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기여분결정청구소송, 간병과 부양이 인정되는 기준
상속 기여분결정청구소송, 간병과 부양이 인정되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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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기여분결정청구소송, 간병과 부양이 인정되는 기준 

하정림 변호사

기여분결정청구소송, 부모를 모셨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상속 사건에서 가장 억울한 사람은 대개 가장 오래 버틴 사람이다. 부모님 병원에 모시고 다닌 사람, 요양비를 냈던 사람, 명절과 주말마다 찾아간 사람, 부모님 집과 재산을 관리한 사람이다. 그런데 막상 상속이 시작되면 다른 형제들도 상속은 똑같이 나누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이때 문제 되는 절차가 기여분결정청구소송이다. 기여분은 공동상속인 중 특정 상속인이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경우 그 기여를 상속분 산정에 반영하는 제도다.

다만 기여분은 가족 안에서 고생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인정되는 권리가 아니다. 법원은 통상적인 가족 간 부양을 넘어 법정상속분을 수정할 정도의 특별한 기여가 있었는지를 본다. 쉽게 말해 마음고생의 크기가 아니라, 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기여의 정도가 핵심이다.

기여분은 효도 보상이 아니라 상속분 조정 제도다

기여분결정청구소송에서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점은 기여분의 성격이다. 많은 분들이 부모님을 오래 모셨으니 그 보상으로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법원이 보는 기여분은 효도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민법상 기여분은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맞추기 위한 제도다. 특정 상속인의 부양이나 재산관리 덕분에 피상속인의 재산이 유지되었거나 증가했다면, 이를 상속분 계산에서 반영하자는 취지다. 따라서 핵심 질문은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가가 아니라, 나의 행위가 피상속인의 생활 유지나 재산 유지·증가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기여분 주장은 감정적 호소로 보일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살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기여분 사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주장은 동거와 간병이다. 장기간 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병원에 모시고 다녔으며, 식사와 생활을 챙겼다는 내용이다. 특히 고령 부모를 실제로 돌본 자녀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여분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동거 사실만으로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는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일정한 부양의무와 가족관계상 통상적인 돌봄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기여분으로 평가되려면 그 수준을 넘어서는 특별한 부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장기간 생업을 줄이거나 중단하면서 간병을 전담한 경우, 다른 형제들이 거의 관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치료·요양·생활 관리를 지속한 경우, 본인의 비용으로 병원비와 생활비를 상당 기간 부담한 경우라면 기여분을 다툴 여지가 커진다. 반대로 가끔 병원에 동행했다거나, 부모님과 같은 집에 살았지만 비용 부담이나 간병 정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인정이 쉽지 않다.

재산을 지킨 기여는 간병보다 명확하게 다투어질 수 있다

기여분결정청구소송에서는 부양뿐 아니라 재산 유지·증가에 대한 기여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특정 상속인이 부모 명의 부동산을 장기간 관리하면서 임대차 계약을 정리하고, 수리비를 부담하고, 세금 납부와 임대수익 관리를 해온 경우가 있다.

또 부모님의 사업체나 농지, 건물 관리에 실질적으로 관여해 재산 가치가 유지되었거나 증가한 경우도 문제 될 수 있다. 단순히 가끔 도와준 정도가 아니라, 그 상속인의 역할이 없었다면 재산이 줄어들거나 유지되기 어려웠다는 점이 드러나야 한다.

이 유형은 비교적 자료로 설명하기 좋다. 임대차계약서, 수리비 영수증, 세금 납부 내역, 관리비 지출 내역, 계좌거래, 문자나 카카오톡 대화, 주변인의 확인서 등이 증거가 될 수 있다. 결국 기여분은 말보다 흐름이다. 돈의 흐름, 관리의 흐름, 시간의 흐름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기여분은 상속재산분할과 함께 움직인다

기여분결정청구소송은 독립적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실제로는 상속재산분할심판과 함께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공동상속인 사이에 협의가 되지 않아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진행될 때, 특정 상속인이 자신의 기여분을 함께 주장하는 구조다.

상속재산분할이 확정된 뒤에 뒤늦게 기여분을 주장하려고 하면 절차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기여분은 상속분을 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분할 절차 안에서 함께 정리되어야 한다. 그래서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시작되었다면 기여분 주장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이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가족끼리 이야기하다가 안 되면 그때 주장하겠다고 생각하지만, 법원 절차에서는 시점이 중요하다. 기여분을 주장하려는 사람은 초기에 자료를 정리하고, 상속재산분할 절차와 맞물려 전략을 세워야 한다.

기여분 비율은 정답표가 아니라 법원의 재량 판단이다

기여분을 몇 퍼센트 받을 수 있는지 묻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기여분에는 정해진 표가 없다. 법원은 기여의 시기, 방법, 기간, 정도, 상속재산의 규모, 다른 상속인과의 형평, 피상속인의 생활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같은 간병이라도 6개월인지 10년인지, 단순 동거인지 전담 간병인지, 비용 부담이 있었는지, 다른 형제들이 분담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같은 재산관리라도 명의만 부모였을 뿐 사실상 자녀가 운영한 경우와, 가끔 서류만 도와준 경우는 다르게 평가된다.

따라서 기여분 사건에서는 무리하게 높은 비율만 주장하는 것보다 설득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기간별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비용은 얼마였는지, 그 결과 부모의 재산이 어떻게 유지되었는지를 차분히 정리해야 한다.

기여분결정청구소송의 핵심은 기록을 남기는 일

기여분을 주장하는 사람은 대개 오랫동안 가족 안에서 희생해온 사람이다. 문제는 그 시간이 가족 안에서는 당연한 일로 취급되지만, 법원에서는 입증해야 할 사실이 된다는 점이다.

간병일지, 병원 진료 동행 기록, 요양보호 관련 자료, 병원비·약값·생활비 지출 내역, 부모 명의 재산 관리 자료, 형제들과 나눈 대화 기록은 모두 중요하다. 부모님 생전에 작성된 메모나 감사 표시, 다른 형제들이 부양을 부탁한 메시지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기여분 주장을 방어해야 하는 상속인이라면 상대방의 기여가 통상적인 가족 부양 범위에 그친다는 점, 부모 재산으로 비용이 지출되었다는 점, 다른 상속인도 역할을 나누어 했다는 점을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기여분결정청구소송은 결국 누가 더 착했는지를 가리는 절차가 아니다. 공동상속인 사이에서 법정상속분을 수정할 정도의 특별한 기여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부모를 모셨다는 말이 출발점이라면, 그 다음은 반드시 자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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