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위원회가 열리면 기록이 남아 평생 따라다닌다고 하는데, 자진사직을 권유해도 되나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먼저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인사담당자가 어떤 근거로 그 말을 했는지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 말이 사실관계와 맞지 않습니다.
사기업 직원에게 "기록이 따라다닌다"는 법은 없습니다
현행법상 사기업의 징계위원회 기록이 재직증명서나 근무기록 확인서에 기재되거나, 재취업을 법적으로 제한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기록이 따라다닌다"는 개념은 공무원 제도에만 존재하는 것입니다. 공무원은 강등 9년, 정직 7년, 감봉 5년, 견책 3년의 말소기간이 경과해야 인사기록카드에서 징계처분이 삭제되고, 그 전에는 승진·전보 등 인사상 불이익의 근거가 됩니다. 사기업 근로자에게는 이러한 법령상 의무적 기록 관리 체계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법이 바뀌었다"는 말은 아마도 2019년 7월 시행되고 2021년 강화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제76조의3)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법은 기업이 신고를 접수한 뒤 조사·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기업이 제재를 받는다는 내용이지, 징계기록이 외부에 공개되거나 재취업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아닙니다.
오히려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내용을 무단으로 외부에 누설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7항의 비밀누설 금지 의무에 위반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의 의무는 조사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에 한정된다는 점도 함께 알아두십시오.
자진사직 권유했다가 회사가 형사처벌 받습니다
징계위원회 절차를 앞두고 담당자가 "스스로 결단하라"고 말하는 것은 실무에서 자주 보는 오류입니다. 절차를 빨리 마무리하려는 의도이지만, 오히려 기업의 법적 책임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첫째,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이후의 자진사직 권유는 불이익 조치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은 신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이때 "불리한 처우"는 해고에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사직 강요·권유도 포함될 수 있으며, 실무상 불이익 처우의 판단 기준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의 예시 유형 및 관련 판례를 준용하여 폭넓게 해석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둘째, 자진사직으로 절차가 종결되더라도 피해자의 신고 내용 자체가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남습니다. 이후 피해자가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거나, 기업의 조치 의무 불이행을 문제삼는 경우 기업이 직접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셋째, 징계 대상자가 자진사직 후 "강요에 의한 사직"이라며 해고무효 확인 소송 또는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합의서나 사직서의 내용이 부실하다면 분쟁이 장기화됩니다.
절차 하나 빠지면 징계처분 전체가 무효가 됩니다
징계처분이 훗날 다투어질 때 기업을 보호하는 것은 결국 절차의 정당성입니다. 실체적 사유와 절차적 요건 모두를 갖추어야 합니다.
가해자가 퇴사 예정이라는 이유로 조치를 생략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사실이 확인된 이상 재직 여부와 관계없이 조치 의무는 발생합니다.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2항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됩니다.
징계위원회를 적법하게 운영하기 위해 아래 사항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징계 사유 사전 통보: 취업규칙에 규정된 경우 징계 사유를 사전에 서면으로 통보해야 합니다. 구두 통보만으로는 절차 하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명 기회 보장: 징계 대상자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가 부여되어야 하며, 이는 징계처분의 효력 요건입니다. 다만 피징계자가 스스로 출석하지 않고 연기만을 반복 요청하는 경우, 판례는 예정대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징계 양정의 적정성: 행위의 정도, 반복성, 피해자의 피해 내용을 종합 고려해야 합니다. 비례의 원칙을 현저히 벗어나면 징계처분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징계위원회 구성 요건: 취업규칙·단체협약에 정한 구성 요건을 준수해야 합니다. 요건 위반은 절차 하자로 처분 전체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인사담당자가 징계 대상자에게 자진사직을 권유한 경우
징계위원회 구성 또는 절차 규정이 취업규칙에 명확히 없는 경우
동일 사안으로 노동청 진정 또는 형사 고소가 병행 진행 중인 경우
피해자가 회사의 조치 수위가 낮다며 이의를 제기한 경우
사안의 성격에 따라 조사 방식과 조치 수위가 달라집니다. 조사 설계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면 절차상 하자로 인한 추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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