는 지금부터 체계적으로 정리해두어야 합니다.

재징계 여부 검토: 노동위원회가 징계를 취소했다고 해서 사안이 종결된 것은 아닙니다. 절차적 하자가 이유라면 적법한 절차를 다시 밟아 재징계가 가능한지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기록 보존: 고용노동부 인정 결정문, 조사 기록, 피해자 진술서, 노동위원회 결정문 모두 보존합니다.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징계면책 결정은 사안의 종결이 아닙니다

노동위원회의 징계면책 결정 이후에도 고용노동부 인정은 살아있고, 피해자 보호 의무도 계속됩니다. 특히 가해자가 원직 복직하는 경우 피해자와의 분리 조치 등 추가적인 보호 조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4항 및 제6항은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도 피해근로자 보호 조치 의무와 불리한 처우 금지 의무가 계속 존속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재징계 가능성, 민사소송 대비, 기록 정리까지 이 시점에 점검해야 할 항목들이 남아 있습니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조사 방식과 조치 수위가 달라집니다. 조사 설계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면 절차상 하자로 인한 추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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