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인터뷰 기사는 2009년 11월 6일 법률저널에 실린 문답내용입니다.
어느새 10년의 시간이 흘렀네요.
공직을 마치고 경희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로스쿨 도입직후 변호사 겸직 문제로
재야 법조로 되돌아 오게 되면서, 여러가지 소감과 포부를 담아서 이야기 나눈 기억이 나네요.
로톡 홍보 겸해서, 추억을 되돌아보는 뜻으로 공유해 드립니다.
시간 나시는 분은, 편할 때 일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524#_enliple
법조인력 전문화, ‘제도’보다 ‘통로’ 열어줘야
새로운 실무영역과 실무교육 개척해 나갈 것
“항심으로 꾸준히 전문성을 쌓으면서 한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야 말로 검찰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대전지검 지적재산권 전문부장검사를 끝으로 25년 재조 생활을 마치고 3년 전 경희대 법대 강단으로, 특허전문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로 자리를 옮긴 정진섭(사법시험 21회)변호사의 말이다.
정 변호사는 검사 시절 지적재산권 분야 전문가로 불렸다. 서울지검 형사6부의 첫 지적재산권 전담 검사부터 형사6부 산하 컴퓨터수사부가 창설되면서 맡은 초대 부장까지 20년 넘게 한 우물을 파온 그다. 법률저널과의 인터뷰 화제도 단연 지재권뿐만 아니라 전 분야에서 법조인의 전문화 확보를 위해 나갈 방향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법학 교육자로서 로스쿨 교육에 대해서는 “법조실무교육이 내실 있게 이루어져야 로스쿨의 장래가 밝을 것”이라며 법학교육이 상아탑에만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법률을 제공하는 교육과 교육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실무영역과 실무교육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그를 지난 4일 만났다.
▷ ‘제도’ 통한 법조인력 전문화 ‘한계’ 있어
정 변호사가 컴퓨터수사부(현 첨단범죄수사부) 초대부장으로 취임한 2000년도는 새로운 컴퓨터범죄에 대응하고자 검찰이 대책 부서를 마련하던 시기였다. 지재권 및 공정거래 사건을 전담해 온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에 컴퓨터수사부가 신설되면서 정 변호사가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이 역할을 맡게 된 것.
검찰은 검사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2003년 부장급 검사가 독자적인 수사를 담당하게 하는 전문부장제도를 도입했으나 사실상 전문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고 판단해 지난 8월 폐지했다. 검사장 승진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전문부장으로 자원해 갔던 정 변호사는 “전문부장제도는 실패한 제도지만 개인적으로 많이 배운 시기”였다고 회고 했다. 조직 내외에서 비판론 끊이지 않았고 후회도, 불만도 있었지만 그 스스로에게는 ‘썩은 퇴비’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법조 인력에 전문화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제도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제도를 신설한다고 해서 실제 해당 검사나 변호사가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정 변호사는 “꾸준히 전문성을 쌓으면서 한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주는 정책이 마련돼야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경험이 풍부한 검사가 적정한 부서에서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검사의 순환보직 원칙이 걸림돌이 된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가 지재권 분야에서 전문법조인이 될 수 있었던 데는 지재권 관련 업무를 계속 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 그는 전문성 확보를 위해 법조인 개인으로서는 “세월이 흐르면서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축적돼야 한다”며 “시련과 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시련 없는 축복은 없더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전문변호사인증제에 대한 입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인증제가 또 다른 진입장벽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실무 넘나드는 살아있는 교육해야
정 변호사는 현재 경희대 법학부에서 형사법을 강의하고 있다. 특수대학원에서는 그의 전문 분야인 지적재산권을 가르친다.
로스쿨 도입 논의가 한창이던 때 모교로 돌아와 강단에 선 그는 법학 교육의 실용화를 추구하기 위해서 변호사 현업을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로스쿨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실무 영역을 개척하고 그 성과를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실무교육의 개척자 역할을 해야겠다는 다짐에서 나온 생각이었다. 특히 지재권 분야는 현안이 빠르게 발생하는 분야기도 하다.
정 변호사는 “로스쿨 교육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법조윤리, 법률정보조사, 법문서작성, 실습과정 등 법조실무교육 필수과목이 내실 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조실무교육을 위해서는 교수의 활동 범위 또한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각 로스쿨에서는 약 20% 해당하는 비율을 재조, 재야 법조인으로 영입했으나 현재 이론교육에만 전념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정 변호사의 전언이다.
그는 “로스쿨은 법조인 교육을 관학이던 사법연수원 시스템에서 민학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이는 “법조인 양성을 판검사 위주의 엘리트 배출에 초점을 맞췄던 것에서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법조인을 배출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존중해 나가면서 법률문화 발전시킨다는 장점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런 측면에서 누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인 정보화시대에 부응하는 제도라고 로스쿨 제도를 재차 정의했다.
따라서 이러한 제도에 부합한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법학교육이 상아탑에만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법률 지식을 제공하는 수업으로 가야한다고 그는 피력했다.
정 변호사가 실무 변호사 활동과 학계 활동을 동시에 해 내고 있는 것은 이를 통해 두 가지 일을 모두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그는 “법조계와 법학계가 상호협력을 통해 미래의 비전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양쪽을 오가는 활동에 의미가 있다”며 “아직 다뤄지지 않고 있는 분야도 개발해 지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마이너리티’라는 소외감 ‘재미’로 극복
정 변호사는 퇴직 전 그간의 검사 생활을 담은 글을 검찰 내부 통신망인 ‘e-프로스’에 남겨 화제가 됐다. 이 일에 대해 그는 “일상을 컴퓨터에 기록하는 습관을 갖고 있었고 누구나 그렇듯 자리를 벗어나면서 하고 싶은 말을 남겼던 것”이라며 “좋은 추억이 된 일”이라고 회상했다.
그의 글에도 적혀있지만 인터뷰에서도 그는 “검사 생활을 하면서 부끄러운 일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원하는 것은 꼭 달성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때로는 겸손하지 못한 태도를 갖고 있었던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정 변호사는 법조인 초창기 시절에는 스스로 ‘마이너리티’라는 소외감과 열등감을 갖기도 했다. 그 때만 하더라도 법조계의 대다수가 특정대학 출신이 차지하던 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소외감은 법무부 업무를 맡으면서 극복하게 됐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법무부 근무 시절, 법무부사 편찬 작업 임무를 맡게 됐는데 일을 시키고도 크게 기대하지 않을 정도로 매우 방대한 작업이었다”며 “동료들과 매일같이 밤을 새우다시피 하면서 결국 성공해 냈는데 이때 생긴 긍정적 힘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회상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의 법무행정 역사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면서 “과거를 알고 나니 미래를 향해 나갈 힘이 생기더라”는 것이다. 그는 “그때 내가 가진 에너지를 모두 투입한 것 같았다”며 “보람뿐 아니라 재미를 느끼면서 소외감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현재 생활의 화두 역시 ‘재미’다. 그는 현재 실무사건을 하는 일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무척 ‘재미’를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예비법조인에게 선배 법조인으로 조언을 요청하는 질문에는 “한 우물을 파는 것은 신의고 의리다”며 “이는 학문뿐 아니라 좋은 인연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에서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윤리적이어야 한다”며 “시험을 치르기 위해 법조윤리를 갖추라는 것이 아니라 ‘상식적’ 법조 생활을 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물론 법조인을 바라보는 실망 어린 시선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이를 탓하기 보다는 스스로가 깨끗한 변론을 통해 법조계를 밝히는 등불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라”고 조언했다.
▷ 영업비밀보호 관련 영역 개척할 것
정 변호사가 대표변호사로 몸담고 있는 유미 법률사무소는 특허전문이다. 주로 특허, 상표, 저작권과 관련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대게는 특허청의 심판청구 사건, 특허법원의 특허소송 사건이며 민사법원의 특허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 특허법 위반의 형사고소 사건도 있어 민.형사소송의 복합소송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로스쿨 시대의 법학교육과 새로운 실무영역의 개척이라는 확고한 방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길을 계속 걸어갈 뿐이다”며 구체적으로 개척하고자 하는 실무영역에 대해서는 “기업이 영업비밀과 관련해 아직 소홀한 대응을 보이고 있는데 이 분야를 돕고 싶다”고 밝혔다. 전문부장검사 재직 당시에 그는 前 직장에서 영업비밀을 빼내 사용한 혐의로 지방 모 대학교수를 불구속 기소하기도 했고 변호사 개업 후에도 영업비밀 형사사건을 승소로 이끄는 등 이 분야에 주력해 나가고 있다.
(2009.11.06 법률저널)
허윤정 기자 desk@lec.co.kr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법저인터뷰] 유미법률사무소 정진섭 대표변호사](/_next/image?url=https%3A%2F%2Fd2ai3ajp99ywjy.cloudfront.net%2Fuploads%2Ftitleimage%2Foriginal%2F5b696a8e2af206ae034bdd28-original.jpg&w=3840&q=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