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시행 첫 주 전원 각하, 헌재의 문턱을 넘으려면?
'재판소원' 시행 첫 주 전원 각하, 헌재의 문턱을 넘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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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시행 첫 주 전원 각하, 헌재의 문턱을 넘으려면? 

김의지 변호사

안녕하세요. 소송의 마지막 순간까지 냉철한 판단력으로 의뢰인의 최선을 설계하는 법률사무소 엘앤에스 김의지 변호사입니다.

대법원에서 졌는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낼 수 없나요?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이 질문이, 2026년 3월 12일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되면서 현실이 되었습니다. 확정된 법원의 재판도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했다면 헌법재판소의 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입니다. 최근 발표된 헌법재판소의 첫 심사 결과는 재판소원의 문턱이 얼마나 높은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오늘은 최신 헌재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판소원의 현실과 필수 요건을 짚어드립니다.


1. 충격적인 첫 성적표: 26건 심사, 전원 '각하'

헌법재판소는 2026년 3월 24일,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접수된 사건들에 대한 첫 지정재판부 사전심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매우 냉정했습니다.

  • 사전심사를 받은 26건의 청구 사건이 모두 '각하' 결정을 받았습니다.

  • 즉, 단 한 건의 사건도 본격적인 심사인 전원재판부로 넘어가지 못하고 첫 관문에서 탈락한 것입니다.

[주요 각하 사유 분석]

  • 청구 사유 미비 (17건): 막연히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사실관계 다툼을 반복한 경우

  • 청구 기간 도과 (5건): 확정일로부터 30일이라는 엄격한 기한을 넘긴 경우

  • 기타 부적법 (3건) 및 보충성 흠결 (2건): 다른 구제 절차(상고 등)를 다 거치지 않은 경우 등

단순히 "재판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거나 "증거 평가가 잘못되었다"는 식의 단순 불복은 기본권 침해가 소명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가차 없이 각하된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출처: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팝업화면


2. 재판소원, 어떤 경우에만 심사받을 수 있나?

재판소원은 일반 상소심(항소, 상고)처럼 사실관계나 법률 해석을 처음부터 다시 따지는 '4심' 제도가 아닙니다. 헌법재판소법상 다음 세 가지 사유 중 하나를 진지하고 충실하게 소명해야만 합니다.


  1. 헌재 결정 위반: 확정된 재판이 기존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

  2. 적법 절차 위반: 헌법이나 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재판이 이루어진 경우

  3. 헌법·법률 명백 위반: 재판 내용이 헌법이나 법률을 명백히 위반하여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재판소법 제68조(청구 사유)

①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다. <개정 2026.3.12>

② 제41조제1항에 따른 법률의 위헌 여부 심판의 제청신청이 기각된 때에는 그 신청을 한 당사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그 당사자는 당해 사건의 소송절차에서 동일한 사유를 이유로 다시 위헌 여부 심판의 제청을 신청할 수 없다.

③ 제1항에 따라 청구된 헌법소원심판 중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은 확정된 재판을 그 대상으로 하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정하여 청구할 수 있다. <신설 2026.3.12>

1. 법원의 재판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2. 법원의 재판이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3. 법원의 재판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출처 :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 2026.03.12 [법률 제21452호, 시행 2026.3.12.])


3. 청구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3가지 '절차적 요건'​

실체적 요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절차적 요건'입니다. 아래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헌법재판관의 책상에 오르기도 전에 즉각 각하됩니다.

① 청구 기간: "판결 확정일로부터 단 30일"

재판소원은 확정된 법원의 재판이 있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이번 첫 심사에서도 이 기한을 하루라도 넘겨 '청구 기간 도과'로 각하된 사건이 무려 5건이었습니다.

"제도 시행 전이라 몰랐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준비 시간이 매우 촉박하므로 판결 직후 즉각적인 대응이 필수입니다.

② 청구 방법: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서만 (변호사강제주의)

"헌법소원심판은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변호사 강제주의'가 적용됩니다.

즉, 당사자 본인이 직접 나홀로 청구서를 작성해 제출할 수 없으며, 반드시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진행해야 합니다.

단순한 억울함의 호소가 아닌, 고도의 헌법적 법리와 침해된 기본권을 정확히 특정해야 하는 전문적인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③ 판결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의 병행"

재판소원을 청구했다고 해서 기존 대법원 판결의 효력이 자동으로 정지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만약 형의 집행, 행정처분, 강제집행 등이 임박한 위급한 상황이라면, 청구서 제출과 동시에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반드시 병행해야만 실질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71조의2(가처분)

헌법재판소가 헌법소원심판의 청구를 받은 때에는 직권으로 또는 청구인의 신청에 따라 종국결정의 선고 시까지 심판 대상이 된 공권력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본조신설 2026.3.12]

(출처 :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 2026.03.12 [법률 제21452호, 시행 2026.3.12.])


김의지 변호사의 냉철한 조언

재판소원 제도의 도입은 분명 환영할 일이지만, 헌재의 첫 결정이 보여주듯 그 문턱은 상상 이상으로 높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접근했다가는 귀중한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게 됩니다.

성공적인 재판소원을 위해서는 단순한 억울함을 넘어, 판결의 어느 부분이 어떤 헌법적 기본권을 명백히 침해했는지를 '헌법적 언어'로 재구성하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단 30일이라는 짧은 시간, 막연한 희망이 아닌 냉철한 법리 분석이 필요하시다면 지금 바로 법률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하는 정직함과, 뚫어야 할 틈은 반드시 찾아내는 집요함으로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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