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유한) 우승 박신영 변호사입니다.
학교폭력은, 모든 사건이 심의위원회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경우에 학교장 자체해결이 가능한지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한데요. 지금부터 그 기준과 실무 포인트를 차근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출처 :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 학교장 자체해결이란?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반드시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까지 진행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 실무에서는 모든 사안이 그 단계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학교장 자체해결이란, 학교폭력 사안 중 비교적 경미하고 피해학생 및 그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않는 경우, 학교장이 학교 내부 절차를 통해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입니다.
■ 아무 사건이나 가능한 건 아닙니다 — 핵심 요건 네 가지
학교장 자체해결은 다음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해당 사안은 반드시 심의위원회로 진행됩니다.
① 2주 이상의 신체적·정신적 치료를 요하는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2주 이상의 진단서가 제출되지 않아야 합니다. 학교폭력 실무를 하다보면 대부분 진단서가 제출되어 대부분 자체해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심의위원회로 가게됩니다. 따라서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반면 피해학생 측이 학교에 진단서를 제출한 이후 의사를 번복하여 다시 회수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는데, 진단서 회수는 불가능하므로 한번 진단서가 제출되면 자체해결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점 알고 계셔야 합니다.
②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이미 복구된 경우(복구 약속한 경우도 포함)
재산상 피해의 복구 여부는 전담기구 심의일 이전에 피해가 복구되거나, 가해 관련 학생 보호자가 피해 관련 학생 보호자에게 복구해 줄 것을 확인하고 피해 관련 학생 보호자가 이를 인정한 경우를 기준으로 합니다. 여기서 재산상 피해에는 신체적·정신적 피해의 치료비용도 포함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③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지 않은 경우
지속성 여부는 피해 관련 학생의 진술이 없더라도 전담기구가 판단합니다.
④ 보복성 행위가 아닌 경우
가해 관련 학생이 조치를 받은 사안 또는 조사 과정 중에 있는 사안과 관여 신고, 진술, 증언, 자료 제공 등을 한 학생에게 학교폭력을 행사하였다면 보복행위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중요 포인트 — 피해학생과 보호자의 서면동의가 필수
요건이 모두 충족되더라도 피해학생 및 그 보호자가 원하지 않는다면 학교장 자체해결은 진행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사안에 따라서 피해학생측이 자체해결 동의서를 제출했더라도 추후 전담기구 심의를 통해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자체해결이 불가능합니다. 다만 피해학생측이 동의한 자체해결을 전담기구 심의에서 반대하여 자체해결이 무산된 사례는 아직까지 현장에서 보지 못하였습니다.
■ 가해학생, 피해학생이 여러 명이거나 소속학교가 다른 경우는 어떻게 처리될까?
피해학생이 1명이고 가해학생이 여러 명인 경우, 피해학생이 가해학생 모두에 대해 자체해결에 동의하는 경우에 한하여 학교장 자체해결이 가능합니다.
반면 피해학생이 여러 명인 경우에는 피해학생별로 학교장 자체해결 부의 여부를 판단합니다.
만약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소속학교 달라도 자체해결은 가능합니다. 우선 피해학생 소속 학교의 전담기구에서 학교장 자체해결 여부를 심의하여 해당 학교장이 결정하고, 이후 가해학생 소속 학교에서는 피해학생 소속 학교의 결정을 따라 전담기구에서 심의하게 됩니다. 이때 정확한 사안조사를 위해서 가해학생 소속학교에서 조사한 사안 내용이 공유되고 학교장 승인하에 긴밀이 협조하게 됩니다.
■ 학교장 자체해결의 장점
학교장 자체해결은 절차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되어 통상 14일 이내 종결이 원칙이며, 관계 회복 중심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공식 징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 학생의 장래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고, 갈등이 외부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초기 단계의 분쟁에서는 교육적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제도입니다.
필요한 경우 학교장은 가해학생을 대상으로 생활지도, 상담, 캠페인 활동 등 다양한 별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으며, 관련 학생 간 관계개선 의지와 동의 여부에 따라 관계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 자체해결 이후에도 심의위원회 요청이 가능한 경우
원칙적으로 피해학생 및 그 보호자는 학교장 자체해결 이후 동일 사안에 대하여 심의위원회 개최를 요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다음 두 가지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학교장에게 서면으로 심의위원회 개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① 해당 학교폭력 사건으로 피해학생 및 그 보호자가 받은 재산상 손해를 가해학생 및 그 보호자가 복구하기로 약속하였으나 이행하지 않은 경우
② 해당 학교폭력 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사실이 추가적으로 확인된 경우
■ 학교장 자체해결 절차 — 실무 흐름
실무적으로는 다음 순서로 진행됩니다.
학교폭력 신고·접수 후 전담기구 및 조사관이 사안을 조사하고, 피해학생 및 그 보호자의 심의위원회 개최 요구 의사를 서면으로 확인합니다. 이후 전담기구 심의를 통해 자체해결 요건 해당 여부를 협의로 결정하고, 학교장이 최종 결재를 내린 뒤 교육(지원)청에 결과를 보고하고 관련 학생 보호자에게 통보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됩니다.
이 모든 절차는 원칙적으로 사건 인지 후 14일 이내에 완료되어야 하며, 필요한 경우 학교장은 7일 이내에서 연기할 수 있습니다.
■ 학교장 자체해결, 분쟁의 완전한 종료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학교장 자체해결은 절차적 종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당사자 사이의 법적 책임관계까지 정리해 주는 제도가 아닙니다. 학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여 사건을 마무리할 뿐이며, 손해배상의 범위나 책임의 한계를 구체적으로 확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결국 권리와 의무의 정리는 당사자에게 남게 되고, 바로 이 지점에서 분쟁이 다시 발생하는 경우가 실무상 적지 않습니다. 학교장 자체해결로 사건이 종결된 이후에도 손해배상 이행 여부, 재발 시 책임 소재, 추가 피해 발생 등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되는 사례를 현장에서 자주 접하게 됩니다.
■ 합의서가 중요한 이유 — 학교가 해주지 않는 것들
학교는 중립기관입니다. 학교는 절차를 진행하고 사건을 종결하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합의 내용이나 위반시 법적 책임까지 정리해 주지는 않습니다.
실무상 분쟁이 재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합의 내용의 불명확성입니다. "사과한다", "원만히 해결한다"는 수준의 합의는 해석의 여지가 커 이후 갈등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특히 손해배상 금액, 지급 시기, 이행 방법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으면 미지급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곧 추가 분쟁이나 심의위원회 재요청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 합의서에 반드시 담아야 할 내용 — 피해학생 측·가해학생 측 체크리스트
가. 공통 기재 사항
우선 사건의 발생 경위와 당사자 특정이 명확히 기재되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해당 사안이 학교장 자체해결 대상 사안임을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는 이후 동일 사안에 대한 추가 분쟁을 방지하는 기초가 됩니다.
나. 피해학생 측에서 명확히 해야 할 내용
피해학생 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손해배상 범위의 명확화입니다. 치료비(기발생분 및 향후 예상 치료비), 위자료 등 항목별로 금액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합니다. 막연히 "치료비를 부담한다"는 표현은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아울러 지급 기한과 방법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어떤 계좌로, 어떤 방식으로 지급할 것인지를 명시해야 이행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이행 시 책임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지연이자 발생 여부, 추가 법적 조치 가능성 등을 명시해 두면 이행을 담보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접촉 제한 및 재발 방지 조항도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재발 시 어떤 책임을 부담하는지를 미리 정해두면 유사 상황에서의 갈등 확대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다. 가해학생 측에서 명확히 해야 할 내용
가해학생 측에서 핵심은 책임 범위의 종결입니다. 해당 합의로 본 사건에 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정리된다는 점, 동일 사건에 대해 추가 청구가 제한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비밀유지 의무도 중요합니다. 합의 내용이나 사건 경위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을 포함하면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또한 합의 조건을 이행한 경우에는 더 이상 문제 제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는 가해학생 측이 합의 이행에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하는 유인이 됩니다.
■ 마무리
지금까지 학교장 자체해결과 자체해결시 추가 분쟁 방지를 위한 합의서 작성의 필요성에 관해 설명드렸습니다.
학교폭력 사건은 초기 대응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감정적인 판단보다는 사실관계와 절차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사안의 경중이나 향후 분쟁 가능성에 따라 대응 방향이 달라지므로, 초기 단계에서부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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