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범을 잡았는데, 진 쪽은 회사였습니다
횡령범을 잡았는데, 진 쪽은 회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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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범을 잡았는데, 진 쪽은 회사였습니다 

유승윤 변호사

기업 인사·법무 자문을 진행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직원이 회사 비품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바로 해고하면 안 되나요?"

빠르게 처리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절차를 생략하거나 순서를 잘못 밟으면, 나중에 징계 전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신고가 접수된 순간부터 회사에는 법이 정한 의무가 발생합니다. 그 의무를 놓치면 회사가 오히려 법적 책임을 지게 됩니다.


1단계 — 내부 조사: 기록 하나 없었습니다, 그래서 법정에서 전부 부정당했습니다

징계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정된 이후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조사 없이, 혹은 불충분한 조사를 거쳐 징계를 강행하면 이후 부당해고 구제신청에서 사실 오인을 이유로 징계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확보해야 할 자료

내부 조사 단계에서는 횡령 경위, 기간, 금액, 관련자를 서면으로 정리하고, 증거자료(구매 내역, 중고거래 기록, 통장 입금 내역 등)를 확보해야 합니다. 당사자 진술은 반드시 서면으로 받아야 하며, 조사 과정 전반을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기록 없는 조사는 나중에 효력이 없습니다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내부 조사에서 받은 서면 진술(경위서, 시말서 등)은 이후 형사절차에서 증거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진술 내용과 방식을 신중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2단계 — 징계위원회: 횡령범한테 소명 기회를 줬어야 했습니다, 법원이 그렇게 판결했습니다

징계위원회 개최 전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규정된 절차를 반드시 이행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소명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지 않은 징계는 징계 사유의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무효가 될 수 있다고 판시합니다.

개최 전 필수 확인 3가지

사전 통지: 징계위원회 개최를 서면으로 통보하고, 취업규칙·단체협약에서 정한 기간(3일, 5일, 7일 등 회사마다 다름) 이상의 준비 시간을 부여해야 합니다.

소명 기회: 징계 대상자에게 구체적인 징계 사유를 알리고, 소명서 제출 또는 출석 진술 기회를 부여해야 합니다.

위원회 구성: 취업규칙에 위원회 구성 요건이 있다면 그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퇴사 예정자라도 절차를 생략할 수 없습니다

퇴직 후에는 징계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사실이 확인된 이상 퇴사 예정을 이유로 조치를 미루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퇴직 전에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3단계 — 징계 양정: 징계를 세게 할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법원은 달랐습니다

징계 수위는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과 사안의 구체적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징계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비례의 원칙에 위반될 경우 무효로 판단합니다.

양정 판단의 주요 고려 요소

업무상 횡령의 경우, 피해금액의 규모, 기간, 횟수, 직책, 전력, 자진 인정 여부, 변제 의사 등이 양정 판단의 핵심 요소입니다. 장기간·다수 횟수에 걸친 범행은 양정을 가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자진 인정과 변제 의사는 감경 요소로 참작됩니다.

해고를 고려할 경우, 이러한 요소들이 해고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를 사전에 법률 자문을 통해 검토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4단계 — 형사 고소: 처벌불원서까지 써줬습니다, 그런데 처벌이 진행됐습니다

사내 징계와 형사 고소는 별개의 절차로, 동시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업무상 횡령은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이며,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형이 대폭 가중됩니다.

합의서 수령 시 주의사항

형사 고소 여부를 결정할 때는 피해 변제 및 합의 가능성, 회사의 대외 이미지, 추가 조사 필요성 등을 함께 고려하십시오.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처벌불원 의사를 명시한 합의서를 수령하는 것이 유용합니다. 다만 업무상 횡령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처벌불원 의사가 공소 제기 자체를 막지는 않으며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뿐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아래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법률 전문가와 사전에 확인하십시오.

  • 취업규칙에 징계 절차 규정이 불충분하거나 없는 경우

  • 징계 수위(해고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

  • 합의서 작성이나 형사 고소를 병행하려는 경우

  • 피해 규모 확정이 어렵거나 관련자가 다수인 경우

  • 당사자가 부인하거나 내부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사안의 성격에 따라 조사 방식과 조치 수위가 달라집니다. 징계위원회 설계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면 절차상 하자로 인한 추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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