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퇴직연금 미납 문제 해결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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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퇴직연금 미납 문제 해결 가이드 

맹조영 변호사

회사가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으로 전환해 놓고, 정작 부담금은 한 푼도 납입하지 않는 문제가 종종 발생합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내 퇴직연금 계좌에 쌓여야 할 돈이 쌓이지 않고 있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동청에 진정을 넣어도 "형사사건이 아니라서" 권고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그렇다고 회사에 직접 따지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민사소송을 통해 회사에 부담금 납입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재직 중이라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미납된 부담금에 대해서는 지연이자까지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노동청이 형사사건으로 처리하지 않는지, 근로자가 선택할 수 있는 구제수단은 무엇인지, 그리고 실무적으로 어떻게 대응하면 좋은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회사의 부담금 납입의무에 대해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DC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용자는 가입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근로자의 DC 계정에 납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납입은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0조(부담금의 부담수준 및 납입 등) ①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용자는 가입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현금으로 가입자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여야 한다.

  • ③ 사용자는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제1항에 따른 부담금을 가입자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용자가 정하여진 기일(확정기여형퇴직연금규약에서 납입 기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한 경우에는 그 연장된 기일)까지 부담금을 납입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 날부터 부담금을 납입한 날까지 지연 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에서 「은행법」에 따른 은행이 적용하는 연체금리,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납입하여야 한다.

만약 정해진 기일까지 납입하지 않으면, 그 다음 날부터 실제 납입일까지 지연이자도 함께 내야 합니다(같은 법 제20조 제3항 후단). 지연이자율은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는데, 퇴직 등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까지는 연 10%, 그 이후는 연 20%입니다(같은 법 시행령 제11조).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1조(미납 부담금에 대한 지연이자 이율) 제20조제3항 후단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이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이율을 말한다.

  • 1. 부담금을 납입하기로 정해진 날짜의 다음 날을 기산일로 하여 가입자의 퇴직 등 급여를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납입 날짜를 연장한 경우 그 연장된 날짜)까지의 기간: 연 100분의 10

  • 2. 제1호에 따른 기간의 다음 날부터 부담금을 납입하는 날까지의 기간: 연 100분의 20

노동청이 "형사사건이 아니다"라고 한 이유

이 부분을 의아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부담금을 안 내면 당연히 처벌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으실 텐데, 현행 법의 구조가 좀 다릅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2호(법 개정으로 2026. 9. 18.부터는 제43조 제2호)의 형사처벌 규정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부담금을 납입하지 않은 경우에 적용됩니다. 즉, 재직 중 정기 납입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직접적인 형사처벌 규정은 없습니다.

노동청이 권고에 그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재직 중 부담금 미납은 형사사건으로 처리하기 어렵고, 행정적으로 시정명령이나 권고를 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재직 중인 근로자는 속수무책인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민사소송으로 연금계좌에 부담금 납입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재직 중이라도 근로자는 사용자를 상대로 자신의 DC 퇴직연금 계정에 미납 부담금과 지연이자를 납입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이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DC형 퇴직연금제도가 설정된 사업장에서 부담금이 미납된 경우, 근로자는 정당한 부담금액과 이미 납입된 부담금액의 차액 및 지연이자의 납입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다207444 판결).

"퇴직한 다음에야 납입의무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하는 회사도 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법이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납입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는 재직 중에도 부담금을 납입할 의무가 있습니다.

실제로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각자의 퇴직연금 계정에 미납 부담금을 납입하라는 판결을 받아낸 하급심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 DC 규약상 납입기일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납입"이라는 법 규정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납입해야 하는지는 각 회사의 DC 퇴직연금규약에서 정합니다.

예를 들어 규약에서 "매년 12월 31일까지 납입"으로 정했다면, 2025년도 부담금의 납입기일은 2025. 12. 31.이 됩니다. 이 기일이 지났는데도 납입하지 않았다면 납입의무 위반이 명확하고, 그 다음 날부터 지연이자도 발생합니다.

반면, 규약이 특수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아직 납입기일이 도래하지 않은 경우라면, 현 시점에서 "기일 내 미납"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송을 준비하실 때는 회사의 DC 퇴직연금규약에서 부담금 납입기일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를 반드시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 부분이 청구 범위와 지연이자 기산점을 결정하는 핵심입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

내용증명을 보내세요. 소송 전 단계로, 회사에 부담금 납입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것이 좋습니다.

DC 퇴직연금규약을 확보하세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납입기일과 지연이자 기산점은 규약에 따라 결정됩니다. 소송을 준비하시려면 이 규약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비슷한 상황의 동료들과 함께 대응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유사한 상황의 근로자가 여러 명이라면, 공동원고로 소를 제기하는 공동소송 방식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청구원인이 동일하므로 공동소송이 가능하고, 각자 따로 소송하는 것보다 비용 면에서도 효율적입니다.

내용증명에 퇴직 시 형사고소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도 실무적으로 유효한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재직 중이므로 형사처벌 규정이 직접 적용되지 않지만, 향후 퇴직 시에는 형사고소가 가능합니다. 이 점을 내용증명에 명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재직 중에도 부담금 납입을 청구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법이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납입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퇴직 후에야 납입의무가 발생한다"는 회사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재직 중에도 미납 부담금과 지연이자의 납입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이 가능합니다.

Q. 노동청 진정은 의미가 없나요? 완전히 무의미한 것은 아닙니다. 노동청은 시정명령이나 권고를 통해 회사에 압박을 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재직 중 미납에 대한 직접적인 형사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강제력에 한계가 있습니다. 실효적인 강제를 위해서는 민사소송이 필요합니다.

Q. 지연이자는 얼마나 되나요? 납입기일 다음 날부터 발생하며, 퇴직 등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까지는 연 10%, 그 이후는 연 20%입니다. 구체적인 기산점과 금액은 DC 규약상 납입기일에 따라 달라지므로, 규약 확인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Q. 퇴직하면 형사고소도 가능한가요? 퇴직 시까지 부담금을 납입하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형사고소가 가능합니다. 다만 재직 중에는 이 규정이 직접 적용되지 않습니다.

마치며

DC형 퇴직연금 부담금 미납은 재직 중에는 형사처벌이 어렵다 보니, 근로자 입장에서 대응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민사소송을 통해 연금계좌에 부담금 납입을 강제할 수 있고, 지연이자까지 법이 보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청구 범위는 DC 규약상 납입기일, 근로자별 임금총액, 미납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지고, 공동소송 여부에 따라 전략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이라면, 사실관계를 정리하신 뒤 변호사와 한번 상담해 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맹조영 변호사는 국내 3대 대형로펌인 세종에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퇴직연금 부담금 미납 사건에 대한 법률 검토부터 내용증명 작성, 민사소송(공동소송 포함) 제기, 지연이자 청구까지 사안별로 체계적인 대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적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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