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객의 일을 내 일처럼 하는 심재우 변호사입니다.
지난 1, 2편을 통해 M&A의 전체적인 뼈대와 실무 미팅에서 자주 등장하는 낯선 용어들을 정리해 드렸습니다. 이제 큰 그림은 그려지셨을 텐데요. 오늘은 조금 더 디테일한 부분으로 들어가 보려 합니다.
수많은 M&A 딜을 수행하면서, 대표님들이 NDA나 MOU 같은 초기 서류를 작성할 때 뜻하지 않은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를 자주 보았습니다. 오늘은 실제 제가 자문했던 사례들을 바탕으로, NDA 및 MOU와 관련해 실무에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인수 의지만 믿고...” NDA 체결 전의 위험한 자료 제공
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하고 싶은 마음에, 매수 의향을 보인 상대방에게 우리 회사의 중요한 영업비밀이나 데이터 등을 서둘러 오픈하시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실제 사례
한 스타트업 대표님은 상대방의 “인수 의지가 확고하다”는 말만 믿고, NDA 체결 없이 핵심 고객 리스트와 원가 구조를 넘겨주셨습니다. 그러다 실사가 한창 진행되던 중, 갑자기 영업비밀 유출이 덜컥 걱정되신 겁니다. 이에 뒤늦게 저희를 찾아오셔서 자문을 구하셨고, 저희는 서둘러 NDA 초안을 작성, 상대방에 체결을 요청하였으며, 뒤늦게나마 NDA를 체결할 수 있었습니다.
위 사례의 경우, 다행히 매수인 측에서는 별다른 이견 없이 NDA를 체결해 주어 더 큰 리스크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매수인 측에서 체결을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딜이 깨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정보가 아무런 방어막 없이 넘어가 버리면, 나중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법적으로 보호받거나 손해를 입증하기가 매우 까다로워집니다. 상대방의 인수 의지가 아무리 강해 보이더라도, 내 패를 보여주기 전에는 반드시 법적인 안전장치인 NDA부터 확실하게 챙기는 것이 비즈니스의 기본이자 내 회사의 가치를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2. “가계약이니까 괜찮겠지?” MOU의 독소조항 방치
2편에서 MOU, 즉 양해각서는 단순한 인사치레가 아니라고 강조해 드렸습니다. 매수인 측에서 건네준 초안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도장을 찍으면 큰일 납니다.
#실제 사례
어느 대표님은 MOU를 체결하시면서 비정상적으로 길게 설정된 배타적 협상 조항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신 적이 있습니다. 어차피 금방 끝날 거래라고 생각하셨던 거죠. 하지만 매수인 측의 내부 사정으로 실사와 협상은 기약 없이 늘어졌습니다. 그 사이 시장에서 회사의 가치가 오르며 다른 곳에서 훨씬 좋은 조건의 인수 제안이 왔음에도, 대표님은 장기간 묶여버린 MOU 탓에 협상 테이블에 앉아보지도 못하고 황금 같은 기회를 날리셔야만 했습니다.
대표님들 눈에는 그저 의례적인 문구로 보일 수 있지만, 변호사의 관점에서는 회사의 막대한 기회비용을 날려버릴 수 있는 리스크가 또렷하게 보입니다. 이처럼 법률 전문가의 눈을 거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함정들이 MOU 곳곳에 존재하므로, 초기 단계부터 반드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3. “이 금액으로 확정하시죠?” MOU 단계에서의 섣부른 대금 고정
보통 M&A 시장에서는 매수인이 경험이 많고 전문가를 대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양 당사자 모두 M&A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도인이 먼저 전문가를 선임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성된 MOU 초안을 들이밀기도 합니다. 아래는 매도인이 작성한 MOU 초안에 매수인에게 치명적인 독소 조항이 포함되어 있던 사례입니다.
#실제 사례
매도인 측이 먼저 준비한 MOU 초안을 들고 저를 찾아오신 매수인 측 대표님이 계셨습니다. 문구를 꼼꼼히 검토해 보니, 아직 기업실사도 진행하기 전인데 매매 대금을 아예 확정적인 금액으로 못 박아 둔 문구가 있었습니다. M&A 딜에서는 실사 결과나 본계약 체결 시점의 변동 상황에 대비하여 반드시 대금 협의나 조정이 가능한 여지를 두어야 합니다. 만약 저에게 검토를 맡기지 않으시고 덜컥 도장을 찍으셨다면, 추후 실사 과정에서 대상 회사에 리스크가 발견되거나 중대한 사정 변경이 있더라도 대금을 감액할 수 없는 치명적인 손해를 입으실 뻔했습니다.
이처럼 양해각서, MOU라는 가벼운 이름에 방심하여 섣불리 서명하는 순간, 딜의 주도권은 완전히 상대방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반드시 우리 측 변호사의 검토를 거쳐 치명적인 독소 조항은 없는지 확인하여야 합니다.
맺음말: M&A는 시작부터 고도의 법리전입니다
상대방이 내미는 서류는 결코 대표님을 배려하여 작성된 것이 아닙니다. 겉보기엔 평범한 조항 같아도, 법률 전문가의 눈을 거치지 않으면 막대한 기회비용을 날려버리거나 치명적인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리스크가 곳곳에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M&A와 관련하여 전문가의 매서운 눈과 흔들리지 않는 방패가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편하게 심재우 변호사를 찾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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