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진술(자백)만으로 유죄 가능한지, 보강증거 쟁점
✅공범 진술(자백)만으로 유죄 가능한지, 보강증거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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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 진술(자백)만으로 유죄 가능한지, 보강증거 쟁점 

유진명 변호사

1. 공범 진술만으로도 법리상 유죄 인정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형사사건에서 공범이 “같이 했다”, “지시를 받았다”, “역할을 나눴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경우, 많은 분들이 곧바로 “그 진술만으로도 유죄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걱정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공범의 진술은 형사소송법상 피고인 자신의 자백과는 법적으로 같은 취급을 받지 않기 때문에, 법리상으로는 그 진술이 다른 피고인에 대한 유죄 인정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즉 형사소송법 제310조의 자백보강법칙은 원칙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피고인의 자백”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공범의 진술 그 자체가 곧바로 제310조에 걸려 배제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바로 중요한 한계가 생깁니다. 법리상 가능하다는 것과 실제 재판에서 그 진술만으로 합리적 의심 없이 유죄가 인정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공범 진술은 구조상 자기 형을 줄이려는 동기, 수사기관과의 거래 가능성, 책임 전가 유인, 기억 왜곡 가능성이 항상 따라붙기 때문에, 법원도 이를 매우 조심스럽게 봅니다. 결국 공범 진술은 “쓸 수 있는 증거”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그리고 다른 객관자료와 얼마나 맞아떨어지는지가 유죄 판단의 핵심이 됩니다.

2. 실무에서는 ‘증거능력’과 ‘신빙성’을 먼저 나누어 봐야 합니다

공범 진술 문제를 다툴 때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그 진술이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와, 설령 사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얼마나 믿을 만한지는 별개의 단계라는 점입니다. 실무에서는 이 두 단계를 섞어서 이야기하면 방어 포인트가 흐려집니다. 먼저 증거능력 단계에서는 그 공범 진술이 법정에서 직접 나온 것인지, 아니면 수사기관 조서 형태로만 존재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공범이 경찰이나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하더라도, 그 조서가 적법한 방식으로 현출되지 못하거나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그 조서의 증거능력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공범의 수사기관 진술이 법정에서 유지되지 않거나, 작성 경위와 임의성이 문제되거나, 전문법칙상 제한에 걸리는 경우에는 애초에 보강증거 논의까지 나아가기 전에 그 진술 자체를 유죄 자료로 쓰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공범이 수사에서 다 불었다”는 말만으로 사건을 비관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는 그 진술이 법정에서 유지되는지, 반대신문을 견딜 수 있는지, 진술 번복이 없는지, 전문증거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하나씩 따져야 합니다.

3. 공범 진술만으로 유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재판에서는 객관적 보강 정황이 매우 중요합니다

판례상 공범 진술만으로 다른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실제 재판에서 법원이 그렇게 쉽게 결론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공범 진술은 본질적으로 이해관계가 걸린 진술이기 때문입니다. 공범은 자신의 처벌을 줄이기 위해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거나, 책임을 분산시키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건 구조를 다시 짤 유인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법원은 공범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지, 진술 내용이 객관적 자료와 부합하는지, 다른 진술과 충돌하지 않는지, 진술 번복 경위는 무엇인지 등을 매우 엄격하게 봅니다.

결국 실무상 가장 중요하게 작동하는 것은 계좌이체 내역, 통화·문자·위치기록, CCTV, 압수물, 범행 도구, 현장 흔적, 피해금 흐름, 공범들 사이의 접촉 정황 같은 독립적인 객관자료입니다. 공범 진술이 이런 자료들과 맞아떨어지면 신빙성이 크게 올라가고, 반대로 이런 자료가 전혀 없거나 오히려 반대 방향을 가리키면 공범 진술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게 됩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공범 진술만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그 진술을 받쳐주는 객관증거가 무엇이냐”입니다.

4. 보강증거는 반드시 범죄사실 전체를 다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진술이 꾸며낸 것이 아니다’는 정도는 담보해야 합니다

보강증거 쟁점은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보강증거라고 해서 반드시 범죄사실의 전부를 독립적으로 다시 입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도 피고인 자백의 보강증거는 자백의 진실성을 담보할 정도면 충분하고,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 구조는 공범 진술을 다룰 때에도 실질적으로 비슷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보강증거의 핵심 기능은 “그 진술이 완전히 허구는 아니다”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데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구분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피해가 발생했다”는 자료만 있는 경우, 그것은 범행 발생 자체는 보여줄 수 있어도 피고인이 그 범행에 공모·가담했다는 점까지 보강하는 자료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공범이 저 사람도 같이 했다고 말하더라”는 식의 전언형 진술은 결국 자백을 자백으로 보강하는 구조가 되어 약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보강증거의 질을 볼 때, 피해 발생 자료가 아니라 피고인과 범행을 연결하는 자료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송금 흐름, 공범 간 연락 시점, 현장 동선, 압수물의 소지 경위, 범행 분담을 추론할 수 있는 자료가 있어야 보강의 힘이 생깁니다.

5. 공범 진술이 가장 약해지는 경우는 번복, 전언, 책임전가, 객관자료와의 충돌이 있는 때입니다

공범 진술이 있다고 해서 항상 강한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방어 측에서 집중적으로 흔들어야 할 지점도 비교적 명확합니다. 첫째, 공범 진술이 수사 단계와 법정에서 달라지는 경우입니다. 처음에는 같이 했다고 했다가 법정에서는 애매하게 진술하거나, 반대로 수사기관에서는 축소하다가 재판에서 확대하는 경우, 그 변화 경위가 납득되지 않으면 신빙성은 크게 흔들립니다. 둘째, 그 진술이 직접 경험한 내용인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인지도 중요합니다. 전언에 가까운 진술은 보강 기능도 약하고, 증거능력 단계에서도 제약이 생길 수 있습니다.

셋째, 공범이 자신의 형사책임을 줄이기 위해 상대방에게 책임을 집중시키는 구조인지도 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은 단순 전달책이었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을 주범으로 몰아가는 경우, 또는 수사기관과의 협조관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그 진술을 더 엄격하게 보아야 합니다. 넷째, 가장 강력한 공격 포인트는 객관자료와의 충돌입니다. 공범이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함께 범행했다고 진술했는데 통화내역, 위치자료, CCTV, 카드사용 내역 등이 그 진술과 맞지 않는다면, 그 공범 진술은 급격히 힘을 잃게 됩니다. 결국 공범 진술 문제는 추상적으로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어디가 어떻게 모순되는지 구체적으로 짚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6. 피고인 본인의 자백이 있는 사건에서는 공범 진술이 오히려 보강증거로 작동할 수도 있습니다

이 쟁점이 더 복잡해지는 경우는 피고인 본인도 일부 자백을 했거나, 수사단계에서 불리한 진술을 남긴 사건입니다. 이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10조상 자백보강법칙이 직접 문제되기 때문에, 피고인 자백을 뒷받침할 보강증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판례는 경우에 따라 공범의 자백이나 진술이 다른 공범의 자백을 보강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그래서 피고인 본인의 자백이 있고, 거기에 공범 진술까지 맞물리면, 방어가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무조건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제는 결국 그 공범 진술이 직접 경험에 기초한 것인지, 수사기관 유도에 따라 형성된 것인지, 객관자료와 맞는지입니다. 또 피고인 자백 자체도 임의성이나 구체성이 흔들리면, 보강구조 전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실무상 이런 사건일수록 자백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표현이 인정 취지인지 단순 추측인지, 공범 진술과 정확히 어느 부분이 부합하는지를 세밀하게 분해해서 봐야 합니다.

7. 결국 실무에서는 ‘공범 진술이 있다’가 아니라 ‘그 진술을 받쳐주는 구조가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공범 진술 사건을 정리할 때는 보통 세 단계로 보는 것이 가장 명확합니다. 첫째, 그 진술이 증거로 적법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입니다. 둘째, 사용 가능하더라도 그 진술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입니다. 셋째, 그 진술과 별개로 피고인의 관여를 받쳐주는 독립적인 객관자료가 있는지입니다. 이 세 단계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유죄 인정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공범 진술만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보통은 공범 진술을 출발점으로 삼아 계좌추적, 휴대전화 포렌식, 통신사실조회, CCTV 확보, 압수수색을 통해 외부 자료를 붙이려 합니다. 그래서 공범 진술 사건은 단순히 “말 대 말” 구조로만 보면 안 되고, 그 진술을 중심으로 수사기관이 어떤 객관자료를 추가 확보했는지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결국 공범 진술 문제의 승패는 진술 자체보다, 그 진술을 둘러싼 증거 구조 전체를 얼마나 세밀하게 분석하고 흔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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