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이란 무엇인가
시세조종(주가조작)은 자본시장법 제176조가 금지하는 불공정거래 행위입니다. 허수 주문을 반복적으로 넣었다 취소해 매수세가 있는 것처럼 위장하거나, 여러 계좌를 동원해 주식을 서로 사고파는 통정매매, 특정 시간대에 집중 매매해 종가를 끌어올리는 방식 등이 대표적입니다. 단순히 주식을 많이 사서 주가가 오른 것과 달리, 의도적으로 시장을 속이는 행위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처벌 수위
현행 자본시장법(제443조)상 시세조종의 기본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이익의 4배 이상 6배 이하의 벌금입니다. 징역과 벌금은 선택형이지만 실무상 병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익 규모에 따라 가중됩니다. 이익이 5억~50억 원이면 3년 이상,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합니다. 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벌금 상한은 5억 원입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증선위는 부당이득의 최대 2배(산정 곤란 시 최대 4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형사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별도로 부과되므로 실질적인 경제적 부담이 상당합니다. 부당이득은 '위반행위를 통해 이루어진 거래로 발생한 총수입에서 총비용을 공제한 차액'으로 산정하며, 이 기준이 법률에 명문화되어 있어 예상보다 넓게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반행위를 자진신고하거나 공범의 범행에 대해 진술·증언하면 형벌과 과징금을 50~100% 감면받을 수 있는 리니언시 제도도 운용되고 있습니다. 공범 관계가 복잡한 사건에서는 초기 전략 수립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수사는 어떻게 시작되나
시세조종 수사는 대부분 한국거래소의 이상거래 심리에서 출발합니다. 거래소가 이상 패턴을 포착하면 금감원에 통보하고, 금감원 조사국이 조사를 진행한 뒤 증선위 고발·통보를 거쳐 검찰이나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로 이어지는 것이 기존 절차입니다.
여기에 중요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금융당국은 2026년 3월 '자본시장 특사경 집무규칙' 개정안을 예고했습니다. 증선위 고발·통보 없이도 금감원·금융위 조사 사건을 곧바로 특사경 수사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내용으로, 4월 시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앞으로는 금감원 조사 단계가 사실상 수사 개시와 동일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피의자가 흔히 하는 오해들
"나는 그냥 투자한 것뿐이다"
시세조종은 결과가 아니라 행위의 목적과 방식으로 판단합니다. 수익을 냈는지와 관계없이 거래 패턴이 인위적 시세 형성 의도로 읽히면 혐의를 받습니다. 손실을 보고 마무리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도자가 아니라 지시에 따랐을 뿐이다"
자본시장법은 가담자 전원을 처벌합니다. 계좌를 빌려주거나, 대포폰을 제공하거나, 주문을 대신 넣은 경우에도 공범으로 입건됩니다. 가담 정도와 역할에 따른 세밀한 방어 논리가 필요합니다.
"카카오톡은 삭제했다"
디지털 포렌식으로 삭제된 메시지가 복원되는 경우가 많고, 공범의 기기에서 대화가 확보되기도 합니다. 증거 인멸 시도 자체가 구속 사유가 되고 양형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수사 초기에 반드시 해야 할 것들
거래 내역과 메신저 내용을 먼저 파악하라
수사기관이 보유한 자료와 본인이 파악한 내용이 다르면 조사 과정에서 진술에 모순이 생깁니다. 연루된 계좌의 전체 거래 기록, 당시 주고받은 카카오톡·텔레그램 내용을 스스로 먼저 파악해야 방어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임의 제출·자진 제출은 변호인과 상의 후에
영장 없이 자료를 자진 제출하면 이후 반환을 요구하거나 사용 범위를 다투기 어렵습니다. 제출 자료의 범위와 내용에 따라 추가 혐의가 드러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인과 상의 후에 결정해야 합니다.
구속 여부는 초기 대응에 달려 있습니다.
이익 규모가 클수록, 공범이 여럿일수록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사 초기부터 증거인멸·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적극 소명해야 하며, 영장이 청구된 뒤 대응하는 것은 이미 늦습니다.
변호인 선임 시점
금감원 자료 제출 요구나 계좌 동결을 받은 시점부터 변호인과 상의해야 합니다. 특히 2026년 4월 이후에는 금감원 조사 단계에서 곧바로 특사경 수사로 전환될 수 있어 조사 초기 대응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형사처벌과 과징금이 동시에 부과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자본시장 수사 실무와 금융규제 양쪽을 모두 아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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