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시작: 예견된 실형, 모두가 포기하려던 순간
의뢰인 A님은 이미 동종 전과가 4회나 있는 상태에서 또다시 음주측정거부라는 중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더군다나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상담을 거친 대다수의 법조인들이 "이번에는 실형을 피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A님은 10년 넘게 치매 노모를 홀로 수발해온 효자였지만, 법의 잣대는 냉정했고 구속은 시간문제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변론도 종결한 상태 였습니다.
공식적으로 경찰관과도 합의를 할 수 없는 것이 음주측정 거부 사건입니다. 경찰대 출신이기도 한 정철희 변호사는 이 점을 있기에 무리하게 합의를 추진하는 전략은 필패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2. 전략의 수립: "피고인 신문, 하지 마세요"라는 조언을 뒤집다
일반적으로 전과가 많은 피고인에게 '피고인 신문'은 금기시됩니다. 이미 선입견이 있는 상태에서 재판부의 심증을 흐릴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다른 변호사들 역시 A님에게 "가만히 있는 게 낫다,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마라"고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정철희 변호사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A님의 기록은 단순한 범죄 일람표가 아니었습니다. 알코올 의존이라는 병마와 싸우며, 아픈 노모를 지키기 위해 발버둥 쳤던 가장의 처절한 생존기였습니다. 서면 몇 장으로는 그 진심을 다 전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판사 출신인 정철희 변호사는 A님을 설득했습니다. "판사님 눈을 보고 직접 이야기합시다. 진심은 통합니다.
3. 변론의 핵심: 도표로 정리한 삶, 그리고 눈물의 법정
우리는 철저하게 준비했습니다. 먼저 방대한 양의 반성문과 탄원서, 진료 기록을 ‘양형 자료 분석표’로 시각화하여 제출했습니다. 텍스트로만 나열하면 묻힐 수 있는 A님의 헌신적인 봉사 활동과 단주 치료 과정을 한눈에 들어오게 만들어 재판부를 설득할 객관적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공판 기일. 우리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피고인 신문이 시작되자 법정에는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A님은 변명하지 않았습니다. 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나약함, 어머니 병원비로 인한 생활고, 그리고 또다시 술로 인해 형을 살게 될 것이라는 극도의 공포심에 측정 거부를 했던 그날의 심정을 솔직하게 토로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감옥에 있는 아들이 아닌 곁을 지키는 아들이 되고 싶습니다." A님의 떨리는 목소리와 흐르는 눈물은 그 어떤 화려한 언변보다 강력한 변론이 되어 법정의 공기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4. 결과: 변론 종결 후에도 희망은 있다
선고 당일, 법대 위에 선 재판장님은 A님의 기록과 피고인 신문 내용을 언급하며 깊은 고심의 흔적을 내비쳤습니다. 결과는 집행유예. 실형을 확신했던 상황에서 나온 기적 같은 판결이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진심 어린 반성과 재활 의지를 믿어보겠다"고 판시했습니다.
모두가 끝났다고 말할 때, 우리가 선택한 정공법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습니다. 변론이 종결되는 순간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의뢰인의 목소리를 법정에 생생하게 전달한 것, 그것이 바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열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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