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저희 사무실을 찾은 유족들은 재해자가 추운 겨울철 건설업에 종사하시다가 사망하셨다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사망한 날짜는 올해 1월 9일이었습니다.
2026년 1월 초부터 영하 10도의 맹추위가 이어졌던 기억이 겹쳐졌습니다.
겨울, 건설업, 타워크레인 기사라는 키워드를 듣고 업무시간이 쟁점이 되긴 어렵고 업무부담 가중 요인이 핵심이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는 결정을 받았습니다.
유족들에게 최대한 빨리 결과를 전해드리고자 신속하게 접수했고, 돌아가신 후 4개월 뒤인 어버이날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고인의 안타까운 사망재해에 애도의 뜻을 다시 전하며 이야기를 시작해봅니다.

1. 건설업에서 발생한 뇌심혈관계 질환
건설업의 경우 업무시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습니다.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면 연장근무도 거의 없고 토요일까지 6일을 근무하기에 공단에서 ‘과로 질환’을 판단하는 1주 52시간에는 미달합니다.
사무직의 경우 연장근무가 잦아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할 때도 있으나, 건설업은 업무시간이 쟁점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건설업이나 플랜트 현장 등에서 뇌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했다면 쟁점이 될 수 있는 건 첫째로 업무환경, 둘째로 육체적·정신적 강도, 셋째로 옥외에서 추위와 더위에 노출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도 옥외 근무(추위) 그리고 정신적 긴장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핵심 사항이 되었습니다.
2. 업무시간이 짧다면, 업무부담 가중 요인!
이 사건의 경우 1주 40시간의 근무와 토요일 의무연장 7시간이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1주 평균 47시간으로 산정되어 1주 52시간이라는 기준에는 미달했습니다.
공단의 판정 사례를 살펴보면 1주 52시간에 미달하면 대다수 불승인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이 사건과 같이 업무시간이 52시간에 미달하면 ‘질적 측면’에서 과로가 있었다는 점을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에는 추위, 소음,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등이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시간을 일하더라도 겨울철 영하의 날씨에서 일한다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 사건이 발생할 즈음 날씨를 살펴보았습니다.
재해가 발생하기 하루 전 갑작스럽게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평균 5도 이상 떨어진 날씨였습니다.
재해자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인해 퇴근 후 몸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소화가 안 되는 것처럼 속이 불편하고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고 하는데 몸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습니다. 소화제를 먹고 잠든 재해자는 다음날에도 5시에 일어나 7시까지 정상적으로 출근했고, 추워진 날씨에 오전 근무를 마친 후 의식을 잃었습니다.
심의 당시 위원들 역시 이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나 휴게시설이 마련되어 있었는지 질문이 있었고, 건설업 특성상 옥외에서 계속 근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설명하였습니다.
다음으로는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타워크레인 기사의 경우 작은 실수라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늘 긴장감을 놓을 수 없습니다.
타워크레인 관련 사고를 분석한 보고서들을 인용했고 기사 60% 이상이 사고를 경험하였고, 80% 이상이 불안감을 호소하였습니다. 똑같이 8시간을 일했더라도 긴장 상태에서 일하는 경우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재해자는 무인 타워크레인 기사로 근무하였기에 조종기를 손에 들고 종일 위를 올려다보며 일했고 옷이 날카로운 곳에 찢어지는 것도 모르고 일했습니다. 이러한 긴장 속 업무는 재해자를 더 힘들게 했습니다.
3. 사업주의 협조 거부
이 사건 사업주는 산재 신청 절차에서 협조를 거부했습니다.
자료를 요청해도 주지 않았고 공단에서 요청했음에도 작은 현장이라 기록이 많이 없었습니다.
결국, 재해자 측에서 주장한 업무시간, 업무내용이 그대로 재해조사서에 반영되었습니다.
업무시간이 쟁점이면 사업주가 협조를 거부하면 업무시간을 밝혀내기가 어려운데
이 사건의 경우 업무시간이 큰 쟁점은 아니었기에 사업주의 협조 거부가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만약, 사업주가 업무시간 관련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교통카드 기록, 하이패스 기록, 카카오톡이나 메신저상의 업무, 이메일, 컴퓨터 사용기록, 휴대전화 기지국 정보 등을 활용하여 실제로 근무한 시간을 밝혀낼 필요가 있습니다.
4. 마치며
이 사건과 같은 뇌심혈관계 질환은 1년에 2,000건 정도 공단에 접수됩니다.
그중에서 약 30%만이 승인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궁금하시다면 상세하게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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