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지연 지체상금, 단순 제재금 아닌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본다
공사도급계약에서 가장 자주 문제 되는 조항 중 하나가 바로 지체상금입니다. 발주자 입장에서는 공사가 늦어진 만큼 손해를 보게 되고, 수급인 입장에서는 공사 지연의 원인이 모두 자신의 책임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지체상금이 당연히 발생하는지”, “언제까지 계산되는지”, “감액이 가능한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지체상금은 언제부터 붙나… 원칙은 약정 준공일 다음 날
지체상금은 이름 때문에 일종의 제재금처럼 보일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봅니다. 민법 제398조 제4항은 위약금 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하고 있고, 대법원도 공사도급계약의 지연보상 약정은 수급인의 준공 지체에 대한 손해배상예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체상금은 단순한 벌금이 아니라 미리 정해 둔 손해배상액으로 이해해야 합니다(대법원 2002. 1. 25. 선고 99다57126 판결, 대법원 1988. 3. 8. 선고 87다카2083, 2084 판결).
공사 끝났다면 언제까지 계산되나… 준공검사·인도 시점이 기준
지체상금은 보통 약정된 준공일 다음 날부터 발생합니다. 다만 실제로 언제까지 계산할 수 있는지는 사건 구조에 따라 달라집니다. 공사가 완성된 경우에는 수급인이 건물을 준공검사 후 도급인에게 인도한 시점이 종기가 되고, 그 이후에는 인도된 건물에 일부 미비점이나 하자가 있더라도 원칙적으로 지체상금은 더 이상 붙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공사가 일응 완성되어 인도되었다면, 이후 문제는 지체가 아니라 하자 문제로 봐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88. 3. 8. 선고 87다카2083, 2084 판결).
계약 해제된 공사는 다르다… 실제 해제일 아닌 ‘대체 시공 가능 시점’ 주목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중단되고 계약까지 해제된 경우에는 계산이 더 복잡해집니다. 이때 지체상금의 종기는 단순히 “도급인이 실제로 해제한 날”이 아니라, 수급인의 공사 중단 등으로 도급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었던 때부터 다른 업자에게 맡겨 공사를 완성할 수 있었던 시점까지로 봅니다. 즉, 해제 통지를 늦게 했다고 해서 지체상금이 무한정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라는 뜻입니다(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4다39511 판결).
공사 미완성인가 하자인가? 지체상금 분쟁의 핵심 기준
실무상 가장 많이 다투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 공사를 완성으로 볼 수 있는가”입니다. 예정된 최종 공정까지 마치지 못해 공사가 도중에 중단되었다면 미완성으로 볼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주요 구조 부분이 약정대로 시공되어 사회통념상 일응 완성되었고, 다만 일부 보수나 미비점이 남아 있는 정도라면 이는 미완성이 아니라 하자가 있는 완성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 구별에 따라 지체상금 산정과 하자 책임이 나뉘게 됩니다. 이 부분은 대법원 판례가 전제한 완성·하자 구별 기준과 실무 해설에서 일관되게 다루어지는 논점입니다.
수급인 책임 없는 지연은 제외… 지체일수 공제 요건은 엄격
모든 공사 지연이 곧바로 수급인의 책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수급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공사가 늦어진 경우에는 그 기간만큼 지체일수에서 공제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외부 사정이 있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계약 당시 예상하지 못한 사정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일정 기간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 지연이 불가피했다는 점까지 입증해야 합니다. 그 입증책임은 수급인에게 있습니다(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3다60136 판결).
불가항력 주장만으로 부족, 면책 위해선 엄격한 입증 필요
천재지변이나 외부 사정이 있었다고 해서 언제나 면책되는 것도 아닙니다. 대법원은 불가항력을 이유로 지체상금 책임을 면하려면, 그 지연 원인이 당사자의 지배영역 밖에서 발생했고 통상의 수단을 다했어도 방지할 수 없었다는 점까지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불가항력 주장은 추상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엄격한 증명이 필요합니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다59475, 59482, 59499 판결).
지체상금 과하면 깎일 수 있다, 법원은 총액 기준으로 판단
지체상금 약정이 있다고 해서 약정액 전부가 언제나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이를 감액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지체상금의 과다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히 일일 지체상금률만 볼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산정된 지체상금 총액을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0다54536 판결, 대법원 1996. 4. 26. 선고 95다11436 판결). 또한 지체 원인이 면책 수준에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그 사정을 포함한 제반 요소를 고려해 감액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4다233480 판결).
지체상금 청구했는데 또 손해배상? 지연손해와 별도 손해는 구별해야
지체상금은 공사 지연으로 인한 손해를 미리 정한 것입니다. 따라서 같은 지연 손해에 대해 지체상금과 별도로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공사 지연 그 자체와는 다른 손해, 예를 들어 계약 해제로 인해 추가 공사비가 발생했다거나 하자에 따른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별도의 손해배상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결국 무엇이 ‘지연 손해’인지, 무엇이 ‘별개의 손해’인지 구분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판례와 실무 해설 모두에서 일관되게 강조되는 지점입니다.
국가계약 지체상금률 정해져 있지만 민간계약에 바로 적용되진 않는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서는 시행규칙상 지체상금률이 정해져 있습니다. 공사의 경우 원칙적으로 계약금액에 대한 1,000분의 1이 적용됩니다. 다만 이는 국가계약에 관한 규정이고, 당사자 사이에 별도 약정이 없는 민간 계약에 곧바로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사인 간 공사계약에서는 계약서상 지체상금 조항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75조).
공사 지연 지체상금은 ‘기간·원인·금액’부터 따져야 한다
공사 지연 지체상금 분쟁은 단순히 준공일을 넘겼는지만 보는 문제가 아닙니다. 공사가 실제로 완성된 것인지, 지체 기간을 어디까지 볼 것인지, 수급인 책임 없는 지연이 있었는지, 약정액이 과다한지까지 모두 따져야 결론이 나옵니다. 같은 지연이라도 어떤 사건은 전액 인정되고, 어떤 사건은 공제나 감액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사 지연으로 지체상금 청구를 받았거나, 반대로 지체상금을 청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계약서 문구와 실제 공사 진행 경과, 지연 사유, 준공 및 인도 시점부터 먼저 정리해 보셔야 합니다. 건설분쟁은 일정표 하나, 공문 하나, 현장 상황 하나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재 지체상금 문제로 대응이 필요하시다면, 관련 자료를 갖추어 법률사무소 강현에서 사건 구조를 정확히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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