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 개요
의뢰인은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단 며칠 사이에 3,200만 원을 빼앗긴 피해자였습니다.
검찰청 사무관을 사칭한 전화로 시작된 범행이었습니다. "당신 명의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연락에 속은 의뢰인은, 이어서 검사·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하는 자들에게 단계적으로 기망당했습니다. 결국 "계좌에 있는 돈을 현금으로 인출해 보안코드를 입력해야 추적이 가능하다"는 거짓말을 믿고 현금 수거책에게 직접 돈을 건넸습니다.
당시 의뢰인은 학교에 재학 중이던 학생이었습니다. 소중한 재산을 한순간에 잃은 충격은 단순한 금전적 손해를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정작 범행을 설계한 총책 등 윗선은 잡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검거된 것은 피해자에게서 직접 현금을 건네받은 '현금 수거책'뿐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이들을 상대로라도 피해를 회복하고자 저희를 찾아오셨습니다.
■ 사건의 핵심 쟁점
현금 수거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공동불법행위 책임의 성립 여부였습니다.
현금 수거책들은 형사재판에서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 "단순 심부름인 줄 알았다"며 고의를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의 수거책들도 형사재판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가담으로 인정되었을 뿐입니다.
따라서 민사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단순 가담자라 하더라도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순차적·암묵적으로 공모하여 불법행위에 가담하였다는 점, 그리고 이들의 현금 수거 행위가 없었다면 범죄수익 실현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점을 명확히 입증해야 했습니다.
■ 당소의 대응
저희는 수거책에 대한 형사판결문과 사건 기록을 면밀히 분석하여, 민사상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빈틈없이 구성했습니다.
첫째, 확정된 형사판결문을 증거로 확보했습니다. 수거책들은 의뢰인을 포함한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수거한 사실로 각각 징역형이 확정된 상태였습니다.
둘째, 판결문에 적시된 "현금수거책 역할을 담당하기로 성명불상의 조직원들과 순차 공모"했다는 법원의 인정 사실을 그대로 원용했습니다. 형사판결에서 공모 관계가 인정된 이상, 민사상 공동불법행위의 고의 역시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셋째, 민법 제760조(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를 근거로, 수거책들이 조직의 다른 구성원들과 연대하여 의뢰인이 입은 손해 전부를 배상할 책임이 있음을 주장했습니다. 재산상 손해 3,200만 원에 더하여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까지 청구 범위에 포함시켰습니다.
■ 결과
법원은 저희의 주장을 적극 받아들였고, 그 결과 의뢰인은 수거책으로부터 1,800만 원을 지급받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특히 이 금액은 해당 피고가 직접 수거한 금액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단순 재산 손해를 넘어 위자료까지 반영된 결과였습니다.
윗선이 검거되지 않아 피해 회복이 막막했던 상황에서, 검거된 수거책을 상대로 실질적인 배상을 이끌어낸 의미 있는 결과였습니다.
■ 변호사의 한마디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으면 많은 분들이 "범인을 못 잡으면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포기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총책이 잡히지 않더라도, 검거된 현금 수거책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현금 수거책은 형사재판에서 "몰랐다"고 항변하는 경우가 많지만, 형사판결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가담이 인정되면 이는 민사 소송에서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확정된 형사판결문을 확보하고, 그 안에 담긴 법원의 인정 사실을 활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재산 범죄가 아니라 피해자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드는 중대한 불법행위입니다. 따라서 재산상 손해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청구하는 것이 정당합니다.
비슷한 피해를 입고 계신다면, 가해자의 형사사건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확정판결을 확보하는 것부터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포기하기엔 회복할 수 있는 피해가 분명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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