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2017다35595(병합) 전원합의체 판결】
『(가)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헌법 제32조 제3항, 근로기준법 제4조, 제94조 제1항의 취지와 관계에 비추어 보면,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가 가지는 집단적 동의권은 사용자의 일방적 취업규칙의 변경 권한에 한계를 설정하고 헌법 제32조 제3항의 취지와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한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을 실현하는 데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절차적 권리로서, 변경되는 취업규칙의 내용이 갖는 타당성이나 합리성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② 대법원은 1989. 3. 29. 법률 제4099호로 개정된 근로기준법(이하 ‘1989년 근로기준법’이라 한다)이 집단적 동의 요건을 명문화하기 전부터 이미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요한다는 법리를 확립하였다.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은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과 근로자의 권익 보장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근본정신, 기득권 보호의 원칙으로부터 도출된다. 이러한 집단적 동의는 단순히 요식적으로 거쳐야 하는 절차 이상의 중요성을 갖는 유효요건이다. 나아가 현재와 같이 근로기준법이 명문으로 집단적 동의절차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취업규칙의 내용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은 취업규칙의 본질적 기능과 불이익변경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확보되어야 하는 절차적 정당성의 요청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③ 근로조건의 유연한 조정은 사용자에 의한 일방적 취업규칙 변경을 승인함으로써가 아니라, 단체교섭이나 근로자의 이해를 구하는 사용자의 설득과 노력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의 유효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으므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다고 하여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이 항상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④ 단체협약은 법률보다 하위의 규범임에도 대법원은 단체협약에 의하여 발생한 노동조합의 동의권을 침해하여 행해진 인사처분을 무효라고 보았고, 다만 지나치게 경직되게 해석할 경우 발생할 문제점을 유연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동의권 남용 법리를 통해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하여는 단체협약보다 상위 규범인 법률에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이를 원칙적으로 무효로 보되, 다만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에 한하여 유효성을 인정하는 것이 단체협약에 의한 노동조합의 동의권에 관한 대법원 판례의 태도와 일관되고 법규범 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이다.
⑤ 사회통념상 합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매우 불확정적이어서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는지 노동관계 당사자가 쉽게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개별 사건에서 다툼의 대상이 되었을 때 그 인정 여부의 기준으로 대법원이 제시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법원의 판단 역시 사후적 평가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이에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을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고, 유효성이 확정되지 않은 취업규칙의 적용에 따른 법적 불안정성이 사용자나 근로자에게 끼치는 폐해 역시 적지 않았다.
⑥ 종전 판례의 해석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일정한 경우 사용자에 의한 일방적인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으로 기존 근로조건을 낮추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명문 규정에 반하는 해석일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이 예정한 범위를 넘어 사용자에게 근로조건의 일방적인 변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헌법 정신과 근로자의 권익 보장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근본 취지,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에 위배된다.
(나)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과정에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행사할 때도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동의가 없더라도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란 관계 법령이나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변화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고, 나아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와 절차적 권리로서 동의권이 갖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는지는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한편 신의성실 또는 권리남용금지 원칙의 적용은 강행규정에 관한 것으로서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그 위반 여부를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으므로, 집단적 동의권의 남용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도 법원은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
☞ 취업규칙 불이익변경과 사회통념상 합리성 및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
- 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2017다35595(병합) 전원합의체 판결
1. 총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는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고(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등)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의 취업규칙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취업규칙을 신설하여 근로자의 기득권·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을 말합니다.(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 참조)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을 것을 요하고, 동의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사업장 전체 또는 기구별· 단위 부서별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 의사를 모으는 회의방식에 의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며, 위와 같은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은 효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다239441 판결 등)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란 관계 법령이나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변화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고, 나아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와 절차적 권리로서 동의권이 갖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는지는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2017다35595(병합) 전원합의체 판결)
2. 사회통념상 상당성 법리의 폐기와 집단적 동의권 남용의 법리
– 대상판결 : 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2017다35595(병합) 전원합의체 판결
1989년 근로기준법의 개정으로 집단적 동의에 관한 규정이 신설되었습니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종래 제95조제 1항에 단서 조항으로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하였습니다. 그 후 대법원은 불이익변경과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분리하여 판단하였습니다. 즉, 불이익변경의 판단요소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두지 않고, 불이익변경이 인정되나 집단적 동의가 없는 경우 유효성을 인정하는 판단기준으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판단기준에 따라 법원은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들의 집단적 회의방식 등에 따른 동의가 필요하며, 집단적 동의가 없는 경우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이 인정된다는 판단법리를 제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본 사안에서 대법원은 ① 공기업이 구조정 진행 중 각 부서별, 사업소, 지부별로 설명회를 개최하여 사업의 포괄승계에 따른 근로조건 및 퇴직금 지급률 변경에 관한 사항을 설명하고 근로자의 동의를 받은 경우,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존재한다고 보았고, ② 위와 별개로 집단적 동의가 없는 인사규정 개정의 경우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보아 그 유효성을 인정하였습니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은 취업규칙의 작성이나 변경이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해당 규정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때 인정된다고 본 것입니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에 대한 판단은 ①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의 불이익의 정도, ② 사용자측의 변경의 필요성과 정도, ③ 변경 후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④ 대상조치 등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⑤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의 경위 및 다른 근로자의 대응, ⑥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방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되, 제한적으로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대법원은
① 정년을 신설한 경우 - 대법원 1978. 9. 12 선고 78다1046 판결
대법원은 정년제의 신설이 근로조건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근로조건의 변경이라고 볼 수 없고, 정년을 만55세로 정한 것이 사회의 일반 통례에서 벗어난 불합리한 제도라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② 공익법인으로서 고도의 성실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직원이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기간중에 있는 자를 해직대상자로 추가한 사안 - 대법원 1988. 5. 10 선고 87다카2853 판결
대법원은 해직사유를 추가한 것은 공익법인의 목적 수행에 있어 미비된 규정을 정비한 것에 불과하여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③ 재단법인의 통합에 따른 근로관계의 승계로 퇴직금 지급률이 낮아졌으나 임금 인상 및 정년의 10년 이상 연장과 같은 근로조건 향상이 인정되는 경우 - 대법원 2001. 1. 5 선고 99다70846 판결.
법원은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으로 인해 퇴직금 지급률의 저감에 따른 불이익이 상당 정도 완화되었고, 승계 전 기업을 형식적으로 퇴직하며 퇴직금을 이의 없이 수령하였고, 향후 통합될 재단법인의 퇴직금지급 규정이 적용될 것을 예상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근거로 제시하였습니다.
④ 종래 1,2급 직원만 지점장이 될 수 있었으므로 해당 근로자들 중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후선으로 발령받은 사람에게만 적용되오던 지침의 적용대상을, 3급 직원도 지점장이 될 수 있음에 따라 해당 직원에게도 지침 적용을 위해 적용대상을 변경한 경우 - 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5두13247 판결
⑤ 지하철 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재정악화 해소를 목적으로 기관사 승무사업표를 변경하여 임금 증액⋅월평균 출근일수⋅휴일⋅대기 장소 등을 개선하면서 하루 운전시간을 평균 30분 연장한 경우 -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7도3037 판결
등에서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인정하여 왔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일반적인 정의관념 및 구체적 타당성에 부합하며, 근로기준법의 정신 및 기득권 보호의 원칙에 위반한다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경우 사회통념상 합리성 인정 여부는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2다43522 판결.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에 따라 1급 내지 2급의 간부사원들이 종래 3급 내지 5급 직원들이 담당하던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 실질이 강등과 같은 징계와 유사한 내용으로 변경되었고 대상조치나 경과조치를 두지 않은 보직부여기준안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그러던 중 대법원은 최근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동의가 없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무효이고 사회통념상 합리성에 따른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며, 예외적으로 노동조합 등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에만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함으로써 종래 인정되어 오던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법리를 폐기하였습니다.(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2017다35595(병합)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대법원은 근로자에게 일부라도 불리한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경우 반드시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사회통념상 합리성에 관한 예외는 인정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2두43849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2두43849 판결은 "사용자는 지방자치단체 출연기관으로 경영컨설팅 및 공공관계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재단법인으로, 징계의 종류에 강등을 추가하고 ‘성 관련 위법행위자’에 대한 양정기준을 별도로 마련하는 내용으로 개정한 인사규정에 따라 팀장을 ‘폭력, 성희롱, 성추행’등의 비위행위를 이유로 일반직 3급에서 일반직 4급으로 강등한 사안"에 관한 것입니다. 사용자는 인사규정이 변경될 당시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았지만,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주장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회사의 강등제도 도입은 해임과 정직 사이의 폭이 넚어 책임에 비례하는 징계를 내리기 어려웠던 점을 보완한 것’으로 보아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보아 원심을 전부 파기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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