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가족이나 오래 알고 지낸 지인이 "확실한 개발 호재가 있는 땅"이라며 권해 믿고 계약했는데, 알고 보니 전형적인 기획부동산이었다면 충격은 두 배가 됩니다. 모르는 회사에 속은 경우와 달리, 권유한 사람과의 관계까지 얽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해지기 때문입니다. 권유한 가족·지인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회사와 맺은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형사 고소는 누구를 상대로 해야 하는지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특히 권유한 사람이 '자기도 속은 피해자'인지 '소개 수당을 받은 가담자'인지에 따라 대응 전략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부터 이해하셔야 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가족·지인이 권유한 기획부동산, 왜 더 까다로운가
기획부동산 피해는 보통 텔레마케팅이나 모르는 영업사원의 권유로 시작되지만, 가족·지인이 다리를 놓은 경우는 결이 다릅니다. 신뢰하는 사람의 말이라 계약서를 꼼꼼히 보지 않거나, 시세·등기부·개발 가능성을 따로 확인하지 않은 채 서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권유자가 좋은 뜻으로 소개했더라도 결과적으로 손해가 발생했다면, 그 손해를 누구에게 어떻게 돌릴 것인지가 곧바로 문제됩니다.
더 큰 난점은 권유한 사람의 '지위'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같은 '권유'라도 그 사람이 단순히 좋다고 소개만 한 것인지, 그 기획부동산의 영업 조직에 속해 소개 수당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거짓 정보임을 알면서도 적극 끌어들인 것인지에 따라 법적 책임의 무게가 전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사촌이 "나도 같이 샀다"며 권했는데 알고 보니 그 사촌이 회사로부터 건당 수수료를 받는 판매책이었다면, 단순 소개와는 책임 구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마지막으로 심리적 부담이 큽니다. 가족·지인을 상대로 책임을 묻는 것이 불편해 망설이는 사이, 뒤에서 설명할 소멸시효가 지나거나 핵심 증거가 사라지는 일이 흔합니다. 그래서 이 유형의 사건은 '권유자가 피해자인지 가담자인지'를 먼저 가려내고, 감정과 별개로 법적 시간표를 챙기는 것이 출발점이 됩니다.
권유한 가족·지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 지위에 따라 갈린다
권유한 사람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는 그 사람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민법은 민법 제750조에서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의 배상책임을 정하고, 민법 제760조에서는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한 경우 연대하여 배상하도록 합니다. 특히 민법 제760조 제3항은 교사자나 방조자도 공동행위자로 본다고 정하고 있어, 사기를 직접 실행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도운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길을 열어 둡니다.
판례는 여기서 말하는 '방조'를 폭넓게 봅니다. 불법행위를 쉽게 만든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가 방조에 해당하고, 형사책임과 달리 민사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다만 방조자에게 책임을 지우려면 그 도움 행위와 실제 피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권유자가 어떤 말을 했고, 어떤 자료를 보여 주었으며, 그 대가로 무엇을 받았는지가 책임 인정의 갈림길이 됩니다.
실제 사례를 단순화하면 권유자는 대체로 세 부류로 나뉩니다. 자신도 똑같이 속아 손해를 본 '동반 피해자'라면 고의나 과실을 입증하기 어려워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회사로부터 소개 수당을 받았거나, 거짓 개발 정보임을 알면서 권했다면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회사와 함께 책임을 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동반 피해자형 — 권유자 본인도 같은 땅을 사서 손해를 본 경우. 고의·과실 입증이 어려워 손해배상 청구가 쉽지 않습니다.
영업 가담형 — 회사의 영업 조직에 속해 소개·판매 수당을 받은 경우. 회사의 사용인 또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적극 기망형 — 거짓 정보임을 알면서도 시세나 개발 가능성을 부풀려 적극 끌어들인 경우. 사기죄와 손해배상 책임이 함께 문제됩니다.
사기를 직접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이를 도운 사람은 민법 제760조 제3항에 따라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연대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권유자가 받은 대가와 가담의 정도입니다.
회사와 맺은 매매계약을 취소하려면 — 민법 제110조 사기취소
투자금 회수의 출발점은 회사와 맺은 매매계약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민법 제110조 제1항은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기획부동산 사건은 대개 계약 상대방인 회사 측이 시세나 개발 가능성을 직접 속이므로, 회사의 기망이 인정되면 이 조항으로 곧바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계약이 취소되면 처음부터 무효였던 것이 되어, 낸 매매대금을 돌려받을 근거가 생깁니다.
문제는 '권유자만' 거짓말을 한 특수한 경우입니다. 민법 제110조 제2항은 계약 상대방이 아닌 제3자가 사기를 행한 때에는, 상대방이 그 사기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기 때문입니다. 즉 권유자가 회사와 무관한 순수한 제3자라면, 회사가 그 거짓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만 회사와의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판례의 중요한 기준이 작동합니다. 제2항의 '제3자'에서 빠지는 사람은 상대방의 대리인 등 상대방과 동일시할 수 있는 자에 한정되고, 단순한 피용자라도 회사와 동일시할 수 없으면 제3자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거꾸로 권유자가 회사의 대리인처럼 행동했다면, 그의 기망은 사실상 회사의 기망과 같이 취급되어 제2항의 제약 없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취소는 민법 제110조 제3항에 따라 그 사정을 모르는 선의의 제3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으므로, 땅이 이미 선의의 제3자에게 넘어갔다면 권리 회복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권유자가 회사와 무관한 제3자라면, 민법 제110조 제2항에 따라 회사가 그 기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만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권유자의 지위 규명이 취소 가능 여부를 가릅니다.
투자금은 무엇으로 회수하나 — 부당이득반환과 손해배상
계약을 취소했다면 그 다음은 낸 돈을 돌려받는 단계입니다. 사기취소로 계약이 효력을 잃으면, 회사는 받은 매매대금을 보유할 법률상 원인이 없어집니다. 이때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로 매매대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 취소와 부당이득반환은 한 묶음으로 움직이는 회수 경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계약 취소와 별개로, 손해 자체를 배상받는 길도 있습니다. 회사와 가담한 권유자의 기망으로 손해를 입었다면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을, 여러 사람이 함께 관여했다면 민법 제760조의 연대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은 매매대금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추가로 든 비용 등으로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당이득반환과 차이가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어느 한 가지만 고집하기보다, 사실관계에 맞춰 여러 청구를 함께 또는 선택적으로 구성합니다. 예컨대 회사를 상대로는 계약 취소와 부당이득반환을, 적극 가담한 권유자를 상대로는 공동불법행위 손해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식입니다. 어떤 청구가 가장 확실하게 돈을 받아낼 수 있는지는 증거와 상대방의 재산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청구의 조합 자체가 전략이 됩니다.
부당이득반환(민법 제741조) — 사기취소로 계약이 무효가 된 뒤, 회사가 받은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합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민법 제750조) — 기망으로 입은 손해 자체의 배상을 구합니다. 회수 범위가 넓어질 수 있습니다.
연대책임(민법 제760조) — 회사와 가담한 권유자가 함께 관여했다면 연대하여 배상하도록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 고소는 누구를 상대로 — 사기죄(형법 제347조)
민사상 회수와 별개로, 기망 행위가 명백하다면 형사 고소를 함께 검토합니다.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기획부동산 사건에서는 회사의 운영진과 실제 영업을 지휘한 사람이 주된 고소 대상이 됩니다.
권유한 가족·지인을 형사 고소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지는, 그 사람이 거짓이라는 점을 알면서 편취의 고의를 공유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자신도 속아 같이 산 사람이라면 고의가 없어 사기죄로 처벌하기 어렵지만, 거짓 정보임을 알면서 수당을 받고 끌어들였다면 공범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좋다고 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않으므로, 권유 당시의 발언과 자료, 수당 수령 내역 등 구체적 증거가 중요합니다.
형사 절차는 그 자체로 처벌을 구하는 동시에, 회수 협상의 지렛대가 되기도 합니다. 가해자 측이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피해 회복에 나서면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형사 고소만으로 돈이 자동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므로, 민사상 회수 절차와 병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회수의 성패는 '책임재산 확보' — 가압류와 재산추적
승소 판결을 받아도 상대방에게 집행할 재산이 없으면 돈을 돌려받지 못합니다. 기획부동산 사건에서 회사가 돈을 빼돌리거나 폐업·잠적하는 일이 잦은 탓에, 회수의 성패는 사실상 '얼마나 빨리 책임재산을 묶었는가'에서 갈립니다. 그래서 소송 제기 전후로 상대방의 부동산·예금·매출채권 등에 가압류를 걸어 두는 것이 핵심 전략이 됩니다.
권유자가 가담형이라면 권유자 개인의 재산도 보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회사와 권유자가 연대책임을 진다면, 둘 중 자력이 있는 쪽의 재산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실익이 큽니다. 가압류는 상대가 눈치채기 전에 신속히 진행해야 효과가 있으므로, 증거를 모으는 단계부터 책임재산 파악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판결 확정 후에는 강제집행으로 실제 회수에 들어갑니다. 부동산 경매, 예금 압류 및 추심 등 절차가 이어지며, 상대방이 재산을 숨긴 정황이 있다면 재산명시·재산조회 같은 제도를 활용해 추적할 수 있습니다. 회수는 한 번의 판결이 아니라 보전부터 집행까지 이어지는 긴 과정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가족·지인이라 망설이는 사이 — 소멸시효와 증거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로 대응을 미루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권유자가 가담자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면 그 시점부터 단기 시효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기산점 판단이 중요합니다.
증거 확보도 시간 싸움입니다. 권유 당시 주고받은 문자·메신저 대화, 보여 준 홍보 자료와 개발 계획서, 입금 내역, 그리고 권유자가 수당을 받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정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지거나 흐려집니다. 특히 가족·지인 사건은 "그런 말 한 적 없다"는 부인으로 흐르기 쉬워, 대화 기록 같은 객관적 자료가 승패를 좌우합니다.
따라서 관계가 불편하더라도, 회수를 진지하게 고려한다면 먼저 증거를 조용히 정리하고 시효부터 확인하시기를 권합니다. 감정적 대화로 상대가 경계심을 갖기 전에 핵심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이후 협상과 소송 모두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손해배상청구권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이면 소멸합니다(민법 제766조). 관계 때문에 미루는 사이 권리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권유한 지인이 자기도 손해를 봤다는데, 그래도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권유자가 진짜 동반 피해자라면 고의나 과실을 입증하기 어려워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나도 샀다'는 말이 사람을 안심시키기 위한 수법인 경우도 있으므로, 실제로 매수했는지, 소개 수당을 받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같이 피해를 본 척하면서 수당을 챙긴 정황이 드러나면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Q. 가족이 권유한 거라 소송까지는 망설여집니다. 형사 고소 없이 돈만 돌려받을 수는 없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 고소와 민사상 회수는 별개 절차이므로, 형사 고소 없이 계약 취소와 부당이득반환, 손해배상 청구만으로 회수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가 폐업·잠적할 위험이 있다면 가압류 등 보전 조치를 먼저 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계약서에 제가 직접 도장을 찍었는데도 취소가 되나요?
A. 서명·날인을 했더라도 그 의사표시가 사기에 의한 것이라면 민법 제110조에 따라 취소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도장을 찍었는지가 아니라, 시세나 개발 가능성에 관한 기망이 있었고 그로 인해 계약했는지입니다. 다만 권유자만 속인 특수한 경우에는 회사가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한다는 제한이 따릅니다.
Q. 권유한 사람이 소개 수당을 받았는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A. 권유자 본인은 부인하는 경우가 많아, 회사의 회계·정산 자료나 다른 피해자·내부자의 진술, 입출금 내역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형사 고소가 진행되면 수사기관이 회사의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수당 지급 내역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민사와 형사를 병행하는 것이 사실관계 규명에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Q. 투자한 지 3년이 넘었는데, 지금이라도 회수가 가능한가요?
A.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라는 단기 시효가 있지만, 기산점은 '기획부동산임을 현실적으로 안 시점'을 기준으로 따지므로 계약일과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계약 취소에 따른 부당이득반환 등 다른 청구는 시효 기준이 달라, 포기하기 전에 정확한 시효 판단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Q. 회사가 이미 폐업했으면 권유한 지인에게만 청구하면 되나요?
A. 권유자가 가담형이라면 권유자 개인을 상대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가 폐업했더라도 운영자 개인이나 책임재산이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청구 대상을 권유자 한 사람으로 좁히기 전에 자력 있는 상대를 폭넓게 파악하는 것이 회수에 유리합니다. 연대책임이 인정되면 그중 자력이 있는 쪽에서 전액을 회수할 수도 있습니다.
맺음말
가족·지인이 권유한 기획부동산 사건은 '권유자가 피해자인지 가담자인지'를 가려내는 데서 모든 전략이 갈립니다. 그 판단 위에서 회사와의 계약을 사기취소하고 부당이득반환과 손해배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길, 그리고 사기죄 고소로 압박하는 길을 사실관계에 맞게 조합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책임재산을 빨리 확보하고, 소멸시효가 지나기 전에 움직이는 것이 회수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관계가 얽혀 있어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사건일수록, 권유자의 지위와 증거를 차분히 정리한 뒤 청구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원과 경기 남부 지역에서 기획부동산 피해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권유자의 책임 범위와 회수 가능성을 함께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망설이는 사이 흘러가는 시간이 가장 큰 적이라는 점만은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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