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산재 신청한다고 하는데, 그냥 권고사직 처리하면 안 되나요?"
실무에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빠르게 수습하려는 의도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안됩니다.
산재 신청을 이유로 권고사직을 제안하거나, 거부하자 징계로 전환하는 흐름은 법이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불이익 처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판단은 회사가 아닌 법원과 노동위원회가 합니다.
산재보험법 제111조의2 — 불이익 처우 금지
산재보험법 제111조의2는 "사업주는 근로자가 보험급여를 신청한 것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밖에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불이익한 처우'는 해고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권고사직 권유, 연봉 동결, 인센티브 미지급, 감봉, 징계위원회 회부까지 포함됩니다. 법문상 보호 요건은 보험급여를 '신청한 것'이며, 신청 의사 표명 단계에서의 보호 여부는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신청 이후 이루어진 불이익 조치는 그 자체로 검토 대상이 됩니다.
이 규정을 위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불이익한 처우를 한 사업주는 산재보험법 제127조 제3항 제3호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징계가 정당하려면 징계사유가 실제로 존재하고, 그 양정이 사회통념상 타당해야 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업무상 부상·질병의 요양을 위한 휴업 기간과 그 이후 30일 동안은 해고 자체를 금지합니다. 산재 신청 후 요양 중인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이 조항에 의해 별도로 차단됩니다.
법원이 불이익 처우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판례는 불이익 조치가 위법한지 여부를 다음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원래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처우 사안에서 정립된 기준(대법원 2016다202947 판결 취지)으로, 산재 신청 후 불이익 처우 판단에도 유추 적용됩니다.
첫째, 불이익 조치가 문제 제기와 시간적으로 근접한 시기에 이루어졌는지 여부. 산재 신청 문의 직후 며칠 이내에 권고사직이 제안된 경우, 그 근접성 자체가 연관성의 징표로 작용합니다.
둘째, 불이익 조치를 하면서 내세운 사유가 문제 제기 이전부터 존재하였던 것인지 여부. 산재 신청 의사 표명 전에는 문제 삼지 않던 과거 지각, 외근 언행 등을 산재 신청 이후 갑자기 징계 사유로 활용한다면, 이는 불이익 처우의 구체적 정황이 됩니다.
셋째, 그 조치가 종전 관행이나 동종 사안과 비교하여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여부. 다른 직원에게는 동일한 사유로 징계하지 않은 반면, 해당 직원에게만 징계가 이루어졌다면 처우의 차별성이 문제됩니다.
이 기준에 비추어 보면, 산재 신청 문의 → 권고사직 제안 → 거부 → 즉시 징계 전환이라는 흐름은 세 가지 요소 모두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절차상 하자 — 서면 통지 없는 징계는 그 자체로 문제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 시 서면으로 그 사유와 시기를 통지하도록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해고에 직접 적용되며, 구두로만 이루어진 해고 통보는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효력이 부정됩니다.
해고 이외의 징계(감봉, 정직, 징계위원회 회부 등)에 대해서는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정한 절차가 기준이 됩니다. 취업규칙에 사전 통지 기한, 징계위원회 구성 요건, 소명 기회 부여 절차가 규정되어 있는 경우 이를 위반한 징계는 실체적 사유와 무관하게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인사담당자가 지금 확인해야 할 사항
징계위원회 개최 전, 아래 사항을 반드시 검토하십시오.
서면 절차 이행: 징계 사유와 일시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는지, 취업규칙에 규정된 사전 통지 기한을 준수하였는지 확인합니다.
징계 사유의 독립성 확인: 산재 신청 또는 산재 신청 문의 시점 이전에 해당 사유가 이미 존재하였고, 당시에도 문제로 인지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사후에 소급하여 징계 사유를 구성하는 것은 징계권 남용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구제 신청 기한 인지: 징계처분이 내려진 경우 근로자는 처분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 이 기간은 연장되지 않으므로 회사 역시 해당 기한을 인지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산재 신청 직후 권고사직을 제안한 경우, 권고사직 거부 후 징계로 전환한 경우, 징계 사유가 산재 신청 이전부터 존재하였는지 불분명한 경우, 징계 절차를 구두로만 진행해 온 경우라면 징계위원회 개최 전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조사 방식과 조치 수위가 달라집니다. 조사 설계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면 절차상 하자로 인한 추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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