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법률사무소 유(唯) 대표변호사 박성현입니다.
아청물제작 혐의로 소환 통보를 받았다는 연락을 받으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직접 촬영한 적이 없습니다.” “그냥 돈만 보냈습니다.” 그런데 아청물 사건에서 문제는 ‘촬영했느냐’가 아니라, 수사기관이 무엇을 ‘제작 관여’로 보고 있는가입니다. 법이 말하는 제작은 카메라를 들고 촬영한 행위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촬영을 유도하거나 특정 장면을 요구하거나, 금전을 지급하며 결과물을 기대한 정황이 확인되면 제작의 고리에 연결되었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특히 텔레그램, 트위터 등에서 “이런 장면 있나요?”, “새로 찍어줄 수 있나요?” 같은 표현이 오간 경우, 수사기관은 이를 ‘제작 의뢰’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당사자는 ‘구매’라고 생각했지만, 법적 평가는 ‘제작 참여’로 확장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실제로 제가 수행했던 사건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은 트위터에 게시된 영상과 관련해 소액을 송금했습니다. 본인은 기존 영상을 ‘구매’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수사기관은 “새로운 영상 제작을 의뢰한 행위”로 보아 아청물제작 의뢰 미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압수수색과 포렌식, 계좌추적까지 이어졌고, 의뢰인은 제작범으로 기소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제가 집중한 포인트는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첫째, 대화 내용 어디에도 “새로 제작해 달라”는 명시적 의뢰 표현이 없다는 점. 둘째, 송금액이 통상적인 구매 비용 수준이라는 점. 셋째, 실제로 새로 제작된 영상이 존재하지 않고, 의뢰인에게 전달된 정황도 없다는 점입니다. 결국 법원은 제작 의뢰로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1심 무죄, 항소심에서도 검사의 항소가 기각되며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말해주는 건 단순합니다. ‘아청물제작’이라는 죄명만 보고 포기하거나, 겁이 나서 사실관계를 뭉뚱그려 인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건의 핵심은 죄명이 아니라, 대화·송금·결과물의 존재 여부를 기준으로 제작의 고리가 실제로 성립하는지입니다. 그렇다면 아청물제작 혐의를 받는 순간, 무엇부터 정리해야 할까요.
첫째, 혼자 조사에 나가지 마십시오. 아청물제작 사건은 초기 진술이 사건의 성격을 고정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보냈다”, “부탁한 적은 없는데…” 같은 애매한 표현이 수사기록에는 ‘의뢰 취지’로 정리되는 일이 현실적으로 발생합니다.
둘째, 압수수색·포렌식 단계에서는 영장 범위와 대상 자료를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이 시점에 임의로 자료를 삭제하거나 기기를 교체하는 행동은, 의도와 무관하게 불리한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삭제’는 방어가 아니라, 사건을 더 무겁게 만드는 단서가 되기 쉽습니다.
셋째,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지 선을 그어야 합니다. 단순 구매·시청인지, 제작에 관여한 정황이 있는지, 미수에 그쳤는지, 고의가 있었는지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의 구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청물제작은 중한 범죄이지만, 모든 사건이 같은 형태로 굳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초기 대응을 잘못하면 ‘구매 사건’이 ‘제작 사건’으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실관계를 정밀하게 분해하고, 제작의 고리를 법리적으로 끊어낼 수 있다면 혐의 축소 또는 무죄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이미 수사 연락을 받으셨다면,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막연한 부인이나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기록과 대화, 자금 흐름을 중심으로 사건을 재구성해야 합니다. 아청물제작 혐의는 죄명보다 ‘어디까지 관여했는가’가 본질입니다.
법률사무소 유(唯)
대표변호사 박성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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