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죄 피해자가 집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제출한 바지의 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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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죄 피해자가 집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제출한 바지의 증명력 

김현우 변호사

피해자가 집에서 보관하던 바지가 오염 가능성과 인위적인 조작, 훼손, 첨가 가능성이 있다면 그 바지에 대한 DNA 감정결과의 증명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상세하게 지적하여 무죄 판결을 이끌어낼 필요성이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강간죄로 형사고소를 한 피해자(고소인)가 2년 이상 집에서 보관하다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바지 안쪽에서 피고인의 DNA가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피고인에게 강간죄로 유죄판결을 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바지의 증명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항소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였습니다.

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6도4423 판결에서는 피해자와 성관계가 있었던 날로부터 2년 이상 성관계 당일 입고 있었다는 슬랙스 바지를 검찰에 제출하였는데, 피고인의 DNA가 그 슬랙스 바지 안쪽 사타구니 솔기 부분 한 곳에서만 발견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바지에서는 불상의 남성(누구인지 알 수 없는 남성)의 DNA가 바지 겉면 안쪽, 뒤쪽, 밴딩 부분 등 바지 겉면 12곳에서 검출되었고, 바지 겉면 앞쪽 부분에서는 피해자와 불상의 남성(누구인지 알 수 없는 남성)의 DNA가 혼합하여 검출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이 사건 바지를 벗기는 과정에서 상당한 실랑이가 있었다면 이 사건 바지 겉면에도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었을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의 DNA는 이 사건 바지의 안쪽에서만 검출되었을 뿐, 바지 겉면에서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라고 하면서, 이처럼 불상의 남성의 DNA가 이 사건 바지에서 다수 검출되거나 피해자의 DNA와 혼합하여 검출되었고, 피고인이 이 사건 바지의 오랜 방치 과정의 문제점까지 더하여 감정서의 증명력에 관한 다양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이상, 검사는 이 사건 바지가 수사기관 외부에서의 방치 과정에서 오염될 여지가 없었고, 이 사건 바지에서 검출된 피고인의 DNA에 인위적인 조작, 훼손, 첨가도 없었음이 담보되어, 결과적으로 위 감정서의 증명력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인정된다는 점에 대하여 추가로 증명할 필요성이 있었고, 항소심에서도 이에 관하여 추가 심리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하면서, 항소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는 판결을 하였습니다.

따라서 파기 환송심에서 수사기관이 DNA 감정결과의 증명력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인정된다는 점에 대하여 검찰이 추가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무죄 판결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피해자가 집에서 2년 이상 보관하던 바지로서 오염의 가능성과 인위적인 조작, 훼손, 첨가 등의 가능성을 고려하면 검찰이 추가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무죄가 선고될 것입니다.

이처럼 강간죄 등으로 형사고소를 당하였는데, 고소를 한 피해자가 유죄라고 주장하면서 제출한 증거가 장기간 동안 집에서 보관되어 증거의 오염 가능성이 있고 그 증거에 대한 DNA 감정결과에 모순점이나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에 그와 같은 점을 구체적이고 상세히 지적하여 범죄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이 선고되도록 전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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