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려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강영상입니다.
상가임대차 상담을 하다 보면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가 유독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한 가게를 자리 잡게 만들기까지 들어간 시간과 비용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매일 문을 열고 닫는 일, 손님을 기다리는 시간, 직원 월급과 재료비를 맞추는 일, 임대료를 내면서도 어떻게든 버텨내는 과정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사례도 그런 사연입니다.
대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던 사장님은 2017년 무렵 상가를 임차해 가게를 시작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치맥의 도시 대구에서 조금씩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단골손님도 생기면서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임대차기간이 끝나갈 무렵 상가 주인이 갑자기 가게를 비워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사장님 입장에서는 너무 막막한 일이었습니다. 권리금도 적지 않게 지급하고 들어왔고, 인테리어와 집기, 홍보비, 운영비까지 들여 이제 겨우 매출이 안정되기 시작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계약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나가야 한다면 그동안 쌓아온 영업 기반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경우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바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입니다.
상가 임차인은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최초 임대차기간을 포함해 전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는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행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가 주인이 계약이 끝났으니 무조건 나가라고 말한다고 해서 반드시 가게를 비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임차인이 법에서 정한 기간과 요건에 맞게 갱신을 요구했다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01. 장사가 이제 자리 잡았는데 나가라니요, 계약갱신요구권부터 봐야 합니다
상가 임차인에게 계약기간은 단순한 날짜가 아닙니다.
장사가 잘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처음 몇 달은 손님이 없고, 주변 상권에 알려지는 데 시간이 걸리며, 배달앱 리뷰와 단골손님이 쌓이기까지 적지 않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특히 치킨집, 카페, 음식점, 미용실, 학원처럼 동네 상권과 단골손님이 중요한 업종은 1년이나 2년 만에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계약갱신요구권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상가 임차인은 최초 임대차기간을 포함해 전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5년이었지만, 2018년 법 개정으로 10년까지 보호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다만 이 권리는 자동으로 행사되는 것이 아닙니다.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대인이 먼저 나가라고 말했다면 임차인은 가만히 있지 말고 계약갱신을 요구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해야 합니다. 구두로만 말하는 것보다는 문자, 카카오톡, 내용증명 등 나중에 증거로 남길 수 있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임대인이 갱신 요구를 받았는지, 언제 받았는지가 나중에 분쟁의 핵심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약갱신이 이루어지면 원칙적으로 종전 임대차와 같은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가 계속됩니다. 다만 차임이나 보증금은 법에서 정한 범위 안에서 증감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월세를 올리고 싶다고 하더라도 무제한으로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법적 한도와 주변 시세, 계약 내용 등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이 사례의 치킨집 사장님도 처음에는 계약기간이 끝났으니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임대차를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법에서 정한 갱신요구 기간 안에 대응할 여지가 있었습니다.
상가임대차 분쟁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임차인이 자신의 권리를 몰라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임대인이 강하게 말하면 당연히 따라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권리금도 회수하지 못한 채 급하게 가게를 정리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영업 기반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임대인이 비워달라고 했다는 사실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인지,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넘었는지, 임대인에게 정당한 거절 사유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02. 임대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차임 연체는 조심해야 합니다
상가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이 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무조건 갱신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은 임차인을 보호하면서도 임대인의 정당한 이익도 함께 고려합니다. 그래서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정해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유가 차임 연체입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은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재 밀린 월세가 있는지뿐 아니라, 과거에 3기 차임액에 해당할 정도로 연체한 사실이 있는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월세가 100만 원이라면 연체액이 300만 원에 이른 적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반드시 3개월 연속 밀려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누적 연체액이 3기 차임액에 해당하는 수준인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자영업자분들이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장사가 어려운 달에는 임대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월세를 조금 늦게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두 번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연체가 누적되면 나중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때 임대인이 갱신거절 사유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임대인은 임차인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임대인의 동의 없이 전대한 경우, 임차인이 건물을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 임차한 건물이 멸실되어 임대차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등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으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가 주인이 나가라고 할 때 임차인은 단순히 법이 10년을 보장한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본인에게 갱신거절 사유가 있는지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차임을 연체한 적이 있는지, 임대인의 동의 없이 업종을 크게 변경했는지, 전대를 한 적이 있는지, 원상회복 문제가 있는지, 계약서상 특약을 위반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임대인이 갱신거절 사유를 주장한다면 그 사유가 실제로 법에서 인정되는 것인지 따져보아야 합니다. 임대인이 단순히 본인이 직접 장사를 하겠다거나, 더 높은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다른 임차인을 구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쉽게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가임대차 분쟁에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말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임대인은 계약이 끝났다고 말하고, 임차인은 갱신권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계약서, 차임 지급 내역, 문자 대화, 내용증명, 영업기간, 갱신 요구 시점 같은 객관적인 자료입니다.
치킨집 사장님 사례에서도 먼저 계약기간과 갱신요구 가능 기간, 차임 연체 여부, 권리금 지급 내역, 임대인의 퇴거 요구 방식 등을 하나씩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단순히 가게를 비우는 방향으로만 생각할 사안이 아니라, 임차인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사안으로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03. 권리금까지 걸려 있다면 퇴거보다 회수기회 보호를 함께 봐야 합니다
상가임대차에서 임차인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 부분은 권리금입니다.
가게를 처음 시작할 때 권리금을 지급한 경우도 있고, 본인이 영업을 하면서 상권과 단골손님, 매출, 배달앱 리뷰, 인테리어, 시설 가치를 키워놓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임대인이 갑자기 나가라고 하면 임차인은 단순히 장소를 잃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영업적 가치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권리금 회수기회도 보호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은 일정한 기간 동안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법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전 일정 기간부터 종료 시까지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거나,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등의 행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는 계약갱신요구권과 별개의 문제입니다.
임차인이 계속 영업을 원한다면 계약갱신요구권을 검토해야 합니다. 반대로 가게를 넘기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신규임차인을 주선하고, 임대인이 이를 부당하게 방해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임대인이 상가를 비우라고 하면서도 신규임차인을 전혀 받지 않겠다고 하거나, 임차인이 구해온 사람과의 계약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월세를 요구해 사실상 계약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면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권리금계약이 실제로 체결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의 방해행위로 권리금 회수기회가 침해된 경우 손해배상이 문제 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한 바 있습니다.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또는 신규임차인이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임대인이 나가라고 하는 상황에서는 두 가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계속 장사를 할 수 있는지, 즉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나가야 한다면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임차인이 권리금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자료가 필요합니다. 기존 권리금 지급 내역, 가게 매출자료, 시설비와 인테리어 비용, 신규임차인과의 권리금 협의 내용,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을 거절한 사유, 문자나 통화 녹음, 내용증명, 주변 시세 자료 등이 중요합니다.
치킨집 사장님처럼 권리금을 지급하고 들어온 뒤 몇 년 만에 가게를 비우라는 요구를 받았다면 절대 서둘러 짐부터 빼서는 안 됩니다. 임대차계약이 끝난다는 말만 듣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갱신요구권과 권리금 회수기회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상가임대차 분쟁은 초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임대인의 요구에 바로 동의해버리거나, 명확한 기록 없이 구두로만 다투거나, 갱신요구 기간을 놓치면 나중에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고려법률사무소는 대구 상가임대차보호법 분쟁, 계약갱신요구권,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 상가명도소송, 임대인과 임차인 간 손해배상 문제를 사건의 흐름에 맞춰 검토하고 있습니다.
상가 주인이 계약이 끝났으니 나가라고 한다면 먼저 계약서를 꺼내보셔야 합니다. 최초 임대차 시작일, 현재까지의 임대차기간, 갱신요구 가능 기간, 차임 연체 여부, 권리금 지급 여부, 임대인의 퇴거 요구 내용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자영업자에게 가게는 단순한 공간이 아닙니다. 매일의 노동과 단골손님, 가족의 생계가 담긴 자리입니다. 법이 보호하는 권리가 있다면 그 권리를 제대로 행사해야 합니다.
대구 상가임대차 계약갱신, 상가 주인의 퇴거 요구, 권리금 회수 문제, 명도소송 대응으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고려법률사무소가 차분하고 정확하게 도와드리겠습니다.
고려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강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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