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지체상금과 법적 쟁점
공사 지체상금과 법적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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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지체상금과 법적 쟁점 

최용석 변호사

공사 지체상금은 건설분쟁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단순히 “준공이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결론이 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지체상금은 보통 수급인이 약정된 기간 안에 공사를 끝내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 미리 정해 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이해됩니다. 즉 도급인이 실제 손해를 일일이 입증하지 않더라도, 계약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지체상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입니다.

다만 계약서에 지체상금 조항이 있다고 해서 언제나 전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공사가 실제로 완성되었는지, 지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감액 사유가 있는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대법원 1997. 10. 28. 선고 97다21932 판결, 대법원 1999. 3. 26. 선고 96다23306 판결).

지체상금은 원칙적으로는 손해배상 예정액

실무에서 지체상금을 위약벌처럼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법원은 원칙적으로 이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봅니다. 쉽게 말하면 “공사가 늦어지면 이 정도 손해가 날 것으로 보고 미리 금액을 정해 둔 것”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지체상금 약정이 있으면 도급인은 공사 지연으로 인한 실제 손해를 하나하나 증명하지 않아도 되고, 반대로 손해가 더 컸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초과 손해를 별도로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즉 지체상금은 분쟁을 단순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이지만, 그만큼 적용범위도 계약과 판례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됩니다 (대법원 1999. 3. 26. 선고 96다23306 판결,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10382 판결).

출발점은 준공일 다음 날, 지체상금은 그때부터 계산

지체상금은 약정 준공일을 넘긴 바로 다음 날부터 발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래서 계약서상 준공일이 언제인지가 가장 먼저 중요합니다. 실무에서는 실제 착공 시점이나 중간 공정률보다, 계약서에 정해진 준공기한이 언제였는지가 계산의 출발점이 됩니다.

따라서 준공일 연장 합의가 있었는지, 설계변경으로 일정이 바뀌었는지, 감리나 발주처의 승인 지연이 있었는지 같은 사정을 먼저 정리하지 않으면 지체일수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98. 2. 24. 선고 95다38066, 38073 판결, 대법원 1999. 3. 26. 선고 96다23306 판결).

공사가 진짜 끝났는지가 더 중요

지체상금은 공사가 약정된 기한을 넘겨 완료된 경우를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법적으로 말하는 “공사 완성”이 무엇인지가 중요합니다.

단순히 외관상 거의 다 지어졌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준공검사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건물이 완성되고 관련 서류까지 갖추어 도급인에게 인도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반대로 공사가 도중에 멈춰 아예 완공되지 못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일반적인 지체상금 논리만으로 처리하기 어렵고, 계약 해제와 그 이후 종기 산정 문제로 넘어가게 됩니다 (대전고등법원 1994. 5. 24. 선고 93나4142 판결, 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다카15901, 15918(반소) 판결).

계약이 해제되면 계산도 달라진다… 실제 해제일이 아니라 해제할 수 있었던 때가 기준

공사 지체상금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계약이 중간에 해제된 경우입니다. 이때는 단순히 “해제한 날까지”로 계산하지 않습니다.

판례는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했거나 다른 해제사유가 발생해, 도급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었던 때부터 다른 업자에게 맡겨 공사를 완성할 수 있었던 시점까지를 종기로 봅니다.

즉 실제 해제 통지가 늦었다고 해서 지체상금이 무한정 늘어나는 구조는 아닙니다. 결국 공사가 중단된 시점, 해제 가능 시점, 대체 시공에 필요한 기간이 모두 중요해집니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41137, 41144 판결, 대법원 1999. 3. 26. 선고 96다23306 판결, 대법원 1998. 2. 24. 선고 95다38066, 38073 판결).

내 책임 아닌 지연은 뺄 수 있다… 다만 입증은 수급인이 해야

수급인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공사가 늦어진 경우에는, 그 기간만큼 지체일수에서 공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내 책임이 아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판례는 공사계약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사정이 발생했고, 그 사정 때문에 일정 기간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 지연이 불가피했으며, 그 점을 수급인이 입증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당초 설계상 예상하지 못한 지반 상태 때문에 공법을 바꿀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기간 연장이 불가피했다면 지체상금 부과가 부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외부 사정이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라면, 지체일수 공제가 아니라 감액 사유로만 고려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3다60136 판결, 인천지방법원 2008. 5. 30. 선고 2007가합7566 판결).

약정이 있어도 그대로 다 받는 건 아니다… 지체상금은 감액될 수 있다

지체상금은 손해배상 예정액이므로, 그 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민법도 이런 경우 감액을 허용하고 있고, 법원은 이를 직권으로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감액 여부를 볼 때는 단순히 지체상금률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 지체상금 약정을 둔 이유, 총 공사대금과의 비율, 실제 손해 규모, 당시의 거래관행과 경제상황까지 폭넓게 살핍니다.

특히 판례는 지체상금이 과다한지 여부를 연대보증인이 아니라 주채무자인 수급인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계약서에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전액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1999. 3. 26. 선고 96다23306 판결,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2다59764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6. 17. 선고 2019가합515625 판결).

지체상금률이 높으면 더 따져본다… 통상 1/1000을 넘는 경우 감액 문제가 커진다

실무에서 통상적인 공사도급계약상 지체상금률은 1/1000 수준으로 많이 정해집니다. 그래서 이보다 높은 비율이 정해져 있다면, 법원은 왜 그렇게 높은 비율을 정했는지,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를 더 면밀히 살펴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가계약의 경우에는 별도의 시행규칙상 지체상금률 기준도 존재하지만, 민간계약에서는 결국 개별 계약과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즉 비율이 높다고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감액 논점이 강하게 제기될 가능성은 커집니다 (대법원 2001. 1. 30. 선고 2000다56112 판결).

지체상금 받으면 끝? 원칙적으로는 지연 손해를 따로 또 청구할 수 없다

지체상금 약정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공사 지연으로 인한 손해는 그 지체상금 안에 포함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도급인은 지체상금과 별도로 다시 공사 지연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공사가 늦어져서 임대수익을 못 얻었다”거나 “운영 개시가 늦어 손해를 봤다”는 사정을 들어 추가 손해를 주장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지체상금으로 정리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다만 공사 지연 자체가 아니라 부실시공이나 불완전급부 때문에 별도의 손해가 생긴 경우에는, 그 부분은 지체상금과 별도로 배상청구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즉 지체상금은 모든 손해를 덮는 만능조항이 아니라, “지체로 인한 손해”를 미리 정해 둔 것에 한정됩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9. 11. 29. 선고 2018가합103223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7. 11. 3. 선고 2016가합453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41137, 41144 판결).

위약벌이 따로 있으면 또 달라진다… 지체상금과는 성질이 다를 수 있다

계약서에 지체상금 약정과 별도로 위약벌 조항이 함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법원은 지체상금은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보면서도, 별도로 정한 계약이행보증금이나 위약벌은 제재금 성격을 가진다고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위약벌은 지체상금과 별도로 청구될 여지가 있지만, 반대로 그 금액이 지나치게 과중하면 공서양속 위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계약서에 금전조항이 여러 개 있다고 해서 전부 같은 법적 성질을 갖는 것은 아니고, 각각을 따로 해석해야 합니다 (대법원 1997. 10. 28. 선고 97다21932 판결, 부산지방법원 2022. 10. 6. 선고 2021나68544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5. 1. 선고 2022가단5276423 판결).

핵심은 늦었느냐보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누구 책임인지가 먼저

공사 지체상금은 흔히 “준공일을 넘겼으니 얼마를 내라”는 단순한 계산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 법리는 훨씬 복잡합니다.

지체상금 약정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준공일이 언제인지, 공사가 언제 법적으로 완성된 것인지, 중간 해제가 있었다면 종기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수급인 책임 없는 지연이 있었는지, 감액 사유가 있는지까지 모두 따져야 합니다.

결국 공사 지체상금 분쟁의 핵심은 “공사가 늦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지연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누구 책임으로 발생했고, 계약상 약정이 어떤 범위까지 적용되는지를 구조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습니다.

특히 계약서상 지체상금 조항이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약정의 존재와 범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청구하는 쪽에 있다는 점도 놓치면 안 됩니다 (대법원 1999. 3. 26. 선고 96다23306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6. 12. 선고 2023나2047214 판결).

현재 공사 지체상금 문제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단순히 준공일만 볼 것이 아니라 계약서상 지체상금 조항, 설계변경 및 공기 연장 사유, 공사 중단 시점, 대체 시공 가능 시점, 실제 손해 및 감액 사유까지 함께 검토해 보셔야 합니다.

저희는 공사 지체상금 분쟁의 구조를 면밀히 살펴 청구 가능성, 지체일수 산정, 감액 주장, 별도 손해배상과의 관계까지 현실적인 방향으로 검토해 드리고 있습니다.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관련 자료를 정리해 상담부터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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