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 비율이 실무에서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사건을 하다 보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힙니다. 다만 그 감이 실제 데이터로는 어떻게 검증되는지 궁금해서 이를 분석한 논문을 찾아봤습니다.
참고한 논문: 박민수·이동진·오정일, 「이혼 후 재산분할의 비율 및 이혼 위자료액의 결정: 2009년~2011년 합의부 재판례의 실증분석」, 家族法硏究 제28권 1호(2014).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제1심 합의부에서 선고된 재산분할 및 위자료 청구사건 전수1,098건을 회귀분석한 논문으로, 표본이 충분히 크고 전수조사라서 비교적 신뢰도가 높다고 판단하여 살펴봤습니다.
재산분할 비율, 평균 46%
많은 분들이 재산분할은 당연히 반반, 즉 50%라고 알고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논문의 데이터를 보면 평균은 46%로, 50%는 아닙니다.
구간별 분포를 보면 50%가 최빈값이긴하나 40~50% 구간도 상당수고, 30% 미만도 1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업주부라면 더 낮다
위 논문에서 파악한 변수 중 재산분할 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이렇습니다.
혼인기간 : 10년 길어질수록 분할비율 약 3% 상승
원고 직업 유무 : 직업 있으면 약 5.4% 상승
피고 직업 유무 : 직업 있으면 약 12.9% 하락
재산규모 : 재산이 많을수록 분할비율 하락. 상위 25%는 최하위 25% 대비 약 6% 낮음
여기서 눈에 띄는 부분이 있습니다. 원고가 직업을 갖고 있으면 5.4% 오르는데, 피고가 직업을 갖고 있으면 12.9%나 내려갑니다. 영향의 방향이 반대인 건 당연한데 크기가 비대칭적입니다.
논문은 이에 대해 원고 중 2/3 이상이 여성이었다는 점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혼인 중 경제활동을 포기하고 가사에 전념한 쪽이 대부분 여성이었던 현실이 데이터에 반영된 것이지요. 이 구도에서 "피고 직업유무" 변수가 비교하는 대상은 사실상 "원고는 무직인 채로 고정되어 있고, 피고만 유직/무직이 갈리는" 표본입니다. 즉 이 변수는 표본 다수를 차지하는 전형적 외벌이 부부 구조 자체를 직접 비추는 변수입니다. 남편이 경제활동을 했다는 것은 혼인 중 재산형성의 실질적 원천이 피고 쪽에 있었다는 의미이고, 이게 표본 대다수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니 통계적으로도 뚜렷하고 강한 효과(-12.9%)로 잡힌 것이죠. 반면 "원고 직업유무" 변수가 비교하는 대상은 이 전형적 구도에서 벗어난 소수 사례, 즉 원고가 실제로 경제활동을 했던 경우입니다. 표본 안에서 이 집단은 상대적으로 적고 성격도 이질적(남성 원고와 맞벌이 여성 원고가 섞여 있음)이기 때문에, 평균을 내면 효과가 옅어져 5.4%라는 더 작은 숫자로 추정된 것 입니다.
그리고 논문이 직접 언급하는 결론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전업주부혼에서 재산분할비율이 50%가 되려면 약 30년의 혼인기간이 필요하다.
통계가 보여주는 경향성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혼 사건을 담당하다보면 결국 "개별 사건의 특이성"을 재판부에 잘 어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업주부로 생활을 했다고 하더라도 개개의 가정마다 어떤 방식으로 재산형성에 기여를 하였는지가 다른 것이고 이 점을 잘 소명해야하는 것이지요.
이혼사유는 재산분할에 영향을 안 준다
실무에서 종종 "제가 피해자인데 재산분할을 더 받을 수 있지 않나요"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그러나, 유책은 위자료와 연관이 있고 재산분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논문의 분석에 따르더라도 이혼사유, 즉 부정행위인지 유기인지 부당대우인지는 재산분할 비율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위자료는 평균 2,680만 원
위자료 청구가 이루어진 651건의 평균 위자료액은 2,680만 원이었고, 구간별로는 1,000만~3,000만 원 구간이 가장 많았고 보고 있습니다.
위자료액에 영향을 준 변수들은 다음과 같이 나타나있습니다.
혼인기간 : 10년 길어질수록 약 447만 원 증액
원고 성별 : 여성 원고일 경우 약 560만 원 증액 (혼인 중 경제활동을 포기하고 가사에 전념하여, 경제적 타격이 여성에게 더 크게 나타나는 사회구조적 배경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혼사유 중 부정행위 : 약 500만 원 증액 효과 (부정행위의 이혼사유의 영향 불분명)
반면 논문에 따르면, 당사자 연령은 위자료액과 일관된 상관관계가 없고, 재산규모도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산분할과 위자료,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는다
재산분할 비율이 낮으면 위자료를 더 인정해주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논문의 분석 결과 두 항목 사이에 체계적인 상관관계는 없었습니다.
즉, 재산분할을 적게 받는다고 해서 위자료가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구요.
관할에 따른 위자료 차이?
개인적으로 이 논문에서 다른 내용 중 흥미롭다고 느꼈던 부분입니다.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부산지방법원에서 선고된 사건의 위자료액이 다른 지역보다 약 560만 원 낮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데이터는 2009~2011년 기준이고, 논문도 원인을 단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판부 구성은 해마다 바뀌기 때문에 당시 부산법원의 경향이 지금도 그대로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이런 지역별 편차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실제 판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른 지역보다는 해당 지역 법원의 실무 경향을 잘 아는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의미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정리하자면,
이 논문이 확인해준 것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재산분할 평균 비율은 46%이고, 50%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혼인기간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
전업주부혼에서 50%를 받으려면 약 30년이 필요하다
이혼사유(유책 여부)는 재산분할 비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위자료는 평균 2,680만 원이고, 부정행위가 있으면 약 500만 원 더 인정된다
재산분할과 위자료는 서로 보완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다만 이 논문의 데이터는 2009~2011년 기준이라는 점은 유의하여야 합니다. 그 이후 실무 경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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