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오배송 물품대금 청구 전부 기각 사례
이 사건은 축산물 유통 과정에서 계약과 다른 물품이 배송된 경우, 이미 가공·유통이 이루어졌더라도 물품대금 지급 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문제 된 사안입니다.
의뢰인인 피고는 축산물 유통업체로, 원고로부터 약 1,900만 원 상당의 물품대금을 청구하는 지급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급명령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이후 본안 소송에서 원고의 물품대금 청구 전부가 기각되었습니다.
1. 사건의 경위
피고는 거래처에 납품할 목적으로 원고에게 한우정육을 반복적으로 주문해 왔습니다. 거래 과정 중 원고 측에서 갈빗살 사용을 제안한 적이 있었으나, 피고는 이를 거래처에 전달했고 거래처는 명확히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피고는 다시 원고에게 기존과 동일한 한우정육을 주문했습니다.
그럼에도 원고는 피고를 거치지 않고 거래처로 직접 배송하는 방식으로, 한우정육이 아닌 갈빗살을 배송했습니다. 이후 최종 매장에서 소비자 환불이 발생하면서, 피고는 뒤늦게 계약과 다른 부위의 축산물이 공급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해당 축산물은 이미 절단·가공되어 일부는 판매까지 이루어진 상태였습니다.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① 물품을 공급했으므로 물품대금 전액을 지급해야 하고,
② 이미 축산물이 절단·가공되었으므로 반품은 불가능하며,
③ 피고가 상법상 즉시 검사 및 통지 의무를 위반했으므로 계약 해제나 대금 거절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3. 피고의 대응 및 쟁점
저희는 이 사건을 단순한 하자 분쟁이 아니라 계약 내용 불이행의 문제로 보았습니다. 주문한 물품은 한우정육이었으나 실제 공급된 물품은 갈빗살로, 이는 계약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물품이라는 점을 핵심으로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 사건은 원고가 물품을 피고를 거치지 않고 거래처로 직접 배송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피고가 물품을 수령 즉시 검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고, 소비자 환불이 발생한 직후 거래처를 통해 문제를 인지하여 곧바로 원고에게 통지했음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문제 발생 이후의 통화 녹취에서 원고 측이 “전부 회수하겠다”, “물류창고로 보내 달라”는 취지로 발언한 점을 근거로, 해당 물품에 관한 공급계약은 이미 합의에 의해 해지되었다는 점도 함께 주장했습니다.
4.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저희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법원은 갈빗살 배송이 당사자 간 합치된 의사에 따른 공급이 아니므로 채무의 내용에 따른 이행으로 볼 수 없고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즉시 검사·통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통화 내용과 이후 처리 경과를 종합하면 공급계약은 이미 합의해제된 상태라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원고의 물품대금 청구는 전부 기각되었습니다.
주명호 변호사 한마디
축산물처럼 유통 속도가 빠른 물품은 이미 가공·판매가 이루어진 경우 분쟁에서 불리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계약 내용, 유통 구조, 통화 녹취 등 객관적인 증거를 정확히 정리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납품·유통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했다면 초기 대응 단계부터 법적 쟁점을 점검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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