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려대 캠퍼스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촬영 혐의로 20대 남성이 현행범 체포되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보안관이 여자 화장실에서 나오는 남성을 발견하고 즉시 체포한 뒤 경찰에 인계했고, 경찰은 소지하고 있던 태블릿PC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류영상, 「고려대 여자 화장실서 불법촬영 의심 20대男 체포…태블릿속 사진에는」, 『매일경제』, 2026. 3. 17.).
화장실에서의 불법촬영은 카메라등이용촬영죄뿐 아니라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죄까지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몰카'라는 가벼운 이름으로 생각할 사안이 아닙니다. 그리고 현행범 체포 직후 압수된 스마트폰(또는 태블릿)의 포렌식 결과가 사건의 방향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체포 직후부터 경찰 조사까지의 초기 대응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당황한 나머지 그 자리에서 전부 인정해 버리는 분도 있고, 반대로 증거가 뻔한데도 끝까지 아니라고 하면서 수사기관과의 관계만 나빠지는 분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최선의 대응은 아닙니다. 오늘은 화장실 불법촬영 사건에서 어떤 법적 쟁점이 있고, 실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촬영죄만 문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 침입죄가 함께 적용됩니다
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하다가 적발되면, 많은 분이 '카메라등이용촬영죄' 하나만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화장실이라는 장소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성폭력처벌법은 촬영 행위와 별도로, 성적 목적으로 화장실 등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하는 행위도 처벌하고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 목욕장ㆍ목욕실 또는 발한실(發汗室), 모유수유시설, 탈의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하거나 같은 장소에서 퇴거의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하는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법정형이 7년 이하의 징역으로 상당히 무겁고, 여기에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죄까지 경합하면 처벌 수위가 높아집니다. 초범이라 하더라도 사안에 따라 구속이나 실형까지 이어질 수 있고, 유죄 확정 시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처분도 따릅니다.
체포 직후, 스마트폰 압수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현행범 체포가 이루어지면, 경찰은 체포 현장에서 영장 없이 소지품을 압수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2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촬영 도구로 의심되면 현장에서 바로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체포 현장에서 압수한 물건을 계속 보유하려면, 경찰은 체포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사후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해야 합니다. 영장을 발부받지 못하면 압수한 물건을 즉시 반환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17조 제2항, 제3항).
또한 스마트폰 안의 전자정보를 탐색·복제하는 과정에서도 피의자의 참여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판례는 피의자의 참여 없이 디지털 증거를 복제·탐색·출력한 경우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절차적 요건들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방어 전략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포렌식 결과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신중해야 합니다
체포 직후 경찰 조사에서 흔히 보는 문제가 있습니다.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서 "다 제가 한 일입니다"라고 진술해 버리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CCTV에 찍혀 있는데도 "저 아닙니다"라고 부인하다가 수사기관의 심증만 굳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보면, 체포 직후에는 본인조차 기기 안에 어떤 자료가 남아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의 디지털 포렌식 결과가 나와야 비로소 객관적인 증거 상황이 확인됩니다.
따라서 CCTV나 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으로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예: 화장실에 들어간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수사에 협조하되, 촬영 행위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포렌식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포렌식 결과에 따라 방어 전략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촬영물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기수 성립 자체를 다툴 여지가 있고, 촬영물이 있더라도 그 내용이 범죄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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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단은 사안마다 달라지는 영역이므로, 경찰 조사 전에 변호사와 진술 방향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어떤 부분을 다툴 수 있나요?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실무에서 검토되는 주요 쟁점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 관련으로는, 촬영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하는지, 촬영물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미수 여부), 촬영 의도가 있었는지 등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죄 관련으로는, 침입의 목적이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입니다. 다만 판례는 이 요건을 비교적 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 부분만으로 방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압수·포렌식 절차 관련으로는, 48시간 내 사후영장 청구가 이루어졌는지, 피의자 참여권이 보장되었는지, 임의제출 형식의 압수가 실질적으로 임의적이었는지, 영장 범위를 넘어서 관련 없는 자료까지 탐색하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절차 위반이 있다면 해당 증거의 증거능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쟁점 중 어떤 것을 어떻게 다투느냐는 포렌식 결과, 현장 상황, 피해자 진술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경찰 단계에서 구체적 사실관계에 관한 조사가 이루어지기 전에 변호사와 함께 전략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수사 초기에 방향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불법촬영 사건에서 가장 유리한 결과는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받는 것입니다. 압수된 기기의 포렌식, 현장 증거 분석,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일차적 판단이 모두 경찰 단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고 재판이 시작된 뒤에 대응 방향을 바꾸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불리한 진술이 이미 조서에 남아 있으면 이를 번복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에서는 첫 경찰 조사 전에 진술 방향을 정해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체포 직후 당황스러운 상태에서 성급하게 진술하시면 안 됩니다. 진술거부권이 있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 권리를 먼저 행사하시고, 진술 방향을 정한 뒤에 조사에 임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촬영 버튼을 누르기 전에 들켰는데도 처벌받나요? 기기에 촬영물이 저장되지 않았더라도, 화장실에 들어간 사실과 촬영을 시도하려 한 정황이 인정되면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미수범(성폭력처벌법 제15조) 및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압수된 스마트폰에서 예전에 삭제한 사진도 복구되나요? 수사기관의 포렌식 기술로 삭제된 데이터가 복구될 수 있습니다. 현재 혐의 외에 추가적인 문제가 발견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조사 전에 변호사와 함께 예상되는 상황을 미리 정리해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초범인데 구속되나요? 초범이라고 해서 구속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초범 여부, 촬영물의 내용과 분량,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도주 우려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부분입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피해자와의 합의는 양형에 유리한 사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합의만으로 공소가 취소되지는 않습니다. 합의는 전체 방어 전략의 일부로 검토해야 합니다.
Q. 경찰에서 임의제출 동의서에 서명하라고 하는데, 해야 하나요? 임의제출 동의서에 서명하면 영장 없이도 스마트폰 내 전자정보를 탐색할 수 있게 됩니다. 서명 전에 그 의미와 범위를 정확히 이해하셔야 하고, 가능하다면 변호사와 먼저 상의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화장실 불법촬영 사건은 촬영죄와 침입죄가 함께 적용되는 무거운 사안입니다. 현행범 체포 직후의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성급하게 진술하면, 이후 대응이 극히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포렌식 결과를 기다리면서 진술 방향을 전략적으로 설정하고, 압수 절차의 적법성을 꼼꼼히 확인하며, 수사 초기에 사건의 방향을 잡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입니다. 같은 사안이라도 첫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맹조영 변호사는 국내 3대 대형로펌인 세종에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불법촬영 혐의에 대한 법률 검토부터 경찰 조사 대응, 포렌식 결과 분석, 불송치·무혐의 전략 수립, 피해자 합의 교섭, 양형 최소화 및 부수처분 방어까지 사안별로 체계적인 대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적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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