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에서 공사대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으면 수급인이나 하수급인 입장에서는 당장 자금 흐름이 막히게 됩니다. 그런데 공사대금 미지급 분쟁은 단순히 “얼마를 못 받았다”는 계산 문제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지급된 선급금이 어떻게 정산되는지
하도급대금을 발주자에게 직접 청구할 수 있는지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지는 않았는지까지 함께 따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공사도급계약에서 선급금은 특정 기성고에 대응해 지급되는 돈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선급금을 수급인이 자재를 확보하고 노임을 지급해 공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도급인이 장차 지급할 공사대금을 미리 지급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즉 선급금은 전체 공사와 관련하여 미리 지급된 공사대금이라는 점에서, 특정 공정 완료분에 대한 기성금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7다31211 판결,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4다2723 판결).
계약이 해지되면 선급금은 미지급 공사대금에 먼저 충당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도급인이 선급금을 지급한 뒤 계약이 해제되거나 해지된 경우입니다. 이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도의 상계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시점까지의 기성고에 해당하는 공사대금 중 미지급액이 선급금에 당연히 충당됩니다.
그래서 정산 결과 미지급 공사대금이 더 남아 있으면 도급인은 그 범위에서만 추가 지급의무를 부담하고, 반대로 선급금이 더 많이 남으면 수급인이 반환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9다215593 판결,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다11574, 11581 판결, 대법원 1999. 12. 7. 선고 99다55519 판결).
하자보수보증금을 먼저 빼고 계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주의해야
선급금 반환이나 정산 문제에서는 “미지급 공사대금에서 하자보수보증금을 공제한 뒤 남은 금액만 충당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선급금은 반환사유가 발생하면 미지급 공사대금에 당연히 충당되는 것이고, 하자보수보증금을 먼저 빼는 방식으로 계산하면 선급금 지급과 하자보수보증의 위험을 사실상 한꺼번에 떠넘기는 결과가 될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또한 원사업자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하수급인이 발주자에게 직접 지급을 구할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하도급법 제14조는 원사업자의 지급불능, 파산 유사 사유가 있거나, 발주자·원사업자·수급사업자 사이에 직불합의가 있는 경우 등에는 발주자가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우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지급채무와 원사업자의 하수급인에 대한 지급채무는 그 범위에서 소멸하는 구조입니다.
다만 직접지급의 범위는 무제한이 아닙니다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이 인정되더라도, 발주자가 아무 금액이나 모두 부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직접지급의 범위는 원칙적으로 해당 공종에 관하여 발주자가 원사업자에게 부담하는 공사대금 범위로 제한됩니다. 결국 발주자에게 남아 있는 도급대금채무가 얼마인지, 선급금 충당으로 이미 소멸한 부분은 없는지에 따라 실제 회수 가능한 금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하수급인의 발주자에 대한 직접청구권이 단순히 원래 하도급계약에서 당연히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직불합의라는 별개의 법률행위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불합의가 실제로 있었는지, 누구 사이에서 어떤 내용으로 이루어졌는지, 그 요건이 충족되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대법원 2006. 3. 23. 선고 2005다69199 판결).
공사비 선지급, 개인 이체금 분쟁에서 반환받은 사례
https://www.lawtalk.co.kr/posts/152257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경우 가장 놓치기 쉬운 것
민법 제163조 제3호는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에 대해 3년의 단기소멸시효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사가 끝났거나 정산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는데도 오랜 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시효완성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지급 공사대금 확인서를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기존 채권과 별개의 새로운 채권을 발생시키는 내용이 아니라면 여전히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19. 11. 12. 선고 2019가단505537 판결).
공사대금 미지급 사건은 단순한 채권회수 문제가 아니라, 선급금 정산, 기성고 산정, 하도급 직불 여부, 잔존 도급대금 범위, 소멸시효 문제까지 함께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제 대응에서는 “얼마를 못 받았는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선급금이 이미 충당되었는지, 발주자에게 직접 청구할 수 있는 요건이 있는지, 시효 문제는 없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같은 공사대금 미지급 사건이라도 계약 구조와 정산 경위에 따라 청구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강현에서는 공사대금 분쟁의 구조를 면밀히 검토해, 의뢰인 상황에 맞는 현실적인 대응 방향을 함께 설계해 드리고 있습니다. 현재 공사대금 미지급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상담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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