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형사고소를 당했다가 수사기관으로부터 혐의없음(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 “상대방을 무고죄로 역고소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시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만 무고죄는 국가의 형사사법 기능을 직접 침해하는 중대 범죄로 평가되어 요건 판단이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실무에서 "무혐의/무죄 = 상대방 무고 유죄"로 바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1. 무고죄의 성립 요건
무고죄는 ①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해, ② 타인을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 받게 할 목적으로, ③ 허위 사실을 신고해야 성립합니다(형법 제156조). 이를 좀더 분설해 보겠습니다.
1)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한 신고
무고죄는 공무소 또는 공무원( 경찰·검찰·감사 등)에 대한 신고여야 합니다. 타인을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행위 역시 이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2) '허위 사실'의 신고
무고죄의 ‘허위 사실’는 주관적 기억이 아니라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실무에서 특히 중요한 포인트는 다음 3가지입니다.
신고 내용에 객관적으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일부 과장되었더라도), 그것이 범죄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중요 부분이 아니라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부 허위가 고소사실 전체의 성질을 바꿀 정도로 중요하다면 무고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허위는 ‘적극적 증명’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상대방 진술이 믿기 어렵다", "입증이 부족하다” 정도로만으로는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신고 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한다는 점이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있는 사실 그대로 신고하면서 이에 대한 법적 평가만을 잘못한 경우에는 무고죄가 성립하기는 어렵습니다. 즉, 신고자가 객관적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신고하였다면 해당 사실을 기초로 한 주관적 법률평가(죄명 선택, 위법성 판단 등)이 일부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무고죄가 성립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타인을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 받게 할 목적
무고죄는 단순히 허위 사실을 말한 것만으로 성립하지 않으며, 그 허위 사실로 상대방이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고의)이 인정되어야 성립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고죄의 고의는 확정적 고의뿐 아니라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무혐의 또는 무죄가 나오면 무고죄가 반드시 성립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수사기관의 ‘혐의없음’ 처분의 의미가 곧 ‘상대방 신고가 허위’라는 뜻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혐의없음에도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특히 증거불충분 취지로 종결되는 경우 “신고가 거짓”임이 입증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유죄로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의미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 경우 무고죄의 요건에 해당하는 ‘허위 사실’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여부 역시 적극적 증명이 어려워질 수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고가 허위인지 여부는 “핵심·중요 내용”을 기준으로 봅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무고죄의 "허위" 여부는 신고 내용 전체 중에서도 범죄 구성요건과 관련된 핵심 또는 중요 내용이 허위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일부 사실관계가 틀리거나 표현이 과장되었더라도, 그것이 핵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무고죄 성립 자체가 부정될 수도 있습니다.
3. 무고 리스크를 줄이는 고소장 작성 체크리스트
본인이 ‘고소인’이 되는 경우에도 무고 리스크 관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쓰지 않아야 합니다.
고소장에는 사실관계가 완전히 확인되지 않은 부분의 경우 “~로 추정된다”, “~라고 들었다(전언임을 명시)” 등으로 인식의 한계와 근거를 분리하여 기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무고죄는 허위성에 대한 인식(미필적 고의 포함)이 문제되므로 불확실한 사실을 단정적으로 표현하면, 자칫 상대방으로부터 무고죄로 고소당하며 허위성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공격당할 수 있습니다.
불리한 핵심 정황/증거를 의도적으로 누락하지 않을 것
무고죄는 "처벌받게 하려는 목적"이 존재할 것을 요합니다. 그런데, 고소장에서 고소인이 자신의 주장과 배치되는 반대 정황(예: 전체 대화 흐름, 사건 전후 관계, 알리바이 관련 자료 등)을 알면서도 이를 의도적으로 숨겼다면, 상대방은 이를 역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즉, 상대방은 고소인에게 무고죄의 고의가 있다고 주장하며 고소인이 자신에게 불리한 핵심적인 정황을 숨긴 사실 자체가 무고의 고의(상대방을 처벌받게 할 목적이 있음)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고소장은 ‘사실’ 중심으로 구조화하기
고소장에는 6하원칙(누가/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에 따라 사실관계를 충실하게 적시해야 합니다.
가사 고소장에 죄명이 일부 잘못 기재되었더라도, 고소인이 사실과 증거에 입각하여 고소사실을 정확히 적시하였다면, 수사기관은 피고소인에 대한 조사를 면밀히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4. 무고죄 역고소 실전 전략
감정적인 대응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 사건에서 아직 사실관계가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방의 고소는 전부 허위이며 무고다”라는 취지로 주장하시게 되면 전략적으로 불리해 질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재판부가 피고인에 대해 유죄의 심증을 갖고 있는데, 무고를 강하게 주장하게 된다면 재판부로서는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여겨 양형에서 불리해 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무고죄의 경우 위와 같은 구성요건에 대해 적극적 증명이 필요하므로 준비 없이 무고를 주장하게 된다면 수사·재판의 쟁점이 분산되어 오히려 불리해 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증거가 충분히 수집되고 주장이 정리되었을 때 무고를 주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허위 사실을 정확히 '특정'해야 합니다.
무고는 “진술이 틀렸다”가 아니라, 형사처분을 받게 할 수준의 핵심 사실이 객관적으로 거짓이라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따라서 무고죄로 고소할 때에는, 상대방 신고(고소) 내용 중 핵심적 허위 사실(표현)을 특정하고, 해당 내용이 객관적으로 적극적으로 반박이 가능한지 증거에 입각해 정리해 보셔야 할 것입니다.
"허위 사실"에 관해서 적극적 증명이 어려운 사안에서 상대방이 무고라고 단정적으로 밀어붙이면 분쟁이 장기화되고 역으로 공격받을 수 있으므로 유의하셔야 합니다.
통상적인 무고죄 역고소 타이밍
무죄 판결이나 불기소처분이 있으면, 이후 무고 사건에서 수사관 또는 재판부에 “허위 및 고의” 판단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무죄 판결 또는 무혐의처분 자체가 자동적으로 무고의 증거가 되지는 않으므로, 판결문 · 불기소이유서(또는 불송치사유서 등)에서 수사기관과 법원이 어떠한 사실인정과 판단을 하였는지 확인해 보신후 전략을 세우셔야 할 것입니다.
* 다만, 개별 사안에 따라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고소 시점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의사결정에 앞서 법률전문가와 상담을 해시기를 권고해 드립니다.
무고죄는 위와 같은 구성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무고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혐의·무죄가 나왔더라도 곧바로 무고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핵심 허위의 적극적 증명과 목적 입증이 관건입니다.
억울한 사건일수록 감정적 대응보다는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본 후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대응하실 것을 권고해 드립니다.
주상현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입니다. 무고죄 대응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언제라도 상담 요청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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